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닮음꽃

by 맥문동

꽃을 오랫동안 가까이하다 보니 기호에 따라 쓰임에 따라 좋아하는 꽃, 별로 좋아하지 않는 꽃 그리고 내가 닮은 꽃도 생겨났다.

꽃은 우리 눈을 흐뭇하게 해 준다.

이 꽃도 빨갛고 참 아름답다. 얼마나 예쁘면 양귀비 이름을 따서 꽃이름을 지었을까 들판에 자라는 개양귀비 꽃이다. 그냥 양귀비꽃이면 어감이 더 부드러울까 하필 개양귀비일까

식물에 붙는 개는 참의 반대말이다. 참양귀비는 따로 없지만 그냥 양귀비는 아편양귀비와 혼동을 줄까 봐 그저 들꽃으로 여기는 개양귀비이다. 어느 곳에나 있는 들판의 강아지풀과도 참 잘 어울리는 풀꽃이다.

이런 개양귀비의 기질을 나는 닮은 것 같다.

모네의 개양귀비꽃

자유로운 들판의 풀꽃인 개양귀비

시골에서 나고 자라 어릴 적부터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며 여름이면 작은 개울에서 다슬기도 잡고 첨벙 놀다가 산으로 오르면 산딸기를 따먹고 놀았다.

어찌나 선머슴아 같았던지 어릴 적 여름에 찍은 사진을 보면 얼굴이 새까맣게 타 있다.

시골에서 별다른 구속 없이 커서인지 가장 큰 비중의 성품은 자유로움인 듯하다.

개양귀비 빨간색처럼 호불호도 강하고 열정을 좋아하고 판을 달리 듯 자유분방하다. 릴 적엔 더더욱 그랬다.

자유분방함은 철 없이 행동하면 때로는 누군가에게 괴로움을 줄 수 있다. 그런 성격에 내 가족들은 괴롭기도 했으리라. 때로는 세상 잣대에 맞추느라 그런 성품을 숨기거나 혼자 다치고 혹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자존감이 무너질 때면 내 성격이 싫어 혼자 방콕 끙끙 앓기도 했지만 자라오면서, 살아내면서 여러 풀 꺾이고 둥글어진 자유분방한 성품을 내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 내 모습 그대로를 바라보았다. 비로소 나만을 위한 조용한 자유로움을 느낄만한 때가 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책임져야 할 가족, 직장 등이 있지만 때로는 그들을 떠나 있는 순간도 필요하다. 그래서 또 꿈을 그려본다. "50대에는 여행자가 되리라!"

또 꿈이라서 허황되고 지금 해야지 50 되면 할 수 있나 핀잔이 들리는 듯 하지만 꿈은 언제나 그렇듯 위로와 희망이 아니었던가.

개양귀비의 꽃말은 "위로" 그리고 "희망"이다

들꽃이 좋아 들꽃을 닮은 나는 개양귀비의 꽃말을 닮아가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하루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