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일하는 김에 놀러 다니기
일정 요약
8월 17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Ljubljana) + 크로아티아 오파티야 (Opatija) + 크로아티아 리예카 (Rijeka)
교통: sz + Rijeka 시외버스
숙소: Hostel Tabor
일정: 시내 / 성 / 해변
아침은 여전히 싸구려 설탕 시리얼이다.
대충 먹고 류블랴나 기차역으로 갔는데 플랫폼을 도통 모르겠다.
한참 헤매다 매표소로 가던 중, 버스가 한 대 보였다.
혹시나 싶어 제복 입은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이 버스를 타라고 한다.
또 공사 때문에 기차 대신 버스를 타야 한다.
Logatec에서 기차로 갈아타고 리예카로 향했다.
오랜만에 기차 안에서 공부도 좀 했다.
12시 반, 드디어 리예카에 도착했다.
크로아티아 제3의 도시라 기대했는데 뭐가 없다. 기차역도 누추하다.
그래서 옆 동네 오파티야를 먼저 가기로 했다.
버스는 제시간에 안 오고 25분이나 늦게 왔다.
내리기 한 정거장 전에, 옆자리 아저씨가 갑자기 영어로 말을 건다.
질문을 계속 던지고 대답할 시간은 안 주면서 지 할 말만 한다.
적당히 들어주다 내렸다.
내리자마자 Slatina 해변으로 갔다.
구글 지도에서 저장해 둔 스팟들을 빠르게 돌았다.
아드리아해 뷰를 보고, 바닥에 박힌 유명인들의 이름도 봤다.
모르는 이름들은 스킵하고, 니콜라 테슬라 (Nikola Tesla)만 좀 유심히 봤다.
오파티야는 유럽 최초의 현대식 휴양지로 기획된 도시다.
19세기 합스부르크 제국 시절, 황족·귀족들이 휴가를 즐기던 곳이라 곳곳에 흔적이 남아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 식 건물들이 많고, 도시 전역에 호텔이 널려 있다.
해변을 따라서 줄줄이 있는 낚시꾼 동상, 소녀와 갈매기 동상 같은 것들을 보았다.
근처에는 대략 요트 3-4대 정도가 정박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항구 같은 것도 있었다.
20m 단위로 이름만 다르게 붙여둔 해변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성 야곱 성당 들렀다가 성당 앞에 있는 공원 (같은 풀밭)에서 산책도 하고, 프란츠 요제프 1세 이름이 붙은 산책로도 걸었다.
이번 여행에서 돌아다닌 모든 곳이 오스트리아 제국의 영토였기 때문에, 어딜 가도 이 아저씨 이름, 동상, 그림이 있다.
Angiolina 빌라는 점심이라 닫혀 있어서, 대신 공원을 구경했다.
빌라 옆에는 이사도라 던컨 (Isadora Duncan) 동상도 있고 얀 쿠벨릭 (Jan Kubelik) 동상이 있었다.
쿠벨릭 동상은 바이올린만 있고 활은 없다.
말러, 아인슈타인, 프란츠 요제프 1세, 뤼미에르 등이 그려진 벽화도 있었다.
Lido beach에는 시설 좋은 건물들도 있고 부대시설들도 있다.
따로 요트 선착장도 있을 정도다.
다시 공원으로 돌아와서 프리드리히 쉴러 (Friedrich Schiller)의 흉상을 보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정류장 맞은편에는 제법 사이즈가 있는 지붕이 있는 시장 건물이 있는데,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버스 시간이 조금 남아 Tomasevac 해변과 프란츠 요제프 기념물도 봤지만, 자꾸 이름만 바뀌고 비슷비슷한 풍경이어서 큰 감흥은 없었다.
기념물은 동굴 비슷한 구멍에 이름판 하나 걸어둔 게 전부였다. 또 구글에게 놀아났다.
버스를 타고 리예카로 돌아갔다.
올 때는 3.5유로여서 동전을 미리 준비했는데 돌아올 때는 2.5유로였다.
망할 버스 기사가 1유로를 꿀꺽했다. 계속 통화 중이라 따질 수도 없었다.
기차역 앞에 내려 성부터 가기로 했다.
이 날도 37도여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이에 시원한 라임맛 환타를 사러 슈퍼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순간 버스가 지나갔다.
10분 뒤에 온다던 버스는 5분도 안되었는데 지나갔다.
걸어서 가려니 언덕길을 40분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포기하고 그냥 다음 차를 기다렸다 아까 끊은 티켓을 흔들면서 보여주며 탔다.
1유로 더 냈는데, 그냥 타야지 하고 탔는데, 원래 Rijeka Zone 1 안에 포함된 거리라 애초에 그냥 탈 수 있는 거였다.
성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날씨를 확인해 보니 시간당 11mm 비 예보가 있다.
우산도 없어서 급하게 주변에 볼 것들을 보고 성으로 들어갔다.
일반티켓은 3유로고, 학생 티켓은 1.5유로였는데, 카드가 안된다.
현금은 안 받는단다.
만사가 귀찮은 착한 직원이 그냥 들여보내줬다. 이러려고 버스에서 돈을 더 냈나 보다.
성은 엄청 작고 반 이상이 공사 중이다.
성벽 말고 특별하게 볼만한 것은 없었다.
크로아티아 특성상 이 공사는 5년 뒤에도 그대로 일 것이다.
위험해서 열어두긴 어렵고, 돈이 없어 보수도 못 하니 그냥 공사 중이라 막아두는 것이다.
수도인 자그레브만 봐도 알 수 있는데, 2020년 지진 때 파괴된 것들이 2022년에도 복구가 안되었는데, 2025년인 지금도 그대로다.
꼭대기 전망을 구경하며 촬영하고 있었는데, 어떤 까르보나라가 10분간 길을 막고 수다를 떨었다.
내려가서도 계속 마주쳤는데, 이 알리오올리오가 사진을 찍어야 하니 나오라고 한다.
안 비켜줬더니 계속 뭐라 한다.
하필 또 다 알아들어서 일부러 더 안 비켜줬다.
그 뒤로도 계속 마주칠 때마다 선수 쳐서 약 올리고 나왔다.
성 옆에 있는 성당도 구경하고, 성당 옆에 있는 순례지의 작품들도 보았다.
작품들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서 꼭대기에서 바다를 내려다봤다.
어느새 비가 온다는 소리는 없어졌다.
내려올 때는 긴 계단을 통해 내려왔다.
바다가 있는 도시에는 보통 시내로 들어오는 운하가 있어서 운하와 시장 쪽으로 이동했다.
중앙시장과 수산시장은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지만, 생선 냄새가 가득했다.
부둣가는 공업 도시답게 크레인과 중장비들로 가득했고, 아드리아해의 다른 도시들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시내의 가장 큰 번화가인 Korzo 거리도 한적했다.
시청, 종탑을 지나서 대성당으로 갔지만 오전에만 열어서 문이 잠겨 있었다.
다시 Korzo로 돌아와 주변 건물들을 대충 둘러보고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승무원이 다음 기차가 50분 더 일찍 도착한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결국은 먼저 출발한 기차보다도 더 늦게 도착했다.
그래도 다행히 중간에 또 버스로 갈아타는 일은 없었다.
호스텔로 돌아와서 남은 파스타 재료로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갔더니, 착한 바게트 친구들은 떠나고 새로운 사람들이 있었다. 다행히 이상한 사람은 없었다.
짐을 어느 정도 정리해 놓고 잠에 들었다.
철도 사이트에 들어가면 해외와 연결되는 기차 노선의 정보가 몇 가지 나온다.
기차역에 있는 키오스크에서는 알아낼 수 없는 정보다.
국내선이 아닌 노선은 슬로베니아 쪽에서는 온라인 예약이 불가능하다.
오스트리아와 연결되는 기차는 ÖBB (오스트리아 철도)에서 예약이 가능하지만, 발칸 쪽으로 가는 기차들은 예약이 힘들다.
선로도 안 좋고, 기차도 안 좋다. 그냥 인프라가 다 안 좋다.
그래서 현지인들도 대부분 기차보다는 버스를 이용한다.
직접 기차역으로 가서 인터내셔널 티켓 판매 전용 창구로 가서 사람한테 살 수 있다.
돈 준다고 하면, 말이 안 통해도 어떻게든 판다.
말이 안 통하면 사이트를 들어가서 보여주고 디스 원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