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음대생의 31일간의 여행기 (5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일하는 김에 놀러 다니기

by 돈 없는 음대생

일정 요약


8월 6일

잘츠부르크 (Salzburg)

카드: Salzburg Card 48h

교통: Monatsticket Region Salzburg+Nord

숙소: St. Virgil

일정: 헬부른 궁전 / 동물원 / 미술관 / 갤러리 / 카푸치너베르크


8월 7일

잘츠부르크 (Salzburg) + 독일 (Untersberg - Berchtesgadener Land)

카드: Salzburg Card 48h

교통: Monatsticket Region Salzburg+Nord

숙소: St. Virgil

일정: 운터스베르크 / 쉘렌베르크 얼음동굴 / 미술관 / 박물관 / 잘차흐 강 배 투어


8월 8일

잘츠부르크 (Salzburg)

카드: Salzburg Card 48h

교통: Monatsticket Region Salzburg+Nord

숙소: St. Virgil

일정: 박물관 / 연주



12일 차 (8월 6일)


잘츠부르크 카드


2일 동안 리허설이 없다.

신나게 놀면 된다.


잘츠부르크를 여러 번 왔지만, 헬부른 궁전과 운터스베르크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잘츠부르크 카드를 48시간짜리로 구매하고, 헬부른 궁전 중심으로 하루, 운터스베르크 중심으로 하루를 계획했다.



헬부른 궁전


헬부른 궁전이 오전 10시부터 열기 때문에 9시 40분쯤 도착했다.


티켓 판매소에서 잘츠부르크 카드를 사려고 했지만, 이제는 온라인 구매만 가능하단다.

온라인 구매 후 카드를 스캔하고 Wasserspiele 티켓을 받아 입장할 수 있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9시 45분, Wasserspiele 티켓을 시작으로 48시간이 시작되었다.


헬부른 궁전이 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구글 리뷰에 '아이들과 함께 가서 놀기 좋았어요, 물 나오는 게 인상적이에요' 따위 리뷰만 대충 보고 갔는데, 그게 실수였다.


Wasserspiele는 매 15분마다 정해진 시간에 단체로 입장을 한다.

나는 사진 찍고 구경할 때 방해받기 싫어서 제일 먼저 입장해서 자유를 만끽 중이었는데, 갑자기 바닥에서 물이 뿜어져 나왔다. 그 위에 있던 사람들은 다 젖었다. 이제야 시스템과 리뷰를 이해했다.


신발이 다 젖는 것만 빼면 나름 재밌었다.

그 당시 기술로 이런 것을 만들었다는 것도 놀랍고, 아직도 작동한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온갖곳에서 물이 나온다

성 안에는 귀족들이 잘 먹고 잘 살던 역사가 전시되어 있었다.

적당히 보고 나왔다.

헬부른 궁전


여기에도 도레미 관련 뭔가가 있어 찾아갔더니, 단체 소풍 온 탕후루 친구들이 사진을 찍느라 비켜주지 않는다.

사운드 오브 뮤직 파빌리온 하나를 겨우 찍고, 정원으로 향했다.

정원에 설치미술 작품이 10개 정도 있다고 안내책자에 쓰여있었지만, 6개밖에 발견하지 못했다.

사운드 오브 뮤직 파빌리온. 이게 뭐라고 줄까지 서서 찍는지...

민속박물관과 전망대


정원을 보고 위쪽 민속박물관과 전망을 보기 위해 이동했다.

민속박물관 역시 잘츠부르크 카드로 무료입장 가능.

0층은 18, 19세기 스타일의 집, 1층은 물 관련 특별전시 (라고 쓰고 강, 물레방아, 호수 그림들이 전부다), 2층은 마스크·탈 관련 전시였다.

오래 있을만한 박물관은 아니었다.


박물관 뒤로 돌아 올라가면 뷰 포인트가 있다.

올라갔더니 두바이 초콜렛 친구들이 틱톡을 찍느라 비켜주지 않는다.

조금 기다렸다가, 틱톡에 특별 출연할 결심을 하고 경치를 구경했다.

헬부른 정원
민속박물관의 물 관련 특별전시 - 왼쪽은 볼프강 호수, 오른쪽은 비 오는 날의 잘츠부르크. 전시 거리가 정말 없었나보다.
뷰 포인트에서 바라본 헬부른 궁전과 정원

표지판을 따라 올라갔더니 바위와 돌로 만든 야외 공연장이 나왔다.

귀족 놈들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음악가들이 악기를 들고 산골짜기를 걸어와 연주했을 상상을 하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무대 위 음향을 체크해 보니 울림도 별로 없고, 왜 하필 이곳에 야외무대를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놈들도 ‘최초, 최대, 최고’ 엄청 좋아한다.

야외 공연장. 옆에 붙어 있는 명패에는 1617년 첫 음악연주가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금 더 올라가니 Watzmannblick 전망대가 나왔다.

잘츠부르크 동네 뒷산 대부분 (대략 2000m)이 보인다.

여기까지 올라올 만한 가치는 있다.

이리저리 요리죠리 봐도 나뭇가지가 시야에 걸린다. Watzmann 산, Untersberg 산 등을 바라보는 경치다.

잘츠부르크 동물원


내려오는 길에 잘츠부르크 동물원 표지판이 보여서, 가볍게 둘러보려고 동물원으로 향했다.

동물원 역시 잘츠부르크 카드로 무료입장 가능.


대부분의 직원들이 파업 중이다.

하필 와도 이런 날 오다니.

이런 90분 동안 겨우 두 번만 연주하는 심벌즈 같은 친구들.

돼지나 염소 같은 직원들은 열심히 나와서 앵벌이를 한다.

레오파드는 파업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 앞에서 그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린다.

동물 수에 비해 동물원 사이즈가 좀 커서, 걷기만 엄청 걷는다.

얘는 월급루팡 퓨마다.
쓸데없이 좋은 동물원 뷰

DomQuartier와 갤러리


시내로 나왔는데 배터리가 거의 다 떨어졌다.

분명 보조배터리를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열심히 충전만 해놓고 안 들고 나왔다.

중앙역에 있는 A&O Hostel까지 가기는 시간이 애매해서 모차르테움으로 갔다.

다닌 적은 없지만 그래도 이래저래 자주 갔던 곳이라, 능숙하게 올라가서 복도에서 충전을 시작했다.

가만히 있기가 심심해서 돌아다니다, 2층에 있는 휴게공간을 발견했다.

그곳에는 큰 테라스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미라벨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다.

모차르테움에서 보는 미라벨정원

어느 정도 충전을 마치고 DomQuartier Salzburg 박물관으로 향했다. 작년에 이미 다 봤지만, Tony Cragg의 특별전시 때문에 다시 들어갔다. 여기도 잘츠부르크 카드로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넓은 박물관에 특별전시가 세 개 진행 중이라 그 부분만 보고 나왔다. 들어간 지 40분 만에 나와서 직원들이 놀란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다시 들른 대성당 오르간 층도 한 바퀴 돌며 구경했다. 일요일에 대성당을 보고 온 스스로를 칭찬하며 나왔다.


Tony Cragg은 Thaddaeus Ropac에서 자주 보던 작가다. 이번 전시 역시 그곳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Tony Cragg의 Zeiten 전시

옆 건물로 이동하는 중간에 테라스가 하나 있고, 옆 건물로 들어가면 또 다른 특별전시 2개가 있다.

하나는 Face to Face. 초상화 위주의 전시다.

다른 하나는 잘츠부르크 대성당에 있던 카펫 전시다.

DomQuartier에서 내려다본 레지던츠 광장
오스트리아 제국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
원래 대성당에 걸려있던 카펫
대성당의 3단 오르간
작년 상설전시에서 못 봤던 새로운 작품

전에 기사에서 읽었던 여섯 개(혹은 다섯 개) 갤러리 중 하나인 Galerie Thomas Salis를 찾아갔다.

전시는 흥미로웠다. 르네상스 이전 작품 하나와, 비슷한 주제나 형태를 가진 근대·현대 작품을 짝지어 세트처럼 전시해 놨다. 규모는 작았지만 방식이 탁월했다. 중세의 호케투스와 리게티 György Ligeti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차례 듣는 느낌이었다.

Galerie Thomas Salis의 전시. 그림이 근현대 작품이고 그 옆에 사물이 옛날 작품이다

잘차흐 강에서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배 투어를 하기 위해 매표소로 갔다.

이놈들은 독일어로 물어보면 영어로만 대답한다.

6시 배를 달라고 하니 매진됐다며 없다 한다.

결국 다음날 6시 배를 예약하고, 잘츠부르크 카드를 스캔해 티켓으로 바꿨다.

이것도 무료다.



카푸치너베르크 (Kapuzinerberg)


갑자기 시간이 비어버려서 고민하다가 카푸치너베르크에 오르기로 했다.

매번 수도원까지만 올라갔다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끝까지 돌아보기로 했다.

올라가니 슈테판 츠바이크 (Stefan Zweig)의 동상이 있고, 또 모차르트 동상도 있다.

역시 이 도시는 모차르트로 먹고 산다. 그런데도 현대음악을 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드디어 귀족 놈들이 정신을 차렸나 싶다.


카푸치너 교회가 열려 있어서 구경을 하고 나와서, 동산 수준의 산을 타고 몇몇 뷰 포인트를 찾았다.

역시 구글은 믿을 게 못 된다. 올라가도 나뭇가지 사이로 겨우 뭐가 좀 보이는 정도다.

입구 쪽 계단 뷰 포인트와 수도원 옆 뷰 포인트만 봐도 충분하다.


호텔로 돌아와서 파스타와 재회했다.

카푸치너 교회
카푸치노 수도원 옆에 있는 Stefan Zweig과 모차르트 동상
아주 작게 멀리 겨우 보이는 호엔 잘츠부르크 성 뷰 포인트
그나마 8분 더 위로 올라가면 볼 수 있는 풍경
카푸치너 수도원 옆 전망대
잘차흐 강으로 내려가는 계단지옥

13일 차 (8월 7일)


운터스베르크 (Untersberg)


오늘은 운터스베르크로 향했다. 잘츠부르크 카드를 산 이유도 케이블카를 무료로 타기 위해서였다.

누군가 올라가다 한번 휘청하는 곳이 있다고 했는데 두 번이다. 이런.

운터스베르크 케이블카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정상인 Geiereck은 5분도 안 걸린다. 여기까지가 대부분 말 안 듣는 울보 꼬꼬마 친구들의 코스다. 씩씩한 꼬꼬마들의 코스는 여기서부터 20분 정도 더 걸리는 Salzburger Hochthron까지 간다. 길은 은근히 미끄럽고 평지도 아니다.

Geiereck에서 바라본 풍경. 옆에서 꼬꼬마 친구들이 울어재낀다.
Geiereck 해발 1806m
오늘의 루트
이 지역 돌산 거주자

운터스베르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주독일 바이에른주에 걸쳐 있는 산이다.

트레킹 코스는 독일 Marktschellenberg까지 이어지는데 6시간이나 걸린다.

마음 같아서는 Berchtesgadener Hochthron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가는데만 5시간이라 엄두가 안 났다.

대신 Salzburger Hochthron에서 1시간 반 거리에 있다는 독일에서 제일 큰 얼음동굴인 Schellenberger Eishöhle를 목표로 삼았다.


Salzburger Hochthron부터는 바위에 칠해진 오스트리아 국기를 따라가야 한다. 가끔 4족 보행도 해야 하고, 미끄러져 뒤로 넘어질 수도 있다.

Mittagsscharte까지 30분이라더니, 30분 뒤 표지판엔 또 30분이라고 쓰여 있다. 그러다 갑자기 절벽 터널과 끝없는 계단이 나오는데, 이게 바로 Thomas-Eder-Steig.

1930년대 토마스 에더가 절벽을 파내고 만든 계단이다.

구글 지도에 길이 없어서 정확한 확인은 안 되지만, 확실히 이곳부터는 독일이다.

이곳을 통과하고 나면 그나마 조금은 편한 길이 나오지만, 그래도 잠깐 방심하면 그대로 주님 곁으로 갈 것 같은 길이다.

Thomas Eder Steig의 시작 - 지옥의 시작
사람 다니는 길 맞다

쉘렌베르크 얼음동굴 (Schellenberger Eishöhle)


저런 곳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 가는 걸까 하고 쳐다보니 동굴로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있다.

내가 갈 길이다.

이제부터는 산양 똥을 따라가면 된다.

출입금지 표지판 앞에서 가이드를 기다렸다가 가이드와 함께 들어간다.

투어는 매 시간 정각. 헬멧과 손전등을 하나씩 들고 가이드를 따라 한 줄로 입장한다.


표는 현장에서 현금으로 사는데, 학생이라고 하니 확인도 안 하고 학생표로 준다.

기분 좋게 입장했는데 가이드가 말이 참 많다.

동굴 탐험 역사랑 최근 상황 얘기만 하다가, 살짝 내려가더니 끝이란다.

학생티켓 아니었으면 화가 많이 날 뻔했다.

구글 리뷰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더니.

누가 돈이 아깝다, 별로다라고 썼더니 엄청난 반박을 해놨던데, 그게 사실일 줄이야.

차라리 잘츠부르크 아래 Werfen이나 할슈타트 근처 Dachstein에 있는 얼음동굴을 가자.

입장료랑 케이블카가 비싸서 그렇지 제 값은 한다.

얼음동굴

다시 돌아가는 길은 정말 지옥이었다.

내려온 계단을 올라가고, 다시 그 험한 길을 미끄러지며 걷다 보면 다시 십자가가 보인다.

저기가 내가 매달릴 곳이구나 하면서 가다 보면 어느샌가 그 십자가를 올려다보고 있다.

씩씩한 꼬꼬마들의 목적지 Salzburger Hochthron
Salzburger Hochthron에서 바라본 Geiereck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내려와서 기대했던 현대미술관 두 곳을 가본다.



현대미술관 (Museum der Moderne Salzburg Rupertinum/Mönchberg)


우선 Felsenreitschule 옆 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다.

잘츠부르크에는 현대미술관이 두 개 있는데, 세트 티켓이 14유로다. 잘츠부르크 카드가 있으면 무료다.

들어갔는데 규모가 작다.

꼭대기 층은 20세기 초 그림이 있는 상설전시였고, 1층은 사진과 관련된 특별전시였다.

잘츠부르크 사진관의 역사 같은 느낌이다.

그 당시 시내의 사진들도 있었는데, 현재 시내와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Felsenreitschule의 옛날 사진도 있어서 드디어 공연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나마 가늠해 볼 수 있었다.

Oskar Kokoschka - Das Mädchenbild
Felsenreitschule의 예전모습
1863년 잘츠부르크

아직 배를 타기까지 한 시간 반이나 남았다.

Felsenreitschule 맞은편에 있는 잘츠부르크 대학 도서관에 들어갔다.

북스캐너를 사용하면 공짜로 스캔이 가능해서 그동안 모아 온 안내책자들을 스캔해서 버리려고 했는데 USB가 없다.

급하게 휴대폰 연결도 해봤는데 안 된다.

포기하고 나와서 이 짐들을 어떻게 또 들고 이동할지 고민하면서 걸었다.


다른 현대미술관으로 갈까 고민했지만, 그곳은 묀히베르크에 있다.

잘츠부르크 카드로 엘리베이터 탑승이 한번 무료로 가능하다.

엘리베이터는 저녁 9시까지 운행하기 때문에, 배를 타고 미술관을 한 시간 보고, 야경을 보고 내려올 생각이었다.


근데 아침부터 4족 보행을 했더니 힘이 다 빠졌다.

배 타고 두 시간 더 있다가 호텔로 갈 자신이 없었다.

유럽 3대 야경도 아닌데 안 보면 뭐 어때.

그래서 그냥 현대미술관에 들어갔다.

전시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두 군데 묶어서 14유로는 납득불가다.

역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Mönchberg에서 바라본 잘츠부르크
Rob Voerman의 전시
Nika Neelova의 전시품

장난감 박물관 (Spielzeug Museum)


아직도 남은 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옆에 있는 장난감 박물관을 들어갔다. 무료니까.

그냥 진짜 아장아장 꼬꼬마 친구들 놀이터였다.

장난감의 역사 따위는 없다.

그래도 시간은 때웠다.

장난감 놀이터
1960년대 장난감

잘차흐 강 배 투어


배 투어의 시작은 괜찮았다. 설명도 해주고, 호텔 근처 땅값 (1제곱미터당 10000유로) 얘기도 흥미로웠다.

근데 마지막에 망했다.

선장이 요한 슈트라우스 왈츠를 틀더니 배를 왼쪽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린다.

멀미만 난다. 왜 굳이 잘츠부르크에서 슈트라우스인지. 그것도 특유의 π/4 박자 느낌도 없는 음반으로. 차라리 모차르트를 틀지.

괜찮다 싶었던 배 투어의 별점이 뚝 떨어졌다.

★★★★★ -> ★★☆☆☆

아직도 오후 7시. 묀히베르크는 걸어서 올라가기 싫다. 야경까지는 한 시간 반은 더 남았다.

푸니쿨라 타고 호엔잘츠부르크 성에 올라갈까도 했지만, 기어가도 20분이면 도착한다.


원래는 잘츠부르크 카드Georg Trakl 생가를 갈 생각이었지만, 매일 오후 2시에 진행되는 가이드투어로만 입장이 가능하다.

어제도 놓쳤고 오늘도 놓쳤다.

그냥 입장료 5유로 내고 들어갈 수도 있지만, 별거 없을 거라며 스스로를 세뇌하고 호텔로 갔다.



14일 차 (8월 8일)


호엔잘츠부르크 성 푸니쿨라


오늘은 드디어 첫 연주날이다.

하지만 연주 전 사운드체크는 오후 5시라서, 오전에는 시간이 남는다.


호엔잘츠부르크 성 푸니쿨라는 오전 8시 반부터 운행한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대성당을 지나가는데 오전 미사가 끝나고 청소 중이었다. 수금하는 직원들이 아직 출근을 하지 않아 그냥 들어갈 수 있었다.

잠깐 앉아서 10분 정도 구경을 하다가 나와서 푸니쿨라를 탔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기간에는 대성당의 입구가 Hugo von Hofmannstal의 연극 Jedermann의 야외무대로 변한다.

성은 이미 여러 번 들어가 봤기 때문에 스킵하고 그냥 푸니쿨라만 타고 경치 구경만 하다가 금방 내려왔다.

내려올 때는 아직 오전 9시여서 혼자였다.

호엔 잘츠부르크 성
성에서 내려다본 시내
성벽, 푸니쿨라, 성벽 내부

자연사 박물관


내려와서 자연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잘츠부르크 카드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서 9시 15분에 입장했다.

끝까지 알뜰살뜰하게 써야 한다.


들어가서 구경을 하는데 뭔가 조잡하다.

역시나 하며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체험관은 재밌었다.


중간에 Feel Mozart라는 음악 관련 체험관이 있었는데, 이걸 기획한 놈이 누군지 정말 궁금하다.

모차르트가 누군지 모르는 놈이 분명하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국적불명 스타일의 왈츠 연주를 틀어놓고 모차르트를 느껴보란다.

반사신경 테스트기. 불이 들어오는 곳의 버튼을 누르면 된다.
각 행성 앞의 체중계에 올라가면 행성별 중력으로 계산 된 무게가 나온다.
자연사 박물관 100주년 기념 전시. 예전에 만들어진 자료들을 전시 중이다.
무... 물코기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St. Markus 교회를 들어갔는데, 교회 안에 있는 문이 잠겨있어 내부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St. Markus 교회.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사용중인 교회 같다.

오늘 연주가 끝나면 또 3일을 놀 거라 미리 장을 봤다.

토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마트는 다 닫는 오스트리아니까.



연주


곡 중간에 쉬는 부분이 너무 많다.

적당히 딴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연주가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내려가서 사진 찍힐 준비를 했다.

다행히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공식 계정 사진에 얼굴이 나왔다.


연주가 끝나자마자 피곤해서 호텔로 바로 돌아갔다.

그래야 또 다음날부터 놀지.

잘차흐 강을 지나는 다리 2개 중 한 곳에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깃발이, 다른 한 곳에는 역사와 관련된 글이 쓰여있다.

여행 꿀팁


1. 잘츠부르크 카드


첫 사용 시간에 따라 다음날까지 사용가능 할 수도 있다.

24시간, 48시간, 72시간 중 48시간이 제일 가성비가 좋다.

성수기 비수기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

제 값 내고 들어가면 화가 많이 나는 박물관, 미술관의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이걸로 들어가도 아깝다는 생각이 엄청 든다).

운터스베르크 케이블카, 헬부른 궁전, 호엔 잘츠부르크 성+푸니쿨라, 묀히베르크 엘리베이터, 잘차흐 강 배 투어 정도만 가도 충분하다. 다른 거 갈 시간도 어차피 없다.

잘츠부르크 시내 교통카드 역할도 한다.

실물 카드를 파는 곳도 있고, 온라인 결제로 PDF를 바로 받을 수도 있다.

직원들 말로는 salzburg.info에서 구매하지 않으면, 실물 카드를 수령하러 지점으로 가야 된다.


2. 잘차흐 강 배 투어


최대한 일찍 예약하자.

마카르트 다리 (Makartsteg) 옆에 있는 티켓 오피스에서 예약을 하고, 카드 바코드를 찍고, 배 티켓을 받아야 탈 수 있다.

일반 좌석 매진 시, 돈 좀 더 주면 업그레이드 좌석으로 표를 살 수 있다. 돈 많이 더 주고 타면 샴페인 같은 거 한잔 따라준다.

마카르트 다리에서 시작해서 헬부른 궁전 방향으로 내려가다 Aigen 쯤 도달하면 배를 돌려서 다시 돌아온다. 마지막에 왈츠를 틀고 배를 세 바퀴 정도 돌리는 하찮은 재롱을 부린다.

오디오가이드를 크게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다. 여행준비하면서 어디선가 봐서 이미 다 아는 내용일 거다. 그 시간에 차라리 경치를 보자.


3. 오스트리아의 유명인물


오스트리아의 역사 중 꼭 알아야 할 황제 두 명을 꼽으라면 마리아 테레지아프란츠 요제프 1세를 뽑고 싶다.

사실상 오스트리아의 앵벌이를 책임지는 두 황제다.

여기에 프란츠 요제프의 부인인 엘리자베스 황후 (Sissi).

이 두 명은 옛 오스트리아 제국 영토에 속했던 도시들을 여행하면 무조건 한 번은 만나게 되어있다.

음악 분야에서는 당연히 모차르트.

미술은 구스타프 클림트에곤 쉴레 정도.

과학 분야는 캣맘의 영원한 적수 에르빈 슈뢰딩거와 뭐만 하면 엄마 때문 지그문트 프로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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