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쁘게 새학기를 보내다 보니 어느덧 4주가 지나 다시 정신건강의학과에 갈 날이 되었습니다.
첫째딸은 약을 띄엄띄엄 먹어서 아직 제법 남아 있기에 저만 오랫만에 혼자 봄나들이하듯이 병원에 갔습니다.
몇십분 정도 기다리다가 이름이 불려서 진료실에 들어갔고 예전과 동일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지내셨어요?"
"잠은 잘 주무시나요?"
잘 지내고 있고, 잘 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첫째딸의 안부도 물어봐 주셨어요.
"네, 과대표도 할 정도로 즐겁게 다니고 있습니다. 고등학교까지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다행이라고, 잘 되었다고 다정히 답변해 주시며 잠 오는 약(아티반정-신경안정제)을 마저 빼 준다고 먼저 이야기 하셨습니다. 요즘 낮에 너무 졸렸는데 잘 됐습니다.
말티정 7.5mg
파마파록세틴정 20mg
이렇게 28일치를 처방받았습니다.
돈은 병원진료비 7,100원, 그리고 약값 11,000원 총 18,100원이 들었습니다.
봄바람이 따뜻해서 집에 가기 전 잠시 스타벅스에 들렸습니다. 딸기라떼와 따뜻하게 데워 준 토마토바질 베이글을 맛있게 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의 아픔이, 질병이 저의 마음그릇을 넓혀 줍니다. 저의 이야기를 담담히 털어놓으면 학생 중 누군가가 용기를 내고 본인의 이야기를 저에게 들려줍니다.
아픔이 아픔으로만 끝나게 하지 않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예 겪지 않으면 좋았을 우울증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학생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고, 치료를 도울 수 있기에,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기에 감사하고, 하루하루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음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축복이며 선물임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그리고 나를 다그치지 않고 맛있는 딸기라떼와 베이글을 대접하고, 좋아하는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여유를 찾을 줄 알게 되어 좋습니다.
이 브런치북 30화를 마무리할 때 저의 우울증 치료도 끝날지, 2부를 다시 시작해야 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저는 오늘 하루를 잘 살아가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 여정의 이야기를 꾸준히 쓰겠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마음이 평안하기를, 평안해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