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큰 회사에서 큰 그림을 보며 일했던 경험, 트렌드를 두발 앞서 투자했던 경력, 차례차례 겪었던 3번의 성공들. 그게 다 독이 된 겁니다.
4장. 성공할수록, 자신을 의심해야 한다.
A. 돌이켜보면 그때 말리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어요. 너무 빠르다, 너무 시기상조다… 뭐 그런 얘기들로 저를 만류하긴 했었죠.
Q. 근데 또 당시에는… ‘그러니까 지금 해야 된다!’라고 생각하신 거죠?
A. 그렇죠! 그니까 지금 해야 된다! 그렇게 말했죠 하하하. 요식업에서 그러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걸 콘텐츠 사업처럼 앞서가려고 했으니…
문화콘텐츠 사업처럼 힙스터들이 찾아오거나, 그런 콘텐츠를 다루는 매거진 기자들이 찾아와서 붐업시킬 거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현실은 달랐고, 결국 대차게 망해버렸어요. 어마어마한 비용이 든 인테리어 소품들을 다 처분하고
하하하..
Q. 다시 같은 아이템을 해볼 생각은 없으세요?
A. 그런 생각은 없어요. 물론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조금 시장이 나아지기도 했어요. 그때보다 훨씬 더 적은 돈으로 매장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건 집착이고 욕심이라고 생각해요. 뭐… 하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그보다 더 좋은 아이템을 찾기도 했고요. 또 그 아픈 아이템을 다시 건드려서 ‘내가 옳았다’ 고 증명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Q. 조금 변하셨군요?
A. 변했어요. 내가 뭔가를 해내겠다. 뭔가 새로운 시장의 문을 열겠다. 약간 그런 선구자가 되고픈 욕망? 그걸 버렸죠. 물론 그런 마인드는 사업가로서 중요하긴 하죠. 하지만 동시에 마음의 평정과 냉정함으로 균형을 맞춰줘야 해요. 안 그러면 또 한 번 공든 탑이 무너질 거예요
공든 탑이 무너지면요, 0이 되는 게 아니에요. 마이너스가 되어요. 탑을 쌓기 위해 노력했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시간들도 함께 사라지니까요
네 번째 사업의 실패 덕에, 저는 과한 도전정신을 억누르는 능력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나를 과신하지 않게 되었어요. 내 아이디어를 남한테 뺏길까 봐 걱정하지 않고, 남에게 계속 물어봅니다. 이거 어때? 저거 어때? 하고.
Q.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입장에선 쉬운 결심은 아니네요.
A. 아마 많은 예비 사업가분들이 그럴 거예요. 본인의 아이디어를 공개하지 않으려고 해요.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반대예요. 남들한테 더 많이 물어보고, 검증받아 보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디어는 내 머릿속에만 있는 거라서, 남들한테 말한다 하더라도 어차피 쉽게 따라 하지 못해요.
다양한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도 중요해요. 사업하는 사람의 딜레마는, 자기 일에 너무 깊게 빠져들고 고착화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거든요. 다른 사람 시점에서도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거든요.
다양한 세대도 만나봐야죠. 예를 들어 2010년의 성공에 기반한 아이디어는, 2010년 시절의 것들이에요. 그때와 지금은 달라요. 지금의 소비자인 2030 세대는 그들만의 감성을 지녔으니까,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해야 해요.
내가 알고 있었던 데이터도 모두 의심해봐야 해요. 성공한 데이터도, 실패한 데이터도. 시기와 상황에 따라 모두 빠르게 변하거든요.
결국... 나에 대한 과신을 버려야 합니다. 성공할수록, 더욱더 자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공했던 나를 과신하는 순간 실패합니다. 의심하세요, 혼자만의 의견에 빠지지 않도록.
이제 근우 씨는 혼자 걷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걷는다 / 사진 : 움직이는 석굴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