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에 적응하며...
신혼여행을 다녀와, 공항에서 신혼집으로 가던 택시 안에서 창밖을 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옆에 앉아있던 남편은 영문을 모른 채 당황하다 손수건을 건넸고,
나는 울음이 터져, 끅끅대는 소리를 애써 누르느라 바빴다.
갑자기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신혼여행 동안에는 ‘여행’이라는 생각에 그저 바쁘고 즐겁게 돌아다녔었고,
그 여행이 다 끝나고 이제 드디어 ‘집’으로 가는데, 그 집이 내가 살던 그 집이 아니라는 것.
엄마가 있는, 가족들이 있는 그 집이 아니라 이제 새로이 가정을 꾸려 살게 되는 집으로 간다는 것이
갑자기 훅, 와 닿았던 것 같다.
그리고 며칠 뒤, 동생에게 메시지가 왔다.
근데 기분 안 이상하냐.
나랑 엄마는 기분이 살짝 이상해.
그 메시지를 받고, 나는 또 펑펑 울었다.
거실에 있다 방에 들어온 남편은 나를 보고 놀라 그때처럼 손수건을 줬다.
결혼하고 자꾸만 눈물을 보이는 나를 보고, 남편은 얼마나 놀랐을까?
벌써 결혼한 지 2년, 최근에 남편과 대화를 나누다
신혼여행 다녀온 날 택시에서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게 됐다.
그때 이러이러해서 그랬었잖아..라고 설명을 하니, 남편은 그제야
“아~ 그랬던 거야?” 하더라.
내가 그동안 이유도 제대로 얘기를 안했었구나.. 주변에는 몇 번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바로 옆에서 그런 모습을 보며 어리둥절해하던 남편에게 갑자기 미안해진다.
이제는 지금의 집이 참 편하고, 그래서 조금 멋쩍기도 하지만-
언젠가 나도 나의 아이를 낳아, 그 아이가 결혼을 하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 또 한 번의 헤어짐을 겪으며, 엄마의 마음을 느끼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