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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에빠지다 Apr 17. 2020

그림은 놀이다 - 강덕현작가

https://youtu.be/5SzWq7T80Lg


그간 갤러리 전시를 다니면서 

제 마음을 확 사로 잡았던 작품이 있었어요

바로 강덕현 작가님의 작품이었는데요.


바라보는 순간 즐겁고 
자유분방한 기운들이


언젠가는 강덕현 작가님을 만나서 
터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긴 기다림 끝에 
강덕현 작가님에 대해서


인터뷰 할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인터뷰하러 갔을 때는 한창 전시중이었어요


강덕현 작가님에 대해서?

(수줍)저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아...(당황)그렇다면... 

한 문장으로 표현 한다면?


그냥 그림 그리는 사람이요


(??)부끄러움이 좀 많은 성격이에요?

보통은 이렇게 앞에 나서는 거나

조금 먼저 이렇게 말하고자 하는

그런 건 많이 없죠


의외네요. 작품을 보면 굉장히 

크리에이티브하고 자유분방 할 거 같은데?


그러고 싶어서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그냥 그런 제 안에 있는 그런 부분들,

조금 숨어 있는 그런 부분들을 

좀 나타내고 싶어서 작업을 하는 게 아닌가...


(아하)원래 그런 끼가 다분한 데

밖으로 표출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없으니

작품으로 보여 주는 거다?


그렇게 말할 수 있겠죠


단순히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어요


(끊이지 않는 질문ㅋㅋ)잘하는 것 있어요?

그림 말고요?

다른.. 뭐 딱히 없지만


그림도 사실 잘한다 라고는 
생각은 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리고 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작업,  좋은 이야기 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은 계속하고 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안에서 나와 제일 비슷한 작품?

저는 저기 있는 흑백작업


왜요?

시리즈 전체의 첫 작업이에요

제일 첫 작업

페인트 작업의 첫 작업이거든요


이런기법과 이런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첫 작업인데


사실은 작업을 하다 보면 익숙해지잖아요

모든지 표현 방법이나 이야기들 
그런 부분들이나

이런 것들이 하다 보면 익숙해지는데


그래서 익숙해지면 포장을 하게 되고

뭔가 계속 덧댄다 라고 생각을 해서 


제일 처음 그렸던

아무것도 모르고 그렸던 저작품이

저와 가장 닮은 그림이지 않을까


미완성일 수도 있고

미성숙해 보일 수도 있는 그림이더라도

그게 가장 큰 나의 상태


현제 상태를 가장 잘 대변해 줄 수 있는

그런 그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점점 작품에 대한 철학적인 부분이 씌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때와 지금 많이 달라진 부분이
뭐가 있을까요



지금 가장 크게 달라진 거는

그때가 초기 작업할 때는 사실은 
좀 큰 노력 없이


제가 말하는 노력이라는 거는 

행위의 노력 이라기보다는

두뇌에 대한 노력?


작업에 대한 고민이나 생각

이런 것을 크게 거치지 않고


그냥 제 감각적인 부분들을 믿고

거기에 의존해서 작업을 진행했었는데


현재 들어서는 이제 기법이나 표현방식이

넣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생겨나면서


삶을 대하는 그런 철학들이

작품에 더 씌어지지 않았나.. 


철학이 씌어졌다?


최근에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 중에


최근에 사람들을 보면

물질에 엄청 방대한 물질에 노출되다 보니까


외형적인 몸은 점점
비대해져 가고 살찌는데



내면의 정신들은

반대로 피폐해져 가는 거 같다 
라는 얘기를 하셨어요



그게 조금 많이 최근에는 기억에 많이 남아서

제가 생각했을 때


제 작업으로 하려고 하는 
제 이야기나 철학도


그럼 인간다움을 위한 가치에 

조금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죠


그것이 내 작품의 메인이어야겠다
제가 이제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서도


물질보다는 사랑?


사랑, 평화,마음, 가치들이
중요한 모습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것들을 재밌게 작업으로 보여드리면 좋겠다


남들이 정해놓은 프레임에 대하여

강덕현 작가님의 타이틀이 고정된거 아세요? 

낙서한듯한 그림을 그린다.. 

이런 프레임은 사실 나도 모르게 

타인에 의해서 정해진 건데, 마음이 드시는지요 


아 근데 사실 그게 맞아요
상당 부분 그런 부분들이 맞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보았다는 거는

어느정도 제가 그렇게 하고 있다

라는 것일 수도 있고


거기에서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보여지는 것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집요) 그래서 마음에 드세요?

마음에 들고 안들고 그런 마음은

딱히 안드는 것 같아요


그냥 내가 그렇게 작업을 하고 있고

내가 그렇게 작업을 하고 있는 거면

남들이 어떻게든 바라봐도 


크게 중요한 거 같지는 않은 거 같아요


아 이게 미술일 수도 있구나


사람들이 바스키야 좋아하냐고 
물어볼 것 같아요 (비슷 하기 때문에)

제가 원래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거든요

제가 사실은 바스키야 때문에 
그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오~ 그렇군요


군대 때, 제가 다른 인터뷰에서
많이 해서 식상할 수 있는데



국방일보 라는 군대 신문지가
매일매일 나와요



제 보직 특성상 그 국방일보를


제가 들고 와서 배부를
하는 역할을 했었거든요


그러면 제가 매일 어쩔수 없이

국방일보를  보게 되잖아요


근데 그 어느날 신문에서

바스키야 영화에 대한 소개를 하는 

영화 평론글 같은 게 

실린 기사가 있었거든요


근데 그때 바스키야 원작 그림

이렇게 조그맣게 인쇄가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은 그 글은 읽어 보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조그만하게 옆에 
엽서 크기만하게

인쇄되어 있는 그 바스키야 그림이


저한테는 되게 엄청난 충격이었죠 


그 전까지 저는 그냥 미술교과서에 나오는 

미술들이 그게 전부 인줄 알았어요



누드화, 풍경화 일반적인 정물화

그냥 ' 아 이것이 미술이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 좀 자유로 낙서같은 그 선들과 형태들이


이것도 작품이라고 그래도 
어쨌든 소개가 되고 있는 거에요


'아 이게 미술일 수도 있구나'


이게 예술작품이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이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그 영향력을
조금 벗어날 수는 없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거기서
제가 영향을 받았기때문에


혹시나 만약에

바스키야와 제가 차이가 뭐냐 라고

만약 누군가 저한테 물어 본다면



사실은 명확하게 어떤 답을

이렇게 드리지는 못 했을 것 같아요



근데 최근에 어쨌든 아까

말했던 인간다움이란 가치나


제가 하고자 하는 저만의 이야기들이
생겨나면서 


그냥 이제는 외형적인 표현방식이나

이런 것들에 조금 남아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 같아요



바스키야의 어느 부분이
나의 어느 부분을 건드렸나요


되게 자유로워 보였어요

내 자신이 자유롭지 못해서 그런거였을까요


그런 거..  그냥 맞아요

저한테는 어쨌든 영웅이랑 똑같은 사람인거죠


                                                          강덕현 작가의 작업 도구

에나멜 페인트로 작업을 하고 있고
그 드루핑이라는 기법을 사용해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약간 캔버스를 눕혀놓고 물감을 찍어서
이게 중력으로 흐르는 것을 이용해서
모든 면을 채워나가는 작업을 합니다

떨어지는 선을 이용 해서
이제 그 모든 면을 채워가는 작업을 하거든요

처음 찍을 때는 굵은 선이 나오잖아요
찍은 양이 많으니까  다 떨어지고
끝날 때는 얇은 선이 나옵니다

그냥 이 작업이 저는 하나의 
놀이라고 생각을 하고 시작을 했어요 

놀이의 가장 큰 특징이 은유잖아요

그 옆집 무서운 아저씨가 악당이 되기도 하고
과일상자같은 것이 우주선이 될 수도 있고

저도 제가 작업하는 이 예술 행위를
하나의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가져가자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업을 시작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재료가 재료와 
기법이 중요했었어요

그래서 아크릴 작업을 하고,
유화 작업을 하고
연필드로잉, 펜 드로잉으로 작업을 했었는데

그런 것들이 유화, 아크릴 같은 경우는
막 빠르게 놀이를 하고
즉흥적으로 하기에는 저한테는
조금 좀 답답함 같은 게 있었어요

유화의 작은 양이나
그 다음에 고체에 가까운 농도라던지
좀 빨리빨리 작업이 안 된다 라는 것에
답답한 것이 있었고

연필이나 펜은 
너무 익숙한 재료여서

흥미가 조금 덜 했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에나멜페인트를
알게 되었는데

여러가지를 연구하다가
에나멜페인트가 저에게는

농도와, 양, 속도가 
내 흥미와  에너지가 날아가기 전에
즐길 수 있는 기법이라는 걸 알고

재료로서 확장을 시키면서 
즐기게 되었죠










어때요 작가님 놀이로 그림을 그리신다면 
 스트레스가 풀리시나요

풀리죠. 재미있어요
작업하는 거는 재밌고

저는 제일 크게 지금까지 이어온 작업적
그 태도가 가장 제가 중요한 게 재미거든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얼마나
깊이 있는 얘기를 하고 심도 있는 얘기를 하고

많은 사람들한테 영향을 줄 수 있는
얘기를 작업적으로 하더라도 

내가 이 작업을 할 때 
충분히 재미있게 작업을 하자

노동이 되지는 말자라는
생각을 지금까지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건 하고 싶기 때문에

 그런 제 철학적 밑에는 항상
작업적 재미가 자리 잡고 있어야 

제 철학이 탄탄하게 버틸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죠



(갑자기)작가님 성공했나요?
아뇨 성공을 단언컨대 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저는 너무 많이 모자라다고
많이 느끼기 때문에




많이 판 것 ≠ 작품이 좋다





어느 사이트를 보니까
작가님 작품이 많이 팔린 걸 보았어요

전시 많이 한 것도 아니고 
많이 판 것도 아니지만
그게 작가로서 절대 성공의 길이라고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그게 또 잣대가 되는 것도 싫고....

 뭐야? 겸손에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ㅋㅋ

아뇨 ㅎㅎ겸손한 게 아니라
그냥 이거 팩트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면
작품성이 좋아야 된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많이 판다 = 작품이 좋다
라고 생각하지 않기때문에
좀 많이 부족하고 해야 될 것도 많고
공부해야 될 것도 많고

감히 성공이라는 말을 
지금 붙일 수 있는 게 아닐 것 같아요


이곳저곳에서 러브콜을 많이 받으셨어요
그럼 내가 거절하지 못해서 그런건지..


외형적인 겉모습에 
다들 속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강렬한 척하고 있는 이 에너지에


다들 속아서....

텅빈 감정에 화려한 감정
텅빈 감정에 다들 좀 속아서
이렇게 불러 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화려한 겉모습을 속이 꽉 찬 속으로 
 채워야 하는 것이 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하면서 이것만은 꼭 지키자 라는 것?

그건 아까 말씀드렸던 그냥 재밌게 하자
생각이라는 것은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서
충분히 바뀔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쨌든 내가 하는 작업태도는 
재밌게 하자라는 건 변치 않을 것 같습니다


단지 하고 싶어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강덕현 작가가 생각하는 예술이란?

...예술



제가 감히 말하기가 좀 그런 것 같고

하면서 알아 가지 않을까요



평생을 하면서 아 이게 나의 예술이구나

이게 나의 그림이고

이게 나의 예술이고

그러지 않을까요




그럼 그림은 뭔것 같아요?

그림은 이제 그냥 그리는거죠

그려서 나오는 것




작가님은 그림을 왜 그리는 걸까요?


저요? 그냥 하고 싶으니까

하고 싶으니까 계속 그립니다


지금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찾은 
제일 재밌는 일



언제나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향연하는
강덕현 작가님의 작품과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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