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 오스트리아/독일

잘츠부르크/뒤셀도르프/쾰른

by 돈 없는 음대생

일자: 20260130 - 20260203

장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 독일 뒤셀도르프 / 쾰른 (Austria Salzburg / Germany Düsseldorf / Köln)

교통: Deutsche Bahn, Eurostar

일정: 연주 / 시내 구경 / 미술관 관람 / 박물관 관람


빈에서 친구의 졸업시험이 끝나고 다음날 새벽부터 독일의 겔던(Geldern)으로 떠났다.

원래 끊은 기차표대로라면 널널하게 11시 반쯤 출발해서 독일 파사우(Passau)를 거쳐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올라가야 했지만, 역시나 Deutsche Bahn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출발 3주 전쯤 갑자기 메일이 하나 날아왔는데, 타고 가는 모든 기차가 전부 변경되었으니 아무거나 타란다.

그래서 빈 중앙역에 있는 ÖBB에 가서 물어봤더니, 아무거나 타도되고, 일찍 가도 되고, 경로 상관없이 알아서 가란다.

그래서 잘츠부르크를 거쳐 뮌헨을 지나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돌아가면 2시간 정도 더 걸리기 때문에, 일찍 출발했다.

9시간이나 11시간이나 뭐 그게 그거지 하면서 출발했다.


6시 반에 출발해서 9시 정각에 잘츠부르크에 도착했다.

어차피 갈아탈 다음 기차 중 제일 빠른 게 9시 52분이었고, 나는 10분 정도 더 일찍 뮌헨에 도착하는 10시 기차를 타기로 결정했다.


잘츠부르크에 5개월 만에 다시 왔다.

시내를 재빠르게 둘러보고, Fürst에서 모차르트쿠겔이나 사가려고 했다.

가게는 9시 반에 열어서, 시내를 30분 정도 대충 둘러보고 (어차피 캐리어 끌고 돌바닥 돌아다니기는 힘드니까 잘차흐 강만 보고 돌아오고), 미라벨 정원 앞에 있는 가게로 9시 반에 도착하는 계획이었다.


그렇게 중앙역에서 버스를 타고 잘차흐 강 앞에서 내렸다.

5개월 동안 달라진 게 없다.

다만 비수기여서 사람이 없다는 것이 유일한 차이점이었다.

20260130_090924.jpg 멀리 보이는 호엔잘츠부르크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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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30_090939.jpg 멀리 현대미술관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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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Makartsteg에서 잘차흐 강을 양 옆으로 보기만 하니 5분도 안 지나서 끝났다.

그래서 Getreidegasse 까지만 들어가보기로 했다.

Getreidegasse가 시작하는 지점에 Heinrich Ignaz Biber의 집이 있다.

이틀 뒤에 있을 연주에서 프로그램을 짜다가 길이가 너무 길어져서 Biber의 Passacaglia를 뺐다.

빼버린 게 미안해서 살던 집이라도 한번 더 보러 왔다.

20260130_091441(1).jpg Getreidegasse
20260130_091503.jpg 여기도 곰돌이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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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벨 정원으로 돌아가기 전에 Cafe Habakuk은 9시에 연다고 해서 잠시 들러보았다.

물론 진짜 오리지널 모차르트쿠겔은 Fürst꺼지만 잘츠부르크 공식 사이트에서는 Habakuk꺼도 인정해주고 있다.

느낌상 광고와 상술 같지만, 그래도 여기는 10센트 정도 더 저렴하다.

비교를 해볼 겸 해서 하나 사보았다.

20260130_091909.jpg 가는 길에 만난 트라클 시. 시내 여기저기에 트라클의 시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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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30_092258.jpg 다음에 가면 여기서 Nockerl이나 먹어봐야겠다.

적당히 Habakuk을 구경하고 미라벨 정원으로 돌아왔다.

Fürst 바로 앞 신호등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9시 29분에 가게 문이 열렸다.

바로 들어가서 사서 나왔다.


나와서 시간이 좀 남아서 미라벨 정원이나 구경하러 들어갔다.

그런데 겨울이라 당연하게도 꽃은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전부 막혀있었다.

덕분에 관광객 한 명 없는 미라벨 정원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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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차를 타러 돌아와서 뮌헨으로 향했다.

20260130_095047.jpg 잘츠부르크 중앙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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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30_103354(0).jpg 기차를 타고 가는데 눈밭이다.

뮌헨에서 기차를 갈아타는 동안, 또다시 맥도날드로 갔다.

1월 30일이어서 아직 맥너겟 쿠폰이 유효했다.

시간이 없어 사서 들고 기차로 뛰었다.

기차는 루프트한자 연계 기차여서 좌석이 거의 꽉 차있었다.

겨우 빈자리를 찾아 앉아서 뒤셀도르프 까지 간 후, 또 기차를 갈아타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토요일 하루 종일 연습과 리허설을 하고, 일요일에 연주를 했다.

연주는 바로크에 관한 연주였는데, 해설도 준비했다.

아는 척하기 시리즈에서 다뤘던 내용들을 적당히 짜깁기 하고, 이것저것 자료 준비를 해서 얼렁뚱땅 끝냈다.

악기를 잡았다 마이크를 잡았다 기계를 잡았다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분명 순수 연주시간 60분에 해설 25분으로 맞췄는데, 1시간 50분이 지나있었다.


원래는 월요일에 집으로 돌아가는 표를 샀었는데, 연주 끝나고 교회에서 녹음을 좀 하기 위해 화요일로 미뤘다.

그나마 울림이 좀 좋은 교회에서 월요일 하루 종일 녹음을 하고 화요일에 집으로 돌아왔다.


화요일 오전 늦게 뒤셀도르프로 출발했다.

기차는 쾰른에서 저녁 6시 40분이었지만, 뒤셀도르프에 들러서 K20 미술관을 보러 갔다.

12월과 1월 초에 3번이나 가려고 시도했지만, 번번이 여러 가지 사건사고로 인해 가지 못했었다.

이번에도 못 가면 특별전시가 끝나기 때문에, 돌아가는 기차를 하루 미루기도 했다.


그렇게 12년을 뒤셀도르프 살 때는 K20는 거들떠도 안 봤었다.

2012년에 잘 생각해 보니 존 케이지 탄생 100주년 기념 연주를 하러 갔었던 기억만 난다.

그리고 2023년인지 2024년에 뒤셀도르프 미술관 투어를 할 때 갔었다.

학생 할인이 나이제한이 있었는데, 며칠 차이로 가능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특별전시를 교체 중이어서 없었고, 상설전시만 보고 왔었다.


이번에는 Queere Moderne라는 특별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대충 정보를 찾아보니 1900-1950년대에 있었던 퀴어 작품 (혹은 퀴어 작가)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혀 관심이 있는 분야가 아닌데도 신기하게 관심이 갔다.

특별전시만 보려고 입장료를 다 내기가 좀 그랬는데 어느새 나이제한이 사라졌다.

20260203_132401.jpg K20 외관

생각보다 내용이 괜찮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가 아는 작가들이 퀴어였다.

그래서 더 괜찮았다고 생각이 든다.

여느 미술관에서도 보던 사람들이어서 그런 것 같다.


나와서 시간을 보니 약간 애매했다.

원래 계획은 늦어도 3시쯤 나와서 슈만 박물관을 가는 것이었다.

이놈의 슈만 박물관도 오픈할 거라는 말만 있고 3년을 질질 끌었다.

드디어 열었길래, 이제 가보나 했는데, K20에서 상설전시를 괜히 들어갔다가 발이 묶였다.

상설전시니까 똑같겠지 하고 나가려다, 그래도 돈 내고 들어왔는데 특별전시만 보고 나가기에는 아쉬워서, 재빠르게 한 바퀴 돌고 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새로 걸린 작품들이 있었다.

게다가 안쪽 방 두 개가 공사가 끝나 또 새로 전시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하게 더 늦게 나왔다.


나왔더니 3시 40분이었는데, 슈만 박물관은 5시까지였다.

그리고 계획은 기차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 4시 40분 기차를 타러 가는 것이었다.

계획대로라면 30분 정도밖에 구경을 못하는데 4유로씩이나 내고 들어가서 다 못 보고 나오거나 대충 보고 나오면 열이 받을 것 같았다. 게다가 툭하면 문을 닫아서 또 언제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는 박물관이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4월에 올 때 들려야겠다 하고 맨날 가는 감자튀김 집 Fritten Piet으로 갔다.

Spezial 소스가 말도 안 되게 비싸진 이후로 여러 가지 다른 소스들을 실험 중이었는데, 이번에 Joppie소스는 괜찮았다. 사무라이 소스는 맛대가리 없었는데, 요피 소스는 카레가루도 들어가고 나름 달달하고 괜찮았다.

20260203_154943.jpg 요피 소스와 감자튀김


대충 먹고 나왔는데 3시 55분이었다.

다시 한번 고민을 하다가 그냥 슈만 박물관으로 가기로 했다.

4시 58분 차를 타고 가던지, 놓치면 5시 40분 차를 타고 가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온갖 방법으로 불안함을 표시하면서 가기로 했다.


비도 오고 그래서 재빠르게 슈만 박물관으로 갔다.

그런데 4시부터는 해피아워라고 입장료가 무료란다.

감자튀김 안 먹고 왔으면 돈 내고 들어갈 뻔했다.

감자튀김 값을 벌었다.


열심히 꼼꼼하게 둘러보고 나왔는데 4시 45분이었다.

박물관 규모는 크지 않고 작은데, 그래서 그런지 이상한 자료들로 때웠다.

그런 것들은 그냥 동영상으로 대충 찍어놓고 집에 가서 봐야지 하고 나왔다.

20260203_160556.jpg 슈만 하우스

실제로 슈만이 뒤셀도르프에서 살았던 집이고, 맞은편 언저리 건물에는 하인리히 하이네가 살았던 건물이 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번에는 하이네 박물관이 공사 중이다.


빨리 트램을 타고 중앙역으로 갔다.

가는 길에 바그너의 베젠동크 가곡의 주인공인 마틸데 베젠동크(Mathilde Wesendonck)가 살았던 집이 보였다. 이런 건 신기할 정도로 바로 눈에 띈다.

20260203_164127.jpg 베젠동크 동판
20260203_164201.jpg Schwanenmarkt 1번지의 마틸데 베젠동크가 살던 집


트램을 놓칠 뻔했는데 어떤 착한 아줌마가 문에 발을 끼워 넣고 잡아주셔서 어찌어찌 탈 수 있었다.

그렇게 중앙역에 도착했는데 기차가 갑자기 10분 늦게 온다는 것이다.

결국 기차는 30분 늦게 왔고, 6시가 다 되어서 쾰른에 도착했다.


쾰른 기차역에서 분말 스틱 커피를 사러 가는 중이었는데, 뭐가 엄청 시끄러웠다.

카니발이 2주 정도 남아서, 역 중간에 있는 통로에서 무대를 설치하고 각종 단체들에서 나와서 장기자랑을 하고 있었다.

시간도 여유가 있어서 구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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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3_180620.jpg 무슨무슨 단체에서 와서 춤추고 간다. 계속해서 무슨무슨 단체들이 등장한다.

스틱 커피나 사고 가려고 Rossmann에 들어왔는데 여기서도 뭐 이상한 걸 팔고 있다.

20260203_180924.jpg 요즘은 여기저기 개나 소나 다 한국 제품인지 짝퉁인지를 판다.

기차는 평소와는 다르게 20분이나 일찍 와서, 한참 기다리지 않고 바로 기차에 들어갈 수 있었다.

Eurostar 답게 크게 늦어지는 것 없이 파리로 돌아왔다.

이렇게 12일 동안의 오스트리아 빈, 잘츠부르크, 독일 뒤셀도르프, 쾰른 일정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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