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더뮤즈청소년오케스트라를 마치며...
작년 초에 맘카페에 청소년오케스트라를 모집한다는 게시글을 보았다. 성북구에 있는 한 청소년센터인데 무료로 악기도 빌려주고, 악기도 배울 수 있고, 오케스트라 연주회도 한다는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 합주부 활동을 했었는데 합주할 때 느낀 큰 희열을 어린 나이에 경험해 보았고, 자녀들에게도 그런 귀한 경험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 아이들을 설득해서 일단 오디션을 보았고, 타 구에 살지만 기회를 주셔서 삼둥이들이 각각 바이올린, 첼로 파트에 들어가서 올 4월부터 매주 열심히 배우고, 연습해서 작년 12월에 연주회까지 잘 마치게 되었다.
무료로 악기도 지원해 주고, 매주 1회 3시간씩 레슨도 받았다. 이 모든 것은 제주에 있는 토스카나호텔의 기부로 시작되었다. 작년으로 2회째 더뮤즈청소년오케스트라가 운영되었다. 호텔 그룹이 청소년재단을 통해 기부를 해서 OO청소년센터에서 지원해 선정이 된 거였다.
우리 아이들은 우연히 알게 된 피아노학원 원장님의 재능기부로 현재까지 만 4년 동안 피아노를 무료로 배우고 있다. 현악기를 가르치고 싶어도 일단 악기 구매도 부담되었고, 피아노 외에 예체능을 가르칠 여력이 되지 않았는데 너무나 좋은 기회가 되었다.
4월 발대식을 시작으로 9월에는 숲 속 작은 음악회도 했다. 약 40명의 아이들의 반 이상은 악기를 처음 배웠지만 5개월 연습하고 9월에 연주회도 가능할 정도로 실력은 쑥쑥 자라 갔다. 아이들에게 작은 연주회의 합주의 경험이 계속 오케스트라를 더 해보고 싶다는 자극이 되었다. 파이널인 연말 연주회를 향해 열심히 연습하고, 어지간해서는 연습에 결석하지 않았다.
드디어 작년 12월 10일 인근 대학교의 공연장에서 성대하게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를 개최하고 더뮤즈오케스트라의 활동은 종료되었다. 짧다면 짧았던 오케스트라 활동이 비록 예산 지원이 되지 않아 종료되었지만, 아이들도 부모들도 아쉬운 마음은 남아있다.
"음악은 우리의 삶 속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다양한 소통의 수단이 되어 왔습니다. 특히, 오케스트라는 한 곡을 완성하기 위해 연주자들이 서로 배려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더뮤즈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기획했을 당시에도 청소년 단원들이 악기를 배우는 경험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타인과 협업하며, 미래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하였습니다."
더뮤즈오케스트라를 지원해 주었던 호텔 회장의 인사말이다. 회장님은 연주회에도 직접 오셔서 인사도 하고, 감사패도 받고, 그동안 수고했다며 오케스트라 전원에게 20만 원 상당의 선물도 제공해 주셨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은 악기에 대한 흥미도 생겼고, 큰 무대에서 협연을 해 보는 귀한 경험도 해 보았다. 기회를 주신 청소년센터 관계자들과, 아낌없이 지원해 준 회장님, 그리고 열심히 아이들을 지도해 주셨던 각 파트의 강사들, 단장님께 이 글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