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하루 전 저희 집 냉장고를 소개합니다. 절약을 다룬 책이나 영상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 중에 '냉파(냉장고 파먹기)가 있지요. 일주일간 부지런히 냉파한 냉장고 모습입니다.
1. 냉장실
냉장실에는 밑반찬류, 채소와 과일 약간, 양념 및 소스류, 양배추즙과 소면 정도가 있습니다.
밑반찬류는 2만 원 정도 내외에서 반찬가게에서 사 먹는데 딸들은 별로 안 먹어서 생각보다 줄어드는 속도가 느립니다. 그래서 어제저녁 가지볶음, 취나물무침 등 밑반찬 남은 것을 털어 넣고, 상추도 넣고, 계란 프라이도 올려 맛있게 비빔밥을 해 먹었습니다.
둘째는 '배떡 먹고 싶다.'라고 노래를 불렀지만 바로 전날 언니 졸업식 축하로 뷔페에서 제대로 외식을 했기에 배떡 배달대신 냉면육수 활용해서 김치말이 국수를 넉넉히 말아 주었습니다.
새해첫날이니 집밥을 해 먹고 싶은 엄마와 배달시켜 먹고 싶은 둘째의 기싸움에서 제가 이겼네요.
2. 냉동실
냉동실은 친정엄마가 부러워하는 공간입니다. 식재료가 가득 들어있지 않아 베라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사 온 날도 그냥 쓱 넣을 수 있습니다.
밥은 전기밥솥에 한 후, 바로 퍼서 소분용기에 담아 한 김 식힌 뒤 냉동실에 넣습니다. 전기세도 절약되고, 밥을 먹고 싶으면 언제라도 꺼내서 데워먹으면 돼서 편합니다.
다진 마늘과 가래떡, 육수용 멸치와 다시마, 고춧가루와 들깻가루 정도가 있습니다.
냉동실은 장을 봐와도 그렇게 변화가 없는 공간입니다. 냉동실에 오래 넣고 먹는 식재료는 많이 사지 않습니다. 산다면 겨울엔 호빵, 그리고 만두, 가래떡 정도입니다. 고기도 일주일 안에 먹을 정도만 사 와서 냉장고기가 냉동실에 들어갈 일은 많지 않습니다.
3. 간식선반
온 가족이 집에 있으니 간식 선반이 휑해졌습니다. 덕분에 밥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장을 보고 나면 과자로 풍성해지지만, 제일 먼저 텅 비는 공간입니다.
식비 매달 80만 원 예산 안에서 밥 해 먹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배달시켜 먹습니다.
냉장고가 가득 찼다가 장보기 전날 홀쭉해지는 모습을 매주 보는 기쁨이 있습니다. 냉장고 안에는 딱 이번 한 주 해먹을 식재료만 있을 때가 가장 집밥 해 먹기 마음을 불러일으켜줍니다.
너무 식재료가 많으면 요리하기도 전에 지치고, 너무 없으면 메뉴가 단조로워 딸들이 지겨워하니까요.
마지막으로 '냉장고 파먹기'의 전제조건은 가족이 건강해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엄마가 아프면 식재료 꺼내서 요리할 에너지가 없고, 자녀들이나 신랑이 아프면 먹기 편하고, 입맛 없어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아 배달시키게 되니까요.
늘 건강할 수만은 없으니, 힘이 있을 때는 장 봐서 집밥 해 먹고, 지치거나 아프거나 바빠서 힘들면 밀키트와 배달음식으로 그 시간을 잘 지나가는 생활을 합니다. 그래도 새해가 되었으니 자주 꾸준히 건강해서 집밥을 훨씬 더 많이 해 먹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