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음대생의 31일간의 여행기 (13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일하는 김에 놀러 다니기

by 돈 없는 음대생

일정 요약


8월 17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Ljubljana) + 크로아티아 오파티야 (Opatija) + 크로아티아 리예카 (Rijeka)

교통: sz + Rijeka 시외버스

숙소: Hostel Tabor

일정: 시내 / 성 / 해변



23일 차 (8월 17일)


잠깐 리예카 (Rijaka)


아침은 여전히 싸구려 설탕 시리얼이다.

대충 먹고 류블랴나 기차역으로 갔는데 플랫폼을 도통 모르겠다.

한참 헤매다 매표소로 가던 중, 버스가 한 대 보였다.

혹시나 싶어 제복 입은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이 버스를 타라고 한다.

또 공사 때문에 기차 대신 버스를 타야 한다.


Logatec에서 기차로 갈아타고 리예카로 향했다.

오랜만에 기차 안에서 공부도 좀 했다.


12시 반, 드디어 리예카에 도착했다.

크로아티아 제3의 도시라 기대했는데 뭐가 없다. 기차역도 누추하다.

20250817_142514.jpg 기차역 밖에 전시되어 있는 기차 한 칸

그래서 옆 동네 오파티야를 먼저 가기로 했다.

버스는 제시간에 안 오고 25분이나 늦게 왔다.

내리기 한 정거장 전에, 옆자리 아저씨가 갑자기 영어로 말을 건다.

질문을 계속 던지고 대답할 시간은 안 주면서 지 할 말만 한다.

적당히 들어주다 내렸다.



오파티야 (Opatija)


내리자마자 Slatina 해변으로 갔다.

구글 지도에서 저장해 둔 스팟들을 빠르게 돌았다.

아드리아해 뷰를 보고, 바닥에 박힌 유명인들의 이름도 봤다.

모르는 이름들은 스킵하고, 니콜라 테슬라 (Nikola Tesla)만 좀 유심히 봤다.

20250817_121359.jpg 내린 버스 정류장의 맞은편
20250817_121444.jpg 바닥에 박혀있는 유명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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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22002.jpg Slatina 해변 뷰

오파티야는 유럽 최초의 현대식 휴양지로 기획된 도시다.

19세기 합스부르크 제국 시절, 황족·귀족들이 휴가를 즐기던 곳이라 곳곳에 흔적이 남아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 식 건물들이 많고, 도시 전역에 호텔이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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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 같은 건물들

해변을 따라서 줄줄이 있는 낚시꾼 동상, 소녀와 갈매기 동상 같은 것들을 보았다.

근처에는 대략 요트 3-4대 정도가 정박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항구 같은 것도 있었다.

20m 단위로 이름만 다르게 붙여둔 해변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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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 생긴 동상 / 낚시꾼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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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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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23046.jpg 소녀와 갈매기 동상

성 야곱 성당 들렀다가 성당 앞에 있는 공원 (같은 풀밭)에서 산책도 하고, 프란츠 요제프 1세 이름이 붙은 산책로도 걸었다.

이번 여행에서 돌아다닌 모든 곳이 오스트리아 제국의 영토였기 때문에, 어딜 가도 이 아저씨 이름, 동상, 그림이 있다.

20250817_123114.jpg 멀리 보이는 성 야곱 성당
20250817_123205.jpg Pebble Beach의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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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야곱 성당과 성당 뒤 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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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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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내부의 특이한 그림들 - 일반적인 성당에서 보기 힘든 화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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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앞 잔디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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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30241.jpg 프란츠 요제프 1세 산책로

Angiolina 빌라는 점심이라 닫혀 있어서, 대신 공원을 구경했다.

빌라 옆에는 이사도라 던컨 (Isadora Duncan) 동상도 있고 얀 쿠벨릭 (Jan Kubelik) 동상이 있었다.

쿠벨릭 동상은 바이올린만 있고 활은 없다.

말러, 아인슈타인, 프란츠 요제프 1세, 뤼미에르 등이 그려진 벽화도 있었다.

20250817_130026.jpg Angiolina 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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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dora Duncan 동상 / Jan Kubelik 동상 - 활이 없다?!
20250817_131409.jpg 유명인들 벽화

Lido beach에는 시설 좋은 건물들도 있고 부대시설들도 있다.

따로 요트 선착장도 있을 정도다.

다시 공원으로 돌아와서 프리드리히 쉴러 (Friedrich Schiller)의 흉상을 보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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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31012.jpg Lido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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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택시 선착장
20250817_132048.jpg Friedrich Schiller 흉상

정류장 맞은편에는 제법 사이즈가 있는 지붕이 있는 시장 건물이 있는데,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버스 시간이 조금 남아 Tomasevac 해변과 프란츠 요제프 기념물도 봤지만, 자꾸 이름만 바뀌고 비슷비슷한 풍경이어서 큰 감흥은 없었다.

기념물은 동굴 비슷한 구멍에 이름판 하나 걸어둔 게 전부였다. 또 구글에게 놀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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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34010.jpg Tomasevac 해변
20250817_133710.jpg 프란츠 요제프 1세 기념물

버스를 타고 리예카로 돌아갔다.

올 때는 3.5유로여서 동전을 미리 준비했는데 돌아올 때는 2.5유로였다.

망할 버스 기사가 1유로를 꿀꺽했다. 계속 통화 중이라 따질 수도 없었다.



다시 리예카


기차역 앞에 내려 성부터 가기로 했다.

이 날도 37도여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이에 시원한 라임맛 환타를 사러 슈퍼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순간 버스가 지나갔다.

10분 뒤에 온다던 버스는 5분도 안되었는데 지나갔다.

걸어서 가려니 언덕길을 40분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포기하고 그냥 다음 차를 기다렸다 아까 끊은 티켓을 흔들면서 보여주며 탔다.

1유로 더 냈는데, 그냥 타야지 하고 탔는데, 원래 Rijeka Zone 1 안에 포함된 거리라 애초에 그냥 탈 수 있는 거였다.


성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날씨를 확인해 보니 시간당 11mm 비 예보가 있다.

우산도 없어서 급하게 주변에 볼 것들을 보고 성으로 들어갔다.

일반티켓은 3유로고, 학생 티켓은 1.5유로였는데, 카드가 안된다.

현금은 안 받는단다.

만사가 귀찮은 착한 직원이 그냥 들여보내줬다. 이러려고 버스에서 돈을 더 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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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53050.jpg 닫혀있는 성 죠지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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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53630.jpg 성당의 옆에서 바라본 경치
20250817_153654.jpg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

성은 엄청 작고 반 이상이 공사 중이다.

성벽 말고 특별하게 볼만한 것은 없었다.

크로아티아 특성상 이 공사는 5년 뒤에도 그대로 일 것이다.

위험해서 열어두긴 어렵고, 돈이 없어 보수도 못 하니 그냥 공사 중이라 막아두는 것이다.

수도인 자그레브만 봐도 알 수 있는데, 2020년 지진 때 파괴된 것들이 2022년에도 복구가 안되었는데, 2025년인 지금도 그대로다.


꼭대기 전망을 구경하며 촬영하고 있었는데, 어떤 까르보나라가 10분간 길을 막고 수다를 떨었다.

내려가서도 계속 마주쳤는데, 이 알리오올리오가 사진을 찍어야 하니 나오라고 한다.

안 비켜줬더니 계속 뭐라 한다.

하필 또 다 알아들어서 일부러 더 안 비켜줬다.

그 뒤로도 계속 마주칠 때마다 선수 쳐서 약 올리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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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르사트 성 - 리예카 성이 아니다. 고대에서 유래된 이름인데 현재 리예카와는 큰 연관이 없다.
20250817_153708.jpg 여기도 역시 베네치아 공화국의 영향을 받아서 날개 달린 사자 석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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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54457.jpg 꼭대기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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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54912.jpg 성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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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60138.jpg 성의 마스코트 날개 달린 닭
20250817_160503.jpg 안에는 성의 역사에 대해 코딱지만큼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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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60903.jpg 성 입구에 있는 미니 동상 - 방문 2주 전 누군가가 대가리를 부숴버렸다...

성 옆에 있는 성당도 구경하고, 성당 옆에 있는 순례지의 작품들도 보았다.

작품들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서 꼭대기에서 바다를 내려다봤다.

어느새 비가 온다는 소리는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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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etište Majke Božje Trsatske - 나사렛의 기적이 일어난 성지순례 장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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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옆 작은 예배당 안이 각종 그림들로 가득하다.
20250817_151016.jpg 성당과 프란치스코 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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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51907.jpg 순례지 언덕에서 바라본 바다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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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지의 15개의 작품들. 언덕길을 따라 하나씩 설치되어 있다.

내려올 때는 긴 계단을 통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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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61652.jpg 계단을 통해 내려오는 길에 보이는 뷰
20250817_162427.jpg LG 실외기가 달려있던 자리로 추정된다...
20250817_162624.jpg Trsat로 올라가는 Petar Kružić 계단의 시작
20250817_162905.jpg Trsat 지역과 만나는 Mrtvi 운하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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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리예카 해방 기념비 - 동시에 공산주의의 시작

바다가 있는 도시에는 보통 시내로 들어오는 운하가 있어서 운하와 시장 쪽으로 이동했다.

중앙시장과 수산시장은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지만, 생선 냄새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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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63535.jpg Mrtvi 운하
20250817_163919.jpg 운하를 건너가는 화물기차 - 5분을 지나갈 정도로 길다.
20250817_164128.jpg Ivan Zajc 국립극장과 그 앞 분수
20250817_165515.jpg 중앙시장
20250817_165456.jpg 수산시장
20250817_165547.jpg 문을 닫은 시장 가판대

부둣가는 공업 도시답게 크레인과 중장비들로 가득했고, 아드리아해의 다른 도시들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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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70858.jpg Ljubavni lokoti 부두. 부둣가를 따라 길게 산책할 수 있다.

시내의 가장 큰 번화가인 Korzo 거리도 한적했다.

시청, 종탑을 지나서 대성당으로 갔지만 오전에만 열어서 문이 잠겨 있었다.

다시 Korzo로 돌아와 주변 건물들을 대충 둘러보고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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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zo 거리 - 일요일 오후라 한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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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탑 / 문닫힌 대성당
20250817_173637.jpg 리예카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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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_174717.jpg Kružna 거리의 벽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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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pe Lurdske 성당

승무원이 다음 기차가 50분 더 일찍 도착한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결국은 먼저 출발한 기차보다도 더 늦게 도착했다.

그래도 다행히 중간에 또 버스로 갈아타는 일은 없었다.

20250817_181821.jpg 낭만 넘치는 야간기차 - 하지만 저 기차를 타고 4시간 반을 가고 싶지는 않았다.

호스텔로 돌아와서 남은 파스타 재료로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갔더니, 착한 바게트 친구들은 떠나고 새로운 사람들이 있었다. 다행히 이상한 사람은 없었다.


짐을 어느 정도 정리해 놓고 잠에 들었다.



여행 꿀팁


1. 슬로베니아 철도 sz.sl


철도 사이트에 들어가면 해외와 연결되는 기차 노선의 정보가 몇 가지 나온다.

기차역에 있는 키오스크에서는 알아낼 수 없는 정보다.


국내선이 아닌 노선은 슬로베니아 쪽에서는 온라인 예약이 불가능하다.

오스트리아와 연결되는 기차는 ÖBB (오스트리아 철도)에서 예약이 가능하지만, 발칸 쪽으로 가는 기차들은 예약이 힘들다.

선로도 안 좋고, 기차도 안 좋다. 그냥 인프라가 다 안 좋다.

그래서 현지인들도 대부분 기차보다는 버스를 이용한다.


직접 기차역으로 가서 인터내셔널 티켓 판매 전용 창구로 가서 사람한테 살 수 있다.


돈 준다고 하면, 말이 안 통해도 어떻게든 판다.

말이 안 통하면 사이트를 들어가서 보여주고 디스 원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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