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음대생의 파리 산책 (20250405)

(별로 안) 바쁜 일상 속 틈틈이 즐기는 문화생활

by 돈 없는 음대생

장소: Musée national de la Légion d’honneur et des ordres de chevalerie

일정: 박물관 관람




이번에도 벼르고 벼르던 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오르세 미술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레지옹 도뇌르 박물관이다.

집에서 오르세로 가는 버스는 늘 제멋대로다.
정보도 맞지 않고, 꼭 늦게 온다.
걸어서도 30분이면 갈 거리인데, 이상하게도 버스를 타면 그 30분을 기다리게 된다.




그냥 “훈장 몇 개 전시해 놓은 박물관이겠지” 싶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훈장이란 훈장은 다 훔쳐온 듯한 느낌이었다.

예상과는 다르게 실제로 훔친 건 없고, 전부 직접 제작하거나 받은 것들이었다.


20250405_150350.jpg 레지옹 도뇌르 박물관 입구


박물관은 시대별로 아주 깔끔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십자군과 관련된 기사단 훈장들로 시작한다.


20250405_150601.jpg
20250405_150615.jpg
20250405_150648.jpg
몰타 기사단, 튜튼 기사단, 예루살렘 기사단 뭐 그런거
20250405_150732.jpg 자랑용 서랍
20250405_150846.jpg 튜튼 기사단 훈장
20250405_151202.jpg 프로이센과 영국의 성 요한 훈장
20250405_151246.jpg
20250405_151453.jpg
이것도 기사단 훈장


그다음은 우리가 익히 아는 루이 친구들, 즉 프랑스혁명 이전 왕정 시대의 훈장들이 이어진다.


20250405_151740.jpg 앙리 3세가 성 기사단 훈장 수여하는 모습 - 루이 15세가 주문한 그림
20250405_151803.jpg 성 기사단 훈장 관련 부속품 - 망토, 목걸이, 기타 등등
20250405_151941.jpg 루이 14세
20250405_152122.jpg
20250405_152724.jpg
20250405_152727.jpg
비싸보이는거
20250405_152314.jpg 루이 16세
20250405_152444.jpg 루이 15세가 수여한 것들
20250405_152518.jpg
20250405_152525.jpg
앙시앵 레짐 훈장들
20250405_152531.jpg
20250405_152536.jpg
왕정복고와 7월 왕정 시기 훈장들


맨 꼭대기 층에는 나폴레옹 시대부터 현대까지의 훈장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폴레옹과 나폴레옹 3세, 두 차례의 세계대전, 샤를 드골, 그리고 2015년 파리 테러와 관련된 훈장들까지.


20250405_152802.jpg
20250405_153423.jpg
20250405_153151.jpg 보나파르트 장군
20250405_153444.jpg
20250405_153632.jpg
나폴레옹 3세와 유제니 황후 - 이번에 털린 왕관의 주인공
20250405_153549.jpg 제2공화국 시절 물품들
20250405_153723.jpg
20250405_153743.jpg
제3공화국 시절 쇳덩이들
20250405_153805.jpg 식민지 시절 나쁜 짓 자랑
20250405_153850.jpg
20250405_153854.jpg
20250405_153900.jpg
황태자, 나폴레옹 2세, 유제니 황후의 하사품
20250405_153923.jpg
20250405_153928.jpg
나폴레옹 3세꺼
20250405_153955.jpg
20250405_154006.jpg
제2제국 수상의 배때지 기름기의 출처
20250405_154252.jpg 레지옹 도뇌르 훈장 받은 에펠
20250405_154415.jpg 나쁜 짓 자랑 - 식민지 학교 깃발


프랑스의 역사가 훈장 하나하나에 압축되어 있었다.


20250405_154825.jpg 아이젠하워
20250405_154854.jpg
20250405_154914.jpg
2차대전 기념품들
20250405_155021.jpg
20250405_155131.jpg
처칠 훈장 수여식 / 파리 해방
20250405_155158.jpg 프랑스 제1군의 표어 라인과 다뉴브 - 더 나쁜 짓 한 녀석들을 혼내주기 위해
20250405_155327.jpg
20250405_155400.jpg
20250405_155405.jpg
샤를 드골과 소지품들
20250405_155649.jpg 자랑스러운 나쁜 짓 - 캄보디아, 안남(베트남), 코모로, 소말리아, 베냉에서 나쁜 짓 하고 받은 식민지 훈장
20250405_155941.jpg 테러 희생자 훈장


다시 1층으로 내려오자, 진짜 관람의 지옥이 펼쳐졌다.

복도 양옆이 온통 서랍으로 된 전시 공간이었다.

각 서랍 안에는 나라별 훈장이 들어 있었다.

문제는, 이걸 전부 손으로 하나씩 열어서 봐야 한다는 점이었다.

서랍은 허리 아래 높이라 자세도 불편했고, 금속 덩어리라 무게도 꽤 나갔다.

여덟 칸짜리 서랍장이 최소 서른 개는 있었다.

별의별 나라가 다 있었다.


20250405_160131.jpg
20250405_160222.jpg
이란
20250405_160300.jpg
20250405_160600.jpg
요르단 / 카자흐스탄
20250405_160616.jpg
20250405_160631.jpg
폴란드 / 폴란드 공화국
20250405_160719.jpg
20250405_160845.jpg
스페인 / 오스트리아
20250405_160950.jpg 도람뿌도 받은 무궁화 훈장
20250405_161023.jpg
20250405_161243.jpg
안남 제국 / 아프가니스탄
20250405_161625.jpg
20250405_162458.jpg
스웨덴 / 독일연방공화국
20250405_162516.jpg 프로이센 왕국 / 하노버 왕국
20250405_162952.jpg
20250405_162957.jpg
마카롱인지 마크롱인지 칼 / 멕시코 아즈텍 독수리 훈장 / 무궁화 훈장 / 덴마크 코끼리 훈장 / 기타등등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나라들도 보였다.

그 안에서도 시대별 구분이 세심하게 되어 있어서,

예를 들어 유고슬라비아와 그 이후 나라들이 따로 나뉘어 있었다.


20250405_164827.jpg
20250405_164959.jpg
포르투갈 / 스페인
20250405_165409.jpg
20250405_165546.jpg
말라위 / 짐바브웨 / 탄자니아 / 르완다
20250405_165701.jpg
20250405_170909.jpg
세네갈 / 말리 / 바티칸
20250405_165955.jpg 하와이 왕국


출구 쪽에는 ‘중요한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폴레옹 관련 훈장과 기념품들,

그리고 비교적 최근의 2018년 월드컵 우승 관련 전시물까지.


20250405_163129.jpg 나폴레옹 관련 물품들
20250405_163638.jpg
20250405_163656.jpg
나폴레왕과 그 집안 물품들
20250405_163712.jpg
20250405_163723.jpg
또 나폴레옹
20250405_164516.jpg
20250405_164521.jpg
음바페 / 데샹 / 파커 - 훈장 받은 녀석들


한 시간쯤이면 다 보겠지 싶었는데, 결국 세 시간이 훌쩍 넘었다.

제대로 보려면 마음 단단히 먹고 가야 하는 곳이었다.

찍은 사진만 850장이 넘을 정도로 오르세의 2/3 규모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무엇보다 이 정도 규모와 내용이 무료입장이라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돈 없는 음대생의 파리 산책 (2025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