두 번째 인터뷰 : 정재원 #2
Q. 정말 화가 많이 나셨겠어요.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나요?
A. 이전에는 서로 의견 조율에서의 다툼만 있었는데, 제가 자리 비운 사이 자기 주장을 실행에 옮긴 거에요. 당시에는 어이가 없어서 화도 나지 않았어요.
그날은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죠. 다음날에 전화로 "이제 못 다니겠다. 몸이 아프다."고 말하고 회사를 그만뒀어요. A는 그렇게 생각 안했는지 모르지만, 전 그 회사의 핵심인재이자 KEY MAN이었어요. 제가 떠난 뒤로 X회사는 기업 사정이 악화되었죠.
Q. 그 뒤, 이전의 Y회사로 다시 복귀하셔서 일을 하신건가요?
A. Y회사로 다시 돌아갈 때 사장님한테 높은 자리, 부담스러운 자리 싫다고 했어요. 저는 컨텐츠나 열심히 만들 테니, 대신 터치하지 말라고요. 제 결정에 존중을 많이 해주셨어요. Y회사에서는 하고 싶은걸 다할 수 있었어요.
Q. 재원님을 믿어주셨군요?
A. 네, 제가 옮긴 이후, 수치적으로 Y회사는 3.8배 정도의 성장을 이뤘어요. 시기상 잘 옮긴 걸 수도 있지만, 컨텐츠는 전적으로 제가 책임지고 만들었기에, 어느 정도 성공에 기여했다고 생각해요.
Q. Y회사 대표님(이하 Y대표)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요. Y회사는 어땠나요?
A. 굉장히 웃긴 포인트가 오히려 Y대표님은 겉으로 저를 무시했어요. ‘이런거 만들거면 그냥 나가서 붕어빵 장사해!’라는 말도 하셨고요. X대표는 오히려 표면적으로는 제게 잘해주었죠.
일을 할 때 Y대표는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했어요. “내가 권한을 이만큼 너에게 주니, 너는 이만큼의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요
반면, X회사는 무조건 그들이 생각하는 선택해야만 했어요. 무조건 정답지를 선택해야만 했어요.
Q. 정답과 유사한 것을 선택하는 것은 효율적으로 보이는데, 혼란스럽네요. 정답을 선택 하는 게 좋은 것 아닌가요?
A. X회사는 결코 제가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라고 했어요. TV만 나와도 사람들은 좋아하는데 TV프로그램을 추천하는 AI를 당장 만들어달라는 격 이었죠. TV도 제대로 만들어놓지 않구요!
일이라는 것은 단계가 있잖아요?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고 설득했죠. 헌데, 자꾸만 그 이상을 요청했어요. 저는 그 컨텐츠가 굉장히 그럴싸해 보이지만 학생들에게는 필요 없는 컨텐츠라고 생각했어요.
Q. 그 교육용 컨텐츠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A. 예를 들면 수학과목은 개념을 공부하고 나서 문제를 풀잖아요. 그런데 정작 개념만 안다고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아니죠. 그럼 그 괴리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그 괴리를 풀어서 해결해 주자. 이게 X회사의 컨텐츠 컨셉이었어요.
제가 그 컨텐츠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것을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았죠. 우선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생각을 발전시키면서 수정해보자고 설득했어요.
제가 열심히 컨텐츠를 만들고 결과물을 보여주면,
“이게 뭐지, 단순한 TV잖아? 알파고는 못 만들어?” 라고 하는 사람들이었어요.
Q. 총체적 난국었네요. 스트레스가 많으셨겠어요. 일하는데 힘도 많이 빠지셨을 것 같아요.
A. X회사는 결국 TV조차도 잘 못 만들었어요. (학생들은 TV만 봐도 좋아하는데!!! AI를 자꾸 내달라고 하는 격이니, 그건 회장님 생각이지, 소비자 생각이 아니라구요! ) 성과도 없었고 스트레스가 극심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그들이 반대하고, 그들이 원하는 일을 하려고 하면 나는 못하겠고”의 반복. 어느새 전 무능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Q. 불만과 함께 불안도 있었겠요?
A. 네, 내가 진짜 이걸 못하나? 할 수 없나? 하다가도 하려고 하면 근데 이걸 진짜 어떻게 해! 이런 생각들이 솟구쳤어요.
인터뷰이: 정재원 (교육컨텐츠 기획자)
글: FAILURES
사진: FAILURES
그림: 용가
https://blog.naver.com/failor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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