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단어 63일차
역에서 집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10분 정도의 시간.
우리 동네엔 참 친절하신 버스기사님이 계시다.
한 달에 한 번 뵐까 말까 하는 기사님인데, 내리는 손님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멘트를 매 정거장마다 하시는 분이다.
특히 퇴근길에 이 기사님을 뵈면 친절하신 말투에 피곤이 조금은 가시는 느낌이 들곤 한다. 나도 내릴 때 인사를 크게 해드리고 싶은데, 왠지 몇 명 없는 버스 안에 내 목소리가 크게 울릴까 괜히 민망해서 조그맣게 인사를 하고 내리거나, 조용히 내리곤 했다.
늘 감사한 마음이 있어, 버스에 탔을 때 기사님 목소리가 들리면 간식거리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하고 아쉬웠던 때가 많다.
남편과 역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버스를 탔는데, 오랜만에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때마침 아침에 동료에게 받은 마카롱이 가방 속에 있었다. 후식으로 먹을까 했던 건데, 딱 잘됐다 싶었다.
‘항상 친절하게 인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결국 내릴 때 “이거 드세요..”라는 말씀밖에 못 드리고 후다닥 내려버렸다.
과연 그동안 감사했던 마음이 전달됐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