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안) 바쁜 일상 속 틈틈이 즐기는 문화생활
장소: Arc de Triomphe
일정: 개선문 구경
에투알 개선문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프랑스의 승리와 패배, 영광과 애도의 역사가 모두 녹아 있는 국가적 자부심의 상징이라는데 내 눈에는 다르게 보인다.
광개토대왕비 앞에 가서 대왕비를 볼 때, 광개토대왕이 만주땅을 정복한 것이 영광과 자부심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남의 땅 쳐들어가서 줘 패고 뺐고 나쁜 짓을 한 것을 승리와 영광과 자부심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패배와 애도는 또 아닌 것 같다. 패배하고 와서도 개선문을 통과해서 갔을까 과연?
박물관에서도 역사라고는 남의 땅 쳐들어가서 때리고 뺐고 한 거만 잔뜩 있는 놈들인데.
프랑스에는 11월부터 3월 (혹은 2월)까지 첫째 주 일요일에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대략 80여 개의 문화유산의 입장이 무료다.
그중 파리 개선문은 개장시간이 가장 길고 예약이 필요하지 않다.
그냥 엄청난 인내심만 필요할 뿐이다.
어딘가의 지하 통로를 통해 개선문으로 나오면 개선문 밑으로 나오게 된다.
나오지 말고 지하 어딘가에서 개선문으로 올라가는 통로를 따라가면 보안검색을 하고 개선문으로 올라가는 야외로 나온다.
여기까지 도착하면 이제는 어지럼증과 근육통과 싸우면 된다.
일종의 중간층이다.
길고 긴 나선형 계단을 끝없이 오르다 보면 나온다.
한 층 더 올라오면 더 넓은 공간이 나온다.
기념품 가게도 있다.
개선문 파사드에 관한 설명도 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뭐를 제대로 읽고 자시고 할 겨를이 없었다.
기념품 가게
특별한 거는 안 파는 거 같다...
한 층 더 걸어 올라가면 드디어 테라스로 나오게 된다.
12개의 방향으로 뻗어있는 길들을 보니 속이 시원한데, 한편으로는 정말 감시하기 딱 좋아 보였다.
이곳이 개선문 지상이다.
이제 다시 지하 통로를 통해 나오기는 개뿔, 밤이라 차가 별로 없어서 그냥 원형교차로를 대충 걸어서 건너 다니며 사진이나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