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상사

by 소망이

넷플릭스로 미드를 만 6년간 엄청나게 보다가 끊으며 넷플릭스 구독도 함께 끊었습니다. 다시 구독을 하기로 마음먹게 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간절히 보고 싶은 드라마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태 풍 상 사


IMF를 정통으로 맞으며 대학을 다녔습니다. 은행 지점장 딸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다가 빚더미에 앉아 아파트를 팔고 결국 화장실이 집 안에 없는 언덕 위에 있는 집으로 이사 가기까지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중소기업 사장의 아들인 강태풍과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할머니와 여동생, 국민학교에 다니는 남동생과 같이 살며 대학입학도 포기하는 오미선과 저의 삶은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1997년부터 2001년까지의 삶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나의 시각이 아닌 보다 넓은 시각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살아보며 같이 마음 졸이고 또 기뻐하고 했습니다.


- 왕남모의 어머니가 20년 이상 다니던 은행에서 갑작스레 해고되어 바닥에 주저앉아 우는 모습을 보며 친정아버지를 떠올렸고,


- 치킨집을 차렸다, 다단계에 빠져 퇴직금을 다 날리고 청소일을 하는 왕남모의 어머니의 삶에서 선물투자로 퇴직금을 다 날리고 빚을 진 뒤 많이 괴로워하셨지만 주차요원을 하며 성실하게 현재까지 일하고 계시는 친정아버지의 삶이 떠올랐습니다.


- 연애를 반대하려면 엄마가 아니라 미호네 집에서 반대해야 하는 거라는 말에 ‘아~ 우리 집도 똑같은 처지였는데 몰랐구나 생각이 들어 신랑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강태풍 엄마가 미싱을 배워 작은 돈이라도 귀하게 여기며 버는 모습, 늘 우리 아들은 못하는 게 없지 하며 사랑스럽게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는 모습, 아파트에서 쫓겨나 오미호네 집에 들어가 살지만 미호네 가족을 살갑게 챙기며 따뜻한 품으로 안는 모습을 보며 ‘아~진짜 멋지다. 아름답다.’ 감탄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결국 선이 악을 이길 뿐 아니라 악을 감화시키는 모습 속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IMF시절을 겪었고, 마음 한 구석에 아픔으로 여전히 남아있는 분, 진짜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어떻게 대하나 보고 싶은 분, 리더로서 내 팀원들을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고 싶은 분, 그리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감동과 즐거움이 있지만, 중간중간 마음 졸이는 이야기도 있는 드라마를 보고 싶으신 분에게 [태풍상사]를 추천합니다. 제가 요즘 디지털 디톡스 중이라, 겨울방학이지만 드라마를 하루에 딱 한편씩만 보고 있는데 아껴가며 보니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