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에게 상처받다.
*드림스타트라는 사회복지서비스가 지자체마다 있다. 드림스타트의 시작이 되었던 위스타트에서 잠깐 일한 적이 있었다.
드림스타트는 "취약계층 아동에게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여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고
공평한 출발기회를 보장함으로써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나의 자녀들이 취약계층 아동이 되었고,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받기 위하여 관내 드림스타트의 문을 두드려보았다. 크게 바란 건 없었다. 그저 우리 아이들이 골고루 영양 섭취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영양제 지원이라도 받을 수 있을지, 아니면 첫째의 학습지 지원(한글공부를 위한)이 되는 지 정도를 알아보고 싶었다.
전화 신청 후 담당지역 사회복지사에게 전화가 왔다. 이것저것 우리 가정의 상황을 이야기 했다.
"그러면 아이들 사랑으로 잘 키우실 수 있겠네요!"라는 어이없는 대답을 들었다. 이 지역엔 우리보다 더 열악한 상황의 아이들이 많은가보다 하며 그냥 넘겼는데,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빴다. 사랑만으로 잘 키울 수 없으니 도움을 받으려고 전화했더니 돌아온 사회복지사의 대답이 그저 황당했다. 사랑으로 잘 키울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 그분의 기준은 과연 무엇인지....
몇 개월이 지나서 다시 드림스타트를 신청했다. 담당 사회복지사가 바뀌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에는 가정방문을 나왔다.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다시 이런저런 상황을 이야기했다. 지난 번보다는 좀 더 나은 사회복지사였기를 바랬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하는 말이
"전세보증금이 OOO나 있으시네요."
였다. 서울시에서 6인 가족이 살 수 있는 전세보증금의 최저 기준은 얼마인지. 그나마 살던 동네가 재개발이 되어야 하는 상가주택이었고, 지인 소개로 저렴히 살고 있었다.
대체 얼마인 전세에 살아야 드림스타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건지... 그렇게 또 한번의 상처를 주고 사회복지사는 떠났다. 몇 주 후, 결국 우리 가정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통보를 받고 미련을 접었다.
그 다음해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드림스타트의 문을 두드렸다. 또 다른 사회복지사가 가정방문을 나왔다. 사회복지사 본인도 다자녀의 엄마라고 했다. 상담 후 마지막에 나에게 하는 말
"그런데 어머님 표정이 왜 그러세요?" 그당시 나의 표정이 어땠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다만 아이들이 어려서 잠도 잘 못자고, 늘 피곤하게 육아에 찌든 상황이라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본인도 다자녀의 엄마라면서 나의 상황을 조금도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회복지사가 야속하게 느껴졌다. 설사 내 표정이 그렇다해도 그렇게 확인사살까지 할 필요는 있었을지...
결국 우리 가정은 드림스타트 대상 가정이 되지 못했다. 다만 남은 건 사회복지사들이 나에게 했던 상처주는 말들 뿐이었다. 그때 다짐했다. 내가 다시 사회복지사가 된다면 충분히 대상자를 공감해 줄 수 있는 워커가 되어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