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보면 ‘와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지?’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문장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 문장에 밑줄을 긋고 형광팬을 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필사노트에 필사를 한다. 문장을 따라 쓰다 보면 ‘왜 나는 이런 문장을 쓰지 못할까’, ‘내가 먼저 이 문장을 썼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열등감이 생기기도 한다. 내가 쓴 글 속에 빛나는 이 아름다운 문구를 끼워 넣으면 나의 보잘것없는 글도 빛나지 않을까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이는 작가에 대한 무례를 넘어 저작권법에 위반되는 행위임을 알고 있다. 조용히 필사 노트에 간직할 뿐이다.
100명의 사람들에게 ‘동그라미’를 그리라고 하면 100개의 ‘다른 동그라미‘가 만들어진다. 글도 마찬가지다. 이번 2025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기념 저작권 글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을 살펴보니 사람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저작권’이라는 같은 주제에도 사람마다 생각하고 표현하는 바가 다르다. 이 세상에서 지문이 똑같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한 사람이 창작해 낸 것은 그 사람만의 고유한 것으로 보호해야 한다. 이것을 넓은 의미로 생각하면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수없이 많은 다양한 인간의 창작물을 습득하여 이것을 이용해 AI가 만들어 낸 것도 하나의 창작물이라고 보아야 할까? 나는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AI가 만들어낸 것을 창작물로 인정하고 저작권을 가지게 된다면, 그 순간 AI와 인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AI에게 인권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창작은 인간의 고유한 행위로 보호받아야 한다.
‘최근 기술이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우리의 일상은 물론 일과 창작의 영역까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올라온 공모전 안내 첫 문장이다. OpenAI에서 개발한 ChatGPT로 인한 변화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AI로 인해 인류는 또 한 번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이미 AI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고 있다. 이제는 없으면 안 되는 스마트폰처럼 AI 또한 우리에게 스며들어 없으면 안 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생존에 큰 혜택을 받고 있으며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심각한 환경오염, 정신질환 등 그에 따른 부작용도 굉장히 많은 것이 현실이다. 기술의 발달은 인간에게 많은 것을 주었으나 결코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너무 과도한 기술 발달로 ‘우울증’, ‘자살률’이 올라가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스마트폰으로 인한 악영향만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된다.
창작물
: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한 산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창작물의 의미를 검색해 보았다. 창작물은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한 산물을 말한다. AI 및 AI를 이용하여 만들어 낸 산물은 창작물로 정의할 수 없다. 하지만 벌써 AI는 창작물의 영역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림을 만들어내고 글을 쓰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창작물에 대한 정의를 확실히 짚고 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삶이 고통스러울 때 가장 많이 위로를 받았던 것은 ’ 책’이었다. 그냥 책이 아닌 사람 냄새가 나는 책. 삭막한 이 현대사회에서 사람이 쓴 글을 통해 사람의 따뜻함을 느꼈다. 나만 삶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위로를 받았다. 우리에게 위로를 주는 그림, 음악, 글 등의 ‘예술’은 삶의 고통 속에서 ‘사람’이 만들어내었기 때문에 사람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삶의 고통을 직접 겪지 못하는 AI가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에게 거짓 위로를 주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저작권
: 문학, 예술, 학술에 속하는 창작물에 대하여 저작자나 그 권리 승계인이 행사하는 배타적, 독점적 권리.
이미 AI는 창작의 영역에 발을 담갔다. 이것을 돌이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작권법’을 AI와 관련하여 더 명확하게 규정을 한다면 인간의 고유한 영역인 창작 행위를 보호받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