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 도시 공간
장소: Opéra Garnier
일정: [Opéra national de Paris] Jacques Offenbach - Les Brigands 관람
가격: 0€
방문일자: 2025년 6월 26일
학교에서는 대략 분기별로 Opéra de Paris 공연 무료 티켓을 신청하면 주는데, 아직도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자세한 원리는 잘 모르겠다. 5-6개의 공연이랑 각각 6개 정도의 날짜가 뜨는데, 선착순은 또 아닌 것 같다.
솔직히 바스티유 오페라는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오페라 가르니에 위주로 신청하곤 했다. 맨 처음엔 학교 메일 시스템에 등록이 안 되어 있어서 못 신청했고, 두 번째는 드뷔시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를 바스티유 오페라에서 봤었다.
가르니에에서는 보통 바로크 작품이나 발레를 주로 하고, 나머지 일반 오페라들은 바스티유에서 한다. 그런데 이번 분기에는 바로크 작품은 없고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하나만 가르니에에서 있었다. 이번에는 가르니에만 집중해서 신청하고, 혹시 안 될까 봐 바스티유에서 하는 오페라를 아무거나 하나 신청했는데, 이상하게 둘 다 됐다. 다른 오페라는 안타깝게도 다른 일정이 생겨서 가지 못했다.
드뷔시 때 오케스트라 수준이 정말 처참했기에, 이번 오페라에는 아무 기대 없이 건물 구경이나 하러 갔다. 어차피 이번 오페라의 목적은 오페라가 아니라 오페라 가르니에 그 자체였으니 상관없었다. 나비고 패스가 있으면 가르니에 투어를 할인받을 수 있는데, 굳이 돈 내고 들어가고 싶지는 않아서 안 가고 기다렸는데, 드디어 때가 된 것이다.
메트로를 타고 오페라 역에서 내려서 밖으로 나왔다. 전면부는 아직도 공사 중이다. 아예 그냥 통째로 광고판을 만들어놨다.
공연 시작 45분 전에는 도착해서 표를 찾으라는 협박 아닌 협박이 있었기에 45분 전에 도착해서 표를 찾았다. 근데 들어가는 입구를 못 찾아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난리도 아니었다. 직원놈들은 물어보면 서로 반대편으로 보내고. 역시 괜히 바게트 놈들이 아니다.
겨우 들어가서 다들 하는 내부 사진 찍기를 했다. 계단에서도 찍고, 올라가서도 찍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다 돌아다녔다. 안타깝게도 지하는 막혀있었다.
6년전에 와서 못 본 '오페라의 유령' 좌석으로 갔다. 사진 한 번 찍어주고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을 본떠 만든 Grand foyer도 대충 또 사진 찍어주고 나왔다.
내 좌석은 역시나 꼭대기 층이었다. 좁기도 좁은데, 바닥이 경사가 있다. 잘못하면 경사 때문에 의자가 넘어가서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으로 그 방에는 나 포함 딱 2명만 있었다.
오페라 보러 온 걸 친구한테 자랑했더니, 자기가 오늘 자막 담당이라고 한다.
그나마 샤갈이 그린 천장화를 제일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다고 위안하면서 공연을 봤다. 솔직히 제목도 제대로 모르고 내용도 모르고 기대도 없이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연주도 크게 거슬리는 부분 없이 잘 진행되었다. 유일하게 거슬리는 부분은 지휘자였는데, 그건 지휘 스타일 문제라 어쩔 수 없다.
쉬는 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왔다. 바스티유에서는 쉬는 시간에 나와서 좀 편한 자리로 갈려고 하면 직원들이 절대 못 가게 막았는데, 여기는 크게 제지가 없었다. 그래서 정 중앙 좌석 쪽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구경하고 사진 찍었다. 어차피 그쪽에는 빈 좌석이 없기 때문에, 자리를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구경만 하고 다시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다 올라갔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이 시작되었다. 딱 한 번, 처음 인사를 할 때 사진을 찍고 바로 나왔는데, 꼭대기 층이라서 내려오니 이미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계단은 결국 못 찍었다.
그렇게 오페라를 나와 카라얀에 따르면 파리 오페라 공연을 마치고 마리아 칼라스가 맨날 가던 카페 겸 바 겸 식당 'Café de la Paix'를 또다시 눈으로만 즐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3막의 오페라 부프(Opéra-bouffe)
제1부
제1막
반권위주의적이고 영리하며, 화려하면서도 무뢰한 성격의 팔사카파(Falsacappa)는 개성 넘치는 도적단을 이끄는 두목이다. 이들은 양심의 가책 없이 도둑질과 약탈, 거짓말을 일삼는다. 주변의 위선을 비웃으며 그 기득권층을 골탕 먹이는 것이 이들의 특기다. 팔사카파는 변장과 여장술을 즐기는데, 극의 시작과 함께 너무 경건해서 오히려 수상쩍은 수녀로 변신해 동료들을 즐겁게 한다. 도적단의 여성들은 순진하게 이 은둔녀를 따르는 수줍은 소녀 역할을 맡아 차례로 극중극에 합류한다. 이 역할극은 카리스마 넘치는 우상, 팔사카파를 향한 즐거운 찬사로 정점에 달한다.
그러나 축제는 짧게 끝난다. 팔사카파는 보잘것없는 수익과 배고픔, 피로에 지쳐 불만이 쌓인 도적들과 대면한다. 동료들의 항의에 밀린 팔사카파는 다음 날까지 모두를 부자로 만들어 줄 건수를 찾아내겠다고 딸의 목숨을 걸고 (지나치게 가볍게) 맹세한다. 도적들은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24시간 안에 주머니에 돈이 가득 차지 않으면 팔사카파와 그의 딸을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이때 팔사카파의 딸 피오렐라(Fiorella)가 적절한 순간에 등장한다. 용감하고 영리한 피오렐라는 조직의 브레인이자 마스코트다. 남녀 도적 모두 그녀를 우러러본다. 팔사카파는 딸과 단둘이 남게 되자, 방금 한 위험한 약속을 숨긴 채 도적단의 분노를 잠재우고 돈을 벌 수 있는 전략을 짜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피오렐라는 더 이상 아버지의 사업에 엮이고 싶지 않다. 최근 약탈했던 프라고레토(Fragoletto)라는 청년과 눈이 마주친 이후, 그녀의 마음속엔 망설임과 가책이 싹텄기 때문이다. 그녀는 정직하게 살며 프라고레토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평범한 삶을 꿈꾼다. 팔사카파는 절망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딸이 자신을 버리다니, 그것도 겨우 일부일처제의 소시민적 결혼 생활을 위해서라니! 팔사카파가 딸을 설득하려던 찰나, 도적들이 납치해 온 한 남자를 끌고 요란하게 등장한다. 그 남자는 다름 아닌 프라고레토였다. 그는 피오렐라에게 청혼하기 위해 제 발로 찾아왔다고 선언한다.
지난날 도적들이 자신을 털 때, 프라고레토는 피오렐라의 시선을 느끼고 첫눈에 반했다. 피오렐라만 동의한다면 그는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 한다. 딸의 열광에도 불구하고 팔사카파는 이 결합을 반대한다. 정직한 사위라니, 딸의 신랑감으로는 함량 미달이다. 그러자 프라고레토는 도적단에 가입하겠다고 제안한다. 팔사카파는 프라고레토를 시험하기 위해 그를 현장으로 데려가고, 피오렐라는 피에트로(Pietro)와 남겨진다. 피에트로가 무료함을 달래려 유명한 강도 이야기를 들려줄 때, 화려한 옷차림의 젊은이 만투아(Mantoue) 왕자가 나타난다. 길을 잃은 왕자가 피에트로와 피오렐라에게 길을 묻자, 왕자의 비싼 옷에 눈독을 들인 피에트로는 피오렐라에게 왕자를 붙잡아두라고 속삭인 뒤 동료들을 부르러 사라진다. 피오렐라는 왕자의 매력에 흔들리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껴 그에게 어서 도망치라고 권한다. 팔사카파가 돌아왔을 때 왕자는 이미 탈출한 뒤였다. 팔사카파는 딸의 관대함에 경악하지만, 피오렐라는 다음 기회에 반드시 만회하겠다고 약속한다. 곧이어 프라고레토와 도적들이 복귀한다.
이들은 기마 전령을 잡아낸 프라고레토의 대담함을 축하한다. 전령의 가방에서는 그레나다(Grenade) 공주와 만투아 왕자의 결혼을 알리는 편지가 발견된다. 이 결혼을 기점으로 스페인 귀족을 수행하는 대사에게 300만 프랑이 전달될 예정이다. 가방 안에서 공주의 초상화를 발견한 팔사카파는 그것을 딸 피오렐라의 사진으로 바꿔치기한 뒤 전령을 보내준다. 팔사카파는 조만간 모두를 부자로 만들어 줄 '세기의 작전'을 찾았다며 승리를 선언한다. 작전 실행 전, 그는 프라고레토의 입단을 축하하는 성대한 잔치를 허락한다. 축제는 늘 사건 현장에 너무 늦게 도착하기로 유명한 헌병대의 등장으로 잠시 중단되지만, 그들의 요란한 군화 소리 덕분에 도적들은 미리 대피한다.
제2부
제2막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경에 위치한 피포(Pipo)의 호텔에서는 왕실 결혼을 위해 머무를 사절단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하다. 이때 구걸하는 거지 두 명이 나타나고, 이어 셋, 넷, 다섯 계속 늘어나더니 급기야 호텔은 거지 떼에게 점령당한다. 예상대로 이들은 변장한 도적들이다. 이들은 피포와 그의 가족, 호텔 직원들을 감금한다. 팔사카파는 도적들에게 목표를 상기시킨다. 바로 만투아로 가서 스페인 측에 전달될 300만 프랑을 가로채는 것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그레나다 공주로 변장할 피오렐라다. 팔사카파는 딸에게 지난번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협조를 구하고, 피오렐라는 프라고레토와 정식으로 결혼시켜준다는 조건으로 수락한다. 팔사카파가 동의하자마자 두 연인은 피에트로를 공증인 삼아 결혼 계약 역할극을 벌이며 즐거워한다.
호텔 곳곳에 도적들이 배치되고, 팔사카파와 남은 피에트로는 작전이 너무 복잡하다며 걱정한다. 팔사카파는 그를 안심시킨다. "우리가 요리사로 변장해 만투아 사절단을 맞이하고, 다시 만투아 사절단으로 변장해 그레나다 사절단을 맞이한 다음, 최종적으로 그레나다 사절단이 되어 만투아 궁정에서 300만을 받으면 끝이다. 이보다 간단할 순 없다!" 프라고레토가 앞치마와 요리사 모자를 가져오고, 세 사람은 요리사로 변장한다.
이들이 복장에 만족하며 상황극을 벌이던 중, 숨을 헐떡이며 달려온 도적이 사절단의 도착을 알린다. 캄포타소(Campotasso) 남작이 이끄는 이탈리아 사절단과 헌병대장이 도착한다. 요리사로 변장한 팔사카파와 동료들은 앞치마 아래로 삐져나온 권총과 단검 때문에 정체가 탄로 날 뻔하지만, 근처에 흉악한 도적 팔사카파가 출몰한다는 소문 때문에 호신용 무기를 지닌 것이라며 위기를 넘긴다. 캄포타소 남작은 팔사카파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무시하고, 헌병대장은 두려울 것 없다며 허세를 부린다. 팔사카파는 자존심 상해하며 발끈하려 하지만, 그레나다 사절단이 도착했다는 신호에 멈춘다.
도적들은 이탈리아인들과 헌병대를 지하실에 가둘 시간도 부족한 상황에서 스페인 사절단을 맞이한다. 글로리아 카시스(Gloria-Cassis) 백작과 그레나다 공주, 시종 아돌프(Adolphe), 가정교사는 썰렁한 호텔 접대에 불쾌해한다. 이때 프라고레토가 호텔 접수원으로, 팔사카파가 헌병대장으로 변장해 나타난다. 팔사카파는 다시 한번 근처에 팔사카파라는 무시무시한 도적이 있다며 겁을 주고, 엉터리 헌병 복장을 한 도적들이 우스꽝스러운 군사 행진을 벌이자 스페인 사람들은 당황한다. 뒤늦게 나타난 피에트로는 요리사 옷에서 남작의 옷으로 갈아입은 것을 깜빡하고 잠시 주방장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피오렐라와 프라고레토는 서로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못하고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팔사카파는 스페인 사절단을 가두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서두르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오후 2시밖에 안 되었다며 방에 들어가길 거부한다. 도적들이 위협적으로 변하며 정체를 드러내고 총을 겨누자 스페인 사람들은 공포에 질린다. 이때 지하실에서 탈출한 캄포타소가 나타나 자유를 약속하지만, 함께 온 헌병들은 이미 샴페인에 취해 비틀거린다. "이제 300만을 받으러 가자!" 도적들의 환호성과 함께 막이 내린다.
제3막
만투아 왕자는 산 아페리티보(San Aperitivo) 수녀원의 수도자들과 궁정 여인들, 특히 자신의 결혼을 아쉬워하는 공작부인 및 후작부인과 함께 총각 파티를 즐기고 있다. 흥겨운 분위기는 예산부 장관의 등장으로 끊긴다. 장관은 왕자에게 스페인 측에 줄 300만 프랑이 충분하다고 안심시키지만, 혼자 남게 되자 공금을 횡령해 금고가 텅 비었다고 고백한다. 이때 스페인 사절단으로 변장한 도적들이 요란하게 입성한다. 공주로 변장한 피오렐라와 만투아 왕자는 서로를 알아본다.
두 사람은 막간 전의 만남을 기억해 내지만, 피오렐라는 의심하는 왕자에게 자신들은 처음 보는 사이라며 스페인 사람인 척 연기한다. 그사이 피에트로는 자신이 맡은 역할이 가정교사라는 사실을 잊고 남작 행세를 하며, 도적들은 만투아 부자들의 시계를 훔치느라 정신이 없다. 도적들은 매복하며 두목에게 300만을 챙기지 못하면 죽음뿐임을 상기시킨다. 혼자 남은 예산부 장관은 팔사카파에게 스페인 정부로 갈 300만 프랑 대신, 개인 주머니에 넣어줄 현금 뭉치를 제안하며 매수를 시도한다. 그러나 팔사카파는 300만을 고집한다. 장관은 팔사카파를 청렴한 인물로 오해하고 결국 금고가 비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매복하던 도적들과 팔사카파가 장관에게 달려들고, 그녀의 비명에 왕자와 궁정 사람들이 몰려나온다. 소란스러운 와중에 지하실에서 탈출한 진짜 그레나다 사절단이 들이닥치며 도적들의 정체가 탄로 난다. 피오렐라는 도적들과 왕자 사이를 가로막으며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이전에 왕자를 구해준 일을 상기시킨다. 감동한 왕자는 도적들을 사면한다. 또한 팔사카파의 비범한 사기 능력과 부정직함에 깊은 인상을 받은 왕자는 그를 정부 관료로 영입하며 극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