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연애 뒤 일상에 대한 끝내주는 책

by 소망이



역시 알랭 드 보통은 위대한 작가입니다. 이름만으로도 믿고 보게 되는 책을 쓰는 작가가 된다는 것은 엄청 멋진 일입니다. 부럽습니다. 저도 얼른 류귀복 작가님의 '태어난 김에, 글쓰기'를 읽어야겠습니다. 학교 도서관 새책으로 주문했는데 빨리 제 손 안에 오면 좋겠습니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영어 제목은 [The Course of Love]인

이 책은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소설과 영화가 표현하지 못한 결혼 이후의 삶을 통찰력 있게 설명고 있습니다.


드라마 같은 결혼생활을 꿈꾸고 있는 예비부부에게, 결혼이 이런 것인 줄 미리 알았다면 안 했을 텐데 후회하고 있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물론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원래 결혼한 뒤의 삶이란 이런 게 맞구나' 끄덕거리며 이 책을 읽으실 것 같은, 저와 결이 비슷한 분들께도 추천드립니다.


읽으며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지만, 그중에도 읽는 것을 잠시 멈추고 필사해야만 했던 글귀들을 공유해 드립니다. 공감이 되신다면 시간을 내어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어 보세요.


p.90

토라진 연인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호의는 그들의 불만을 아기의 떼쓰기로 봐주는 것이다. 누군가를 우리보다 어리게 여기는 것을 윗사람 행세로 보는 생각이 만연한 탓에 우리는 성숙한 자아 너머의 것을 바라보고 실망하고 분노하고 말도 제대로 못 하는 내면의 아이를 만나는 -그리고 용서해 주는-것이 가끔은 가장 큰 특권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는다.


p.101

의사 전달을 잘하는 기본 요건은 자신의 성격 중 더 문제가 되거나 더 특이한 면이 있더라도 그 때문에 당황하지 않는 능력이다. 그들이 명료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수용 가능하다는 대단히 가치 있는 인식을 길러낸 덕분이다.


p.124

분별 있고 예의 바른말은 모르는 사람에게 할 수 있지만, 밑도 끝도 없이 무분별하고 터무니없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진심으로 믿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뿐이다.


p.274

노화는 피곤해 보이는 것과 좀 비슷하지만, 잠을 아무리 자도 회복되지 않는다. 해가 갈수록 조금씩 더할 것이다. 올해의 이른바 못 나온 사진이 내년에는 잘 나온 사진이 된다.

p.277

겉으로는 편리하게도 단일한 관계처럼 보이지만 그 밑에 수많은 진전, 단절, 재협상, 소원한 기간, 감정적 회귀가 깔려 있어 사실상 그는 적어도 열두 번은 이혼과 재혼을 겪어온 셈이다. 오직 한 사람과 말이다.


p.279

결혼은 '어지간히 좋은' 결혼만 있을 수 있다.

정착을 하기 전에 몇 명의 애인을 사귀어보는 것도 이 깨달음을 깊이 새기는 데 도움이 된다. '제 짝을 만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사람은 없으며, 가까이서 보면 사실은 모든 사람이 조금씩 잘못되었다는 진실을 직접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서 발견할 기회를 높여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