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안) 바쁜 일상 속 틈틈이 즐기는 문화생활
장소: Musée de Montmartre
일정: 미술관 관람
La Nuit Européenne des Musées, 유럽 박물관의 밤을 맞아 이 날 하루 대략 오후 6시 정도부터 대부분의 박물관이 무료로 개방되고, 영업시간도 길어진다.
당연히 입장료가 있는 곳 위주로 가고 싶은 곳을 몇 군데 골라두었다.
몽마르트 박물관,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그리고 앵발리드 군사박물관 정도였다.
각각의 개장 시간을 대충 찾아본 뒤, 가장 먼저 몽마르트 박물관으로 향했다.
6시부터 무료라길래 느긋하게 출발했더니 5시 반쯤 도착했다.
메트로에서 내려 걸어가던 중, 멀리서 “저 건물인가?” 싶던 순간 한 블록 전체를 빙 두른 어마어마한 줄이 보였다.
혹시나 싶었지만, 주변엔 딱히 줄 설 만한 다른 곳이 없으니 이 줄이 맞겠지 싶어서 서있었다.
1월 15일 몰리에르의 날에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무료로 올렸던 "상상병 환자" 공연 때도 8시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3시부터 줄을 섰었다.
6시가 되자 입장이 시작되었다.
차분히 기다리며 앞으로 얼마나 남았나 보고 있으니, 아직도 코너가 두 개나 남아 있었다.
40분쯤 지나 드디어 입구가 눈앞에 보였을 때, 보안요원이 오늘은 꽉 차서 못 들어간단다.
코메디 프랑세즈에서의 악몽이 떠올랐다.
안에서는 단순히 전시 관람만 하는 게 아니라, DJ 공연과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앞에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돌아갔다.
조금 더 앞으로 가보니 초청장을 받은 사람들의 줄이 따로 있었는데, 웃긴 건 공식 초청장을 받은 사람들조차도 꽉 차서 못 들어가는 바게트다운 일이 일어났다.
이미 한 시간 반을 기다린 뒤라 돌아가기도 애매했다.
이제 와서 모네 미술관으로 간다 해도 1시간 반 뒤에 문을 닫는데, 그곳이라고 과연 대기줄이 없을까 하며 그냥 조금 더 기다려 보았다.
8시 반이 되자 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3시간 10분 만에 드디어 입장에 성공했다.
시끄러운 DJ들 공연이 끝나면서 몇몇 사람들이 나와서 입장이 가능해진 것이었다.
전자바게트들은 나머지 파티를 한다면서 계속 시끄럽게 해댔지만, 우선 들어왔으니 신나게 구경할 준비를 했다.
이곳은 과거 여러 화가들이 실제로 살던 집이다.
그 흔적을 기념하기 위해 나중에 박물관으로 바뀌었다.
먼저 정원을 빠르게 둘러봤다.
다행히 여름이라 해는 아직 완전히 지지 않았다.
이후 미술관으로 들어가 0층부터 살펴보았다.
0층에는 몽마르트를 그린 그림들이,
1층에는 Le Théâtre du Chat Noir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2층에는 이 집에 살았던 화가들의 작품이 작게나마 모여 있었다.
다 보고 나오니 벌써 9시 15분이었고 박물관은 10시에 닫는다.
아직 Maximilian Luce의 특별전이 남아 있었다.
다리도 아프고, 솔직히 집에 가고 싶었다.
그래도 기다린 게 아까워서 가능한 만큼 보고 쫓겨나기로 했다.
옆 건물 0층에는 Aristide Bruant 관련 작은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말 그대로 개미 발톱만큼 작았지만,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
1층부터는 본격적으로 Luce 특별전이 시작되었다.
그가 살았던 도시들을 따라 시간 순으로 구성된 전시였다.
이제 다 봤다 싶던 순간, 닫혀 있던 문 하나가 열렸다.
2층으로 이어지는 통로였다.
올라가 보니 Suzanne Valadon의 방과 작업실이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Luce 전시가 이어졌다.
런던과 로테르담 시절의 그림들로, 앞부분보다 집중이 덜 되었다.
그래서 빠르게 보고 나오니 9시 45분.
15분 뒤면 문을 닫는데도 밖에는 여전히 긴 줄이 이어져 있었다.
이미 관람을 마친 사람의 여유로운 미소를 날려주며 떠났다.
박물관을 나와서 바로 앞 모퉁이에 있는 La maison rose를 괜히 또 한 장 찍어주었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 나왔다는 유명한 집이다.
분명 드라마를 봤는데 기억에 없다.
앵발리드는 자정까지 열었지만,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갑자기 모든 게 귀찮아졌다.
그래서 7월 14일 혁명기념일 무료입장에 모든 것을 걸어보기로 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