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안) 바쁜 일상 속 틈틈이 즐기는 문화생활
장소: (Eglise Saint-Louis-en-l'île)
일정: 교회 구경
장소: (Eglise Saint-Gervais)
일정: 교회 구경
장소: Lafayette Anticipations
일정: 전시 관람
장소: Musée Curie
일정: 박물관 관람
장소: (Eglise Saint Etienne du Mont)
일정: 교회 구경
장소: (Eglise Saint-Médard)
일정: 교회 구경
7월이다. 방학이다.
할 일 없이 집에서 뒹굴다가 즉흥적으로 밖으로 나갔다.
그냥 해가 떠서 나갔다.
나가면서 우연히 Lafayette Anticipations에서 전시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봤더니 예약을 해야 한다. 형식상의 예약이었는지, 당일 예약이 가능했다.
집에서 가기에는 애매한 위치에 있어서 그나마 제일 덜 걷는 버스를 택했다.
버스가 강을 건너기 전에 멈췄다.
시내에서 행사가 있다고 못 들어간단다.
이런, 덕분에 그냥 집에서 걸어가도 25분인데, 버스를 타고 중간까지 왔는데도 25분을 걸어야 한다.
입이 댓발 나와서 걷기 시작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동네를 걸었다.
생 루이 섬을 걸어서 통과했는데, 생각보다 이것저것 뭐가 많았다.
섬 어디서나 보이는 Eglise Saint-Louis-en-l'île 교회에 들어가 보았다. 마침 열려있었고, 내부는 기대 이상이었다.
나와보니 맞은편 건물에 샹송가수 Georges Moustaki가 살던 집이 보인다. 세계적으로는 덜 알려졌지만, 프랑스에서는 이브 몽탕이나 에디트 피아프에 견줄 만큼 유명한 가수다.
열심히 계속 걸어가다 한국전쟁에 참여한 유엔군 소속 프랑스인들을 기리는 설치물이 나왔다.
지구를 한 바퀴 돌 기세로 걷다 보니 Eglise Saint-Gervais라는 교회가 나왔다.
교회 문이 열려 있으면,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
언제 문이 열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구조는 독특했지만, 내부는 절반 정도 보수공사 중이었다.
특이한 점으로는 현대 예술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중간중간 섞여있었다는 것이다.
신구의 조화가 나름 괜찮았다.
교회를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나왔다.
맞은편에는 파리 시청이 있었다. 재밌어 보이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파리 시청이니 당연히 예약을 해야겠지. 역시나 꽉 찼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원래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름이 Lafayette 어쩌고저쩌고여서 백화점 Galeries Lafayettes랑 관련이 있나 했더니, 잘 모르겠다.
그냥 전시장이다.
Mark Leckey의 As above so below라는 제목으로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분위기는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몇몇 괜찮은 아이디어의 작품이 있었다.
나와서 BHV Marais 백화점에 들렀다.
지나가는 길에 한류 관련 광고를 엄청 해놓아서 가보았는데, 식품, 뷰티 등등 몇 가지를 팝업스토어처럼 꼭대기 층에 만들어 놓았다.
집으로 돌아오려다 갑자기 우리에게는 퀴리부인으로 친숙한 퀴리 박물관이 떠올랐다. 매일 영업하지 않는 녀석이라, 가려고 할 때마다 닫혀 있곤 했다.
마침 열었길래 무작정 갔다.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라듐이었고, 당연하게도 실험 때 쓰던 도구들이 있다. 안쪽에는 퀴리의 작업실이 있었다.
전시의 마지막은 암 관련 전시로 퀴리의 생에를 마무리하는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집까지 가는 대중교통이 없어서 걸어가야 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동안 저장해 놓았던 곳들을 돌아다니면서 집으로 가기로 했다.
제일 먼저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 나온 에밀리의 집을 갔다.
뭐 건물 하나 서있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 뒤로는 팡테온이 있다. 팡테온은 패스해 주고 옆의 성 쥬느비에브 도서관과 앞의 Eglise Saint Etienne du Mont 교회를 가보기로 했다.
도서관은 회원카드가 없다고 쫓겨났다.
치사한 바게트에 분노하며 교회로 향했다.
교회로 가는 길에 작곡가 Maurice Duruflé가 살던 집을 봐주고, 교회로 들어갔다.
길을 걸어가다 우연히 마주치는 교회들은 대부분 아무 기대 없이 들어가게 되는데, 또 한 번 놀랐다.
처음 보는 특이한 구조의 교회였다.
이 교회는 루이 13세 때 완공되었는데, 과학자 블레즈 파스칼 (기압의 단위 파스칼)과 극작가 장 라신이 묻혀있다. 또한 성 쥬느비에브의 유해도 있다.
교회 한쪽에는 그림이 그려진 17세기 창문의 방이 있는데, 무개념 아줌마 덕분에 제대로 보지 못했다. 다행히도 크게 관심은 없었다. 하루 종일 걸어 다녀서 지치기도 했다.
나와서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시인 폴 베를렌이 살던 집을 발견했고, 집 근처에 다 와서는 나름 유명한 스트리트아티스트 Seth의 벽화도 발견했다.
오가다가 쳐다만 보았던 Eglise Saint-Médard가 열려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무슨 교회의 날인가 싶었다.
또 예상치 못한 발견을 했다.
이 교회에서는 작곡가이자 루이 14세의 왕의 실내악단 출신 Marin Marais가 세례를 받았다.
교회 바로 앞은 Georges Moustaki에게 헌정된 Georges Moustaki 광장이다.
작은 내용들로 알차게 즐긴 산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