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공간 / 박물관·미술관·전시 / 인물의 흔적
장소: Bibliothèque Sainte-Geneviève
일정: 도서관 방문 / L’image imprimée 전시 관람 / Le monde infini de Jean-Luc Parant 전시 관람
가격: 0€
방문일자: 2025년 7월 8일
인물: Erasmus
장소: 10 Place du Panthéon, 75005 Paris
분류: 거주지
며칠 전 파리 5구를 구경하다가, 고집불통 바게트의 강력한 저지로 결국 들어가지 못했던 성 쥬느비에브 도서관을 이번엔 꼭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입장이 불가능했던 이유는 도서관 카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장에서 바로 발급이 가능하다고 쓰여있는데도, 며칠 밖에 방치된 딱딱한 바게트처럼 융통성이라곤 없는 직원이 무조건 안 된다고 쫓아냈다.
구글 리뷰를 찾아보니, 이 ‘바게트’에 대한 악플이 많더라…
그래서 이번엔 온라인으로 미리 카드 발급 신청을 했다. 별건 아니고, 현장에서 작성할 개인정보를 미리 입력하는 정도다. 그러면 메일로 확인증이 오는데, 이걸 입장할 때 보여주면 바게트의 의심 가득한 눈초리와 함께 통과할 수 있다.
입장 후 구석에 있는 신규 등록 코너로 가서 차례를 기다리고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사진을 찍으면 드디어 카드 발급이 완료된다.
이제 바게트는 무시하고 당당히 도서관에 입장할 수 있다.
유일한 문제는 근처에 소르본 대학이 있어서 평소엔 입장 대기줄이 한 시간은 기본이라는 점.
다행히 지금은 방학이라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도서관 열람실로 올라가기 전에 입구 옆에서 진행 중인 작은 전시를 잠깐 봤다.
‘L’image imprimée’라는 제목의 전시로, 옛날에 인쇄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딱 도서관에서 할 법한, 소박하고 조용한 전시였다.
안쪽 방에는 이것저것 잡동사니처럼 보이는 전시물도 있었는데, 솔직히 이게 왜 도서관에 있을까 싶은 것들이었다.
이제 드디어 위층 열람실을 향해 올라갔다.
입구 바로 앞에는 또 하나의 특별전시가 있었다.
‘Le monde infini de Jean-Luc Parant’라는 제목의 전시로, 작가가 책 속에 넣은 삽화 몇 점을 전시해 놓은 정도였다.
도서관 내부는 정말 아름답지만, 바닥이 나무라서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삐걱삐걱 소리가 난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사진을 찍기엔 민폐가 될 것 같아 그냥 구경만 했다.
그래도 도서관까지 왔으니, 괜히 옆에 꽂힌 책을 하나 꺼내 읽는 척이라도 해봤다.
생각보다 보관된 책의 종류는 많지 않았다. 규모에 비해선 의외로 단출한 느낌이었다.
구경을 마치고 나와 보니 건물 한편에 명패가 달려 있었다
원래 이곳에는 1314년에 설립된 Montaigu 대학이 있었고,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가 1495-1496년에 이곳의 기숙사생이었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지나가다 아는 이름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바게트 덕분에 하루에 끝낼 일을 두 번 하게 됐지만, 덕분에 여유롭게 잘 구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