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의 위대함

by 소망이

오늘은 큰딸의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는 날입니다. 한해의 마지막날 졸업을 하고 다음날부터 20살 성년이 되다니 날짜선정이 기가 막히게 좋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고등학생이 되고, 졸업하고 했거든요. 저도 제 친구들도, 그리고 동생도~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은 그렇게 당연하고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발병되어 갑자기 온몸을 뒤덮은 중증 아토피, 그로 인한 은따를 경험하며 저희 집 첫째 딸은 그 어린 나이 초6시절 심각하게 자살을 고민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을 잘하게 해 주세요." 제가 눈물로 간절히 기도하는 엄마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딸이 몸도 마음도 아프고 힘들지만 그래도 무사히 초등학교 졸업을 하는 날 전 주룩주룩 눈물을 흘리며 졸업식에 참석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교복을 맞추는데 새하얀 셔츠에 마음이 미어졌습니다. '이 셔츠를 우리 딸이 어떻게 입고 다니지... , 교복을 안 입는 대안학교에 보내야 하나' 걱정만 앞설 뿐 실천력이 부족하고 워킹맘으로 바쁜 저는 별다른 결정을 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며 기도했습니다.


딸은 중학교 입학을 했고, 코로나로 학교등교대신 온라인 수업을 받으며 교복을 별로 입어보지 않고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아토피 치료를 위해 먹었던 스테로이드약의 부작용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위염이 와서 고생을 많이 했기에 중학교 졸업도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고등학교는 학교배정부터 간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차를 조금만 타도 울렁거려서 집에서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 아니면 자퇴한다는 말에 간절해져 기도부탁을 하며 마음을 졸였습니다.


감사하게도 집 근처 학교에 배정받아 한시름 놓았는데 고등학교 2학년이 되니 학교에서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나 부모호출을 받았습니다. 심장의 문제가 아니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것을 권해드린다는 말 앞에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그 후 저도 업무과중으로 감당하지 못하고 우울증이 발병되어 진료를 받았고 호전되는 것을 직접 경험한 뒤 용기와 확신이 생겨 딸을 데리고 제가 다니는 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청소년에게 많이 발병되는 가면 우울증이었습니다.


어느덧 약을 복용한 지 만 1년이 되었고, 공황장애 증상은 사라졌습니다. 심각한 우울증으로 죽음을 날마다 생각하고, 머리가 돌아가지 않고, 무표정했던 딸은 이제 새해가 되면 맥주를 엄마와 같이 마시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평범한 딸이 되었습니다.


아파서 학교에 결석할 때마다 2/3 이상은 출석해야 졸업인 데하며 손가락으로 세어 보았고, 자퇴를 이야기할 때마다 대학교는 선택이지만 그래도 고등학교는 졸업하자, 시험 그냥 한 줄로 표시하고, 수행평가 이름만 적어 내더라도 그렇게 좀 버텨보자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하나님, 우리 00이, 고등학교 졸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우리 딸이 고등학교를 오늘 졸업합니다. 너무 많이 감사하고 감격스러운 12월 31일입니다.


언제나 앞서서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던 저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시며 '난 너의 생각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딸의 미래를 그리며 인도하고 있단다.' 이렇게 제 마음에 깨닫게 하신 하나님께 앞으로의 딸의 인생도, 저의 삶도 맡기며 2026년을 소망으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모두 올 한 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복되고 충만한 2026년 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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