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기록부 기재금지 규칙에 기업명 기입 금지, 실존 인물 기입 금지 항목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설명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다음과 같아요.
시간이 흘러 학생이 대학에 입학할 때 그 기업이나 인물의 평판이 기록할 때와 달리 안 좋아지면 불리할 수 있어서입니다.
저도 브런치북의 글을 쓸 때 이 규칙을 염두했으면 좋을 뻔했어요. 쿠팡충성고객으로서 로켓와우회원, 와우신용카드 사용, 그리고 글에도 로켓배송의 매력을 자랑했는데...
쿠팡탈퇴 후 소비의 새로운 매력을 누리고 있습니다. 저녁에 내일 뭔가가 필요한데 살까라는 생각이 들어도 '아~이제 새벽에 배송 안되지.' 혹은 '아~만오천 원이 돼야 내일 바로 배송이 되니 안 되겠구나.' 하는 마음에 소비를 안 하게 되는 절제의 미덕을 배우고요.
꼭 필요한 것이 있으면 2~3일 전에 미리 생각해서 주문하고 배송되기를 기다리는 설렘도 느끼고 있습니다. 무엇이 배송될지 정확히 아는 그 느낌은 참 청량하니 좋습니다. 택배를 정성스레 뜯고, 심지어 구매확정, 사진 찍어 리뷰 올리기까지 하는 정성을 쏟는 것도 쉬운 일입니다. 택배가 별로 안오기 때문에요.
그래도 둘째 딸 졸업식 축하용 생화꽃다발도 잘 주문해서 받아 감동을 줄 수 있었고, 꼭 필요한 샴푸, 린스도 다 떨어지기 전에 미리 한 개씩 사놓았습니다.
뭔가 저도 모르게 견고히 쌓여있던 담이 허물어지고 자유와 해방을 맛보는 것도 같습니다.
그동안 "너, 이 제품들 중에서만 사야 돼. 그래야 혜택이 커." 하는데도 그냥 "그래, 그래. 나도 여기서 사는 게 편하고 좋아." 이렇게 살았다면 지금은 "넌 어떤 샴푸가 좋니? 너의 두피 타입은? 네가 선호하는 브랜드는? 가격대는?"하고 약간 귀찮지만 섬세하게 물어봐 주는 친구를 새로 사귀기 시작한 느낌입니다.
설마 다른 쇼핑사이트들도 절 배신하진 않겠지요?
제발 모든 사이트들이 개인정보 관리를 철저히 해주길,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참 후후 앱을 깔아 자주 스팸신고된 번호들을 차단하니 이전보다 확실히 스팸전화가 덜 옵니다. 하루에 많아도 한통, 아예 안 올 때도 자주 있어요. 혹시 스팸전화로 인해 불편하시다면 무료 후후 앱을 설치하시는 것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