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결이 답이라고? 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어

by 무학의통찰

지금은 연락 안 하는 친구가 하나 있다. 결혼을 누구보다 원했지만, 40이 넘도록 연애 경험은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인간관계가 좁고 성격은 까탈스러웠다. 술자리에서 그는 늘 20년 전 파혼 이야기를 훈장처럼 꺼내며, 자신의 실패를 "돈만 밝히는 한국 여자" 탓으로 돌리곤 했다. 자만추가 불가능해진 나이가 되자 그는 결국 선언했다. "역시 국결이 답이다."


1. 매력을 상실한 이들의 자발적 '아웃팅'

"국결이 답"이라고 외치는 이들은 결국 본인 스스로를 아웃팅 하는 꼴이다. 인간관계가 얼마나 협소했는지, 인식이 얼마나 얕은지, 그리고 현실로부터 얼마나 비겁하게 도망치고 있는지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셈이다.


유튜브 속 국제 커플들의 알콩달콩한 모습은 단순히 '국제결혼'을 해서 얻은 결과가 아니다. 그건 서로의 매력을 알아본 실력자들이 자연스럽게 만난 결과물일 뿐이다. 누군가 하는 일이 쉬워 보이고 행복해 보인다면, 그건 그 사람이 외모든 능력이든 인성이든 엄청난 실력자라는 뜻이다. 영상 속 주인공들은 이미 결혼 시장에서 '하이 티어(High-tier)'였기에 그런 모습이 가능한 것인데, 무지성 국결러들은 이 본질을 보지 못한다. 매력을 높이는 노력은 고통스럽고 돈도 많이 들지만,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건 너무 쉽고 만족감도 높기 때문이다.


2. 역지사지의 거울: 신데렐라를 꿈꾸는 래디컬 페미니즘?

이들의 논리는 지독한 자기모순이다. 국결 추종자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독립을 부르짖으면서 동시에 백마 탄 왕자의 구원을 바라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추앙한다면, 당신들은 그들의 정신세계를 단 1초라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독립하겠다면서 남한테 의지하겠다는 그 말도 안 되는 모순을 당신들은 가장 먼저 비웃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당신들이 꿈꾸는 국결이야말로 그 위선의 남성복사판에 불과하다.


"나는 개차반이어도 내 배우자는 결점 없는 이상형이어야 한다"는 발상은 지독한 유아 퇴행이다. 내 친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국 여자의 속물근성이 싫다면서도 외형적 추구미는 포기하지 못하는 이중잣대, 한국 여자가 가장 싫어하는 가부장적 모습을 외국 여자에게 행사하려는 오만함. 상대방을 인간이 아니라 "나의 일상을 서포트하고 성생활을 뒷받침할 도구"로만 보는 태도는, 그가 그토록 욕하던 조건 중심의 결혼보다 훨씬 더 저열했다.


3. 무지성이 부른 도박, 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국결이 답"이라 외치는 이들 중에 국결 문턱이라도 가볼 최소한의 자격이라도 갖춘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국결 바닥이 얼마나 조건지상주의고 자본주의적인지 1도 모르는 게 그들의 현실 인식 수준이다. 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다. 낙원의 원주민이 무조건 순진할 거라는 발상 또한 정신승리적 도피에 불과하다. 상대방은 인간이 아닌가? 그들은 보는 눈이 없는가?


"베트남 신부가 국적만 따고 도망가면 어떡할래?"라는 질문에 친구는 "별수 없지"라며 쿨한 척 답했다. 푼돈에도 호들갑을 떨던 그가 인생을 건 도박 앞에서 보여준 그 근거 없는 자신감은, 사실 최악의 상황을 감당할 근육이 아예 없다는 증거일 뿐이다. 더욱 기가 막힌 건 2세의 정체성 혼란에 대해서도 "아무 생각 없다"라며 타격감 없이 반응했다는 점이다. 사랑이라는 전제 조건을 깡그리 건너뛰고 비정상적인 루트로 꾸린 결혼 생활은 결국 사상누각일 뿐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녀에게 돌아간다.


4. 본질은 국적이 아니라 '사람'이다

좋은 인간관계와 결혼 생활의 유지는 상대의 국적과는 상관이 없다.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본인의 현실은 망각한 채 '평강공주'가 나타나 모든 걸 해결해 줄 거라는 믿음은 현대판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기다리는 정신적 파산 상태를 증명할 뿐이다.

국결이 답이라 외치는 이들이여, 기억하라. 본인의 조건과 사상이 엉망이면 국결 할애비가 와도 너의 망상은 이룰 수 없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는 드립은 오직 당신의 현시점 위치가 어디인지를 알려줄 뿐이다. 나도 배우자한테 더 잘해야겠다거나, 여자 친구 생기면 저렇게 잘해주고 싶다는 다짐이 아닌 "국결이 답"이라는 결론으로 도망치는 당신들에게 마지막 일침을 남긴다.

"한국에서 새는 바가지는 베트남 가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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