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 교회와 성당
장소: [근교] Château de Versailles
일정: [Centre de Musique Baroque de Versailles] Vêpres à Sainte-Anne-d'Auray 관람
가격: 0€
방문일자: 2026년 3월 12일
프랑스에 오기 전부터 알던 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파리에 살게 된 이후로 루이를 좀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파리 근교에 있는 루이네 집에 놀러 갔다.
14살 루이는, 어릴 때 파리에서 살다가 도심 생활이 답답해져서 베르사유로 이사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나름 자수성가를 한 덕분에 금수저 루이는 결국 베르사유에 큰 집을 지었다고 한다.
집 안에는 방도 많고, 거울도 많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음악감상실 겸 기도실을 구경하기로 했다.
사실은 아는 척 하기 시리즈를 다 써놓고 사진 자료들을 찾다가, 사진들이 맘에 안 들어서 직접 발로 뛰기로 결정했다.
세상이 좋아져서, 검색 몇 번만 하면 내 모든 정보가 털린다.
Chapelle royale에 대해 약간 찾았는데, 여기에서의 연주가 광고로 떴다.
11월부터 6월까지 목요일에 베르사유 궁전에 있는 예배당에서 연주가 열리는데, 무료라는 것이다.
11월에도 광고를 보기는 했는데, 예약 방법을 몰라서 못 갔다.
정보라고 나오는거는, 연주는 무료고, 자리는 한정되어있다 정도였다.
1월 15일 몰리에르의 생일(로 추정되는 날)에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무료로 연극을 한다.
이때 한 번 당했던 기억이 있어서, 무턱대고 가기가 꺼려졌다.
4시간 전부터 그 추위에 줄을 서있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40분 전에 갔는데 못 들어갔던 것을 생각하면, 게다가 파리도 아니고 집에서 1시간 10분이나 떨어져있는 베르사유까지 가서 못 보고 오는 게 싫어서 안 갔었다.
게다가 예약하는 방법도 안 나와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예약 불가라고 쓰여있었다.
그 말인즉슨, 그냥 무식하게 일찍 가서 줄 서있다가 자리가 남으면 들어가는 거다.
그래서 그냥 무턱대고 가보았다.
1시간 반 전부터 줄을 서있기는 그래서 대성당을 대충 보고 들어왔더니 40분 전이었다.
이미 내 앞에는 15명 정도가 서있었다.
대충 줄을 서서 얘기를 들어보니, 크리스마스 시즌을 제외하고는 꽉 차는 일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바게트는 절대 믿으면 안된다.
어찌저찌 입장을 했다.
정확한 프로그램도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일반적으로 베르사유 궁전을 표를 끊고 들어오면, 이 왕궁 예배당은 못 들어간다.
위층의 입구 앞에는 바리게이트가 쳐져있고, 멀리서 대충 오르간만 보이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런데 밑으로 들어갈 수 있다니, 무조건 가야한다.
Chapelle royale로 입장이 시작되었고, 들어가자마자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어댔다.
그리고 연주를 구경했다.
아뿔싸. 좀 알아보고 왔어야 했는데...
꼬꼬마 합창단이다.
노트르담과 마찬가지로 꼬맹이 합창단이 베르사유에도 있다.
Les Pages라는 이름으로 되어있는 7-14세 꼬꼬마들 합창단이다.
베르사유 바로크 음악 센터(Centre de musique baroque de Versailles)는 애기 합창단, 꼬꼬마 합창단, 청소년 합창단, 젊은이 합창단으로 구성되어있다.
꼬꼬마 합창단이 이번에 Sainte Anne d'Auray라는 브레타뉴 지역 어디 꼬꼬마 합창단이랑 협업을 해서 여기 꼬맹이들도 왔다.
프로그램은 베르사유 다웠다.
루이 14세 당시 일을 했던 Marin Marais, Henry Du Mont, Marc-Antoine Charpentier, Guillaume Gabriel Nivers의 곡이 주를 이뤘다.
특히나 쁘띠 모테트 위주로 구성이 되었다.
쁘띠 모테트는 왕궁의 음악보다는 노트르담 같은 성당에서의 전례 음악에 더 가깝지만, 악기가 없는 연주에서는 쁘띠 모테트가 좋은 선택지다.
Altertim 문화에 맞게 오르간과 합창이 주고받는 식으로 구성을 했다.
물론 오르간이 전례에 맞게 성가를 연주해야하지만, 연주 특성상 성가 대신 일반 기악곡으로 대체되었다.
처음에는 Marais의 Suite를 오르간이, Foecunda radix Isai의 verset을 합창이 서로 한 번씩 주고받고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Charpentier의 Sicut spina rasam genuit H.309, Nivers의 Veni in hortum, 다시 Charpentier의 Gaude Felix Anna H.315, Nivers의 Laetare Mater, Charpentier의 Salve Regina des Jésuites H.27을 합창과 독창이 번갈아 연주했다.
지루해질 때쯤 Marais의 Suite가 다시 오르간으로 연주되었고 이어서 Daniel Danielis의 Caeli rores와 Adora te mea spes를 불렀다.
곡들이 정말 짧아 여기까지가 25분이 걸렸다.
이어서 Du Mont의 Magnificat와 Marais의 Suite가 번갈아 연주되었고 마지막에는 Purcell의 Voluntary in G가 연주되었다.
마지막 합창곡으로는 Danielis의 Jesu mi transfige가 불려졌다.
이렇게 45분의 연주가 끝나고, 앵콜로 앞에 나왔던 곡을 다시 불렀다.
다른 동네 꼬꼬마들은 마지막 곡과 앵콜곡만 같이 불렀다.
독창을 한 애는 여기 청소년 합창단을 졸업한 애였다.
꼬꼬마 합창단 중에 한 명은 넘돌이였다.
전체적으로 꼬꼬마 합창단 치고는 잘했다.
마지막 곡부터 다른 동네 꼬꼬마들이 추가되니, 머리수가 많아져서 훨씬 듣기 좋아졌다.
애초에 음악을 듣겠다고 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상관이 없었다.
베르사유 바로크 음악 센터가 당시 음악을 복원하고 연구하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곡들이 찾아도 정보가 없는 곳들이 많다.
바게트 종특인거 같은데, 이놈들은 자료를 찾고 연구하고서는 공개를 안하고 지들만 알고 숨겨둔다.
연주가 끝나고 가능한 선에서 빠르게 내부를 찍고 나왔다.
베르사유 궁전은 원래 5시반에 문을 닫는다.
연주는 5시반부터 시작이었고, 끝나고나니 연주를 보러 온 사람들 말고는 그 많던 관광객이 전부 없었다.
덕분에 기분 좋게 해 질 녘 루이네 집을 겉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덕분에 무료로 루이네에서 음악감상을 하고 왔다.
루이네 창고는 무료인데 주말에만 열어서 나중에 창고보러 또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