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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에빠지다 Mar 13. 2020

소소한 욕망에 대하여 - 동소신 작가

https://youtu.be/ZsSMMgZkASU






우연히 인스타를 보던 중에 정말 아름다운 작품을 발견했어요. 

평소에 구두를 잘 신고 다니지 않는 저는 

구두가 이렇게 모여있으니 

저 구두를 다 사버리고 싶은 마음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당장 메시지를 보내고 작가님을 만나 뵙기로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나를 둘러싼 환경을 세밀하게 관찰을 하면서 

풀어내는 작가 동소신입니다


[젊은 여성이 그렸을 것 같다. 착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
네 그런 이야기 직접 들은 적 있어요. 


[어땠어요? ㅋㅋㅋ ]
아싸 기분 좋다!!  예상 밖일 때, 

의외일 때가 약간 쇼킹하면서도 

재미를 유발하는 것 같아요.

어르신들 보면 '내가 내 나이는 이렇지만 마음은 열여덟이야' 

이러시는 분들도 많이 보셨을 거예요. 

저도 마음은 열여덟이기 때문에

이런 그림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항상 꼰대 마인드가 되지 않기 위해서

 저 스스로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자꾸 잔소리하게 되고 

그러는 나를 보면서 제가 저한테 가끔 얘기를 해요. 
너 너무 꼰대 아니야? 

이러면서 다져지긴 하는데 그게 잘 안되긴 하죠 ㅎㅎㅎ

 육체의 나이는 이렇지만 

내 감각이 이십 대로 느껴졌다 하면
저 나름대로 기쁘게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경력은 단절됐었지만 저 나름대로 만족하며 살았어요.



[작가님은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시고 

경력이 단절되었는데 그동안은 무엇을 하셨나요?]


주부였어요. 

어쨌든 제 직업이 주부라고 생각했었어요. 

졸업 바로 하고 몇 번 그룹 전 같은 거 몇 번 했었는데 

생계문제도 있고, 결혼, 육아, 이런 것 때문에 

단절이 되었었어요.


그러면서는 저 나름대로 만족을 

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런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키우고 나서 

또 하나의 직업으로 화가를 선택한 거죠. 



[그렇군요. 그러나 특히 경력 단절이 되면 우울증에 빠지는 여성작가님들도 많던데]


대부분 미술 전공한 사람들은 아마 

그런 거에 대한 생각을 계속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계기를 만나지 못해서 

그런 작업을 시작을 못 했던 것 같은데 

저는 운이 좋게도 친구들과 동아리를 만들어서 

작업을 시작하게 돼서 그게 친구들한테도 고맙고요.




[그림을 완전히 시작할 수 있던 계기가 있었나요?]


같은 서양학과를 나온 동기들하고 

같이 커피 마시고 밥 먹고 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었는데
그것도 약간 한계가 오더라고요. 

만나도 재미가 없고... 



그러다가 한 친구가 

'우리 그림 그려보자'라는 제안을 해서 


그 친구들과 같이 서로 격려도 하고 

영감도 주고받고 그러면서 시작했습니다.


[주부와 작가를 겸업을 하면서 어떠냐, 

다른 영역이지만] 
지금 겸업하는 거 정말 좋죠. 
이제 나이도 됐고, 

사람을 보고 여유가 생겼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겼고,

그런 시간이 저의 일을 찾았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가족들은 그림 그리는 엄마 모습을 낯설어 하지는 않았나요?]
가족들은 오히려 본인한테 쏟아지는 

관심이 없어지니까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업을 시작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집안에 갇혀있다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고요 
거기서 사람을 한사람 한사람 알게 되는 것도

 내 영역이 넓어지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합니다

주변 환경을 세심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작가가  그림의 주제를  찾으려고 하면

 뉴스라던가 이런 걸 더 접하게 되면서
어떻게 반영을 시키고, 

관객들에게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 

그런 걸 생각하게 되니까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인간에게는 자기보다 더 커보이고 싶다라는 욕망이 있다



[ㅎㅎ작가님은 평소 구두를 좋아하시나요?]
구두는 원래 좋아해요. 그

런데 지금은 더 좋아하는 게

 있는 운동화를 더 좋아해요. 
편하잖아요

[작품에 나와 있는 구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제가 학부 때 의상 심리학이라는 걸 배웠었어요. 

그 과목에서 선생님이

 '인간에게는 자기보다 더 커 보이고 싶다는 이런 욕망이 있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생각이 났어요


그 예로서 페티코트를 입는다거나

 구두를 하이힐을 신음으로서 

욕망을 표현하는 거죠.


저는 그 욕망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것이 

하이힐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하이힐을 생각을 해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어요



[욕망을 표현하기에 왜 하이힐이 적절하셨나요?]


동물들 같은 경우도 실제 자기가 

더 커 보이고 싶잖아요. 

복어도 자기를 부풀리고


나는 160인데 내가 하이힐을 신잖아요. 

166, 167이 되면 

내가 상대방을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잖아요. 

그러면 내가 비교적 우위에 있는 거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그런 욕망이 다들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욕망이 

하나의 모티브, 은유로서 하이힐을 선택한 거죠. 

나는 더 커 보이고 싶고 있어 보이고 싶고, 

더 나아지고 싶고 더 높은 위치에 있고 싶고


그래서 사람들이 높은 히말라야에 올라가는 것 같아요. 

그런 걸 표현하기 위해서는 

하이힐이 인간의 욕망을 나타내기 좋은 소재다, 

이런 선택을 한거 같아요 

[하이힐은 아프고 힘든 구두잖아요. ]
피가 나고 힘이 듦에도 불구하고 

나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다는 게 

하이힐이라면 감안해야죠




















정말 감각적이고 아름답지 않나요?ㅎㅎ







[소소하다, 건강한 욕망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표현한 작가님의 생각을 듣고싶어요]
저는 욕망이 나쁜 것도 아니고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인간에게 욕망이 수면욕, 성욕
여러 가지 욕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욕망이 충족이 된 다음에 

의욕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액세서리 이런 거를 사치재로 볼 수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인간한테 필요한 게 의식주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게 의식주인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의가 제일 앞에 나와있거든요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의가 가장 앞에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고

 사람이 나를 표현하는 게 

꼭 말로 표현을 하는 건 

아니라고 해요. 
한 장의 명함만 주면서 나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멋진 구두 신고 멋진 옷 입고 
그것들도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지 수단이라고 생각을 해요

[작가님에게 욕망이란?] 
아 이거 질문 없었는데 ㅋㅋㅋㅋ
그냥 일반적으로

 저에게 욕망이라고 하면 

저는 자유인 것 같아요. 
저는 가장 추구하는 게 자유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내 영역이 확장되는 것을 가장 바라는 것 같아요. 
나 자신을 잘 알고

 내 영역을 확장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은 것.. 

내가 어느 곳에도 메이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는 존재,

 내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조금 더 나아가다 보면 
내가 남들한테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 

그게 욕망이라면 욕망인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주려고 노력중이에요


[작품마다 스토리가 있나요?]
이야기가 있는 것도 있고요. 

단순하게 조형적으로 

이쁜 구두만 나열한 구두도 있고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의미를 담으려고 노력을 해요

[어떻게 작품의 스토리를 정하실까요?.

 따로 영감을 주는 매체가 있으신지요?]
 유튜브도 보고, 

팟캐스트도 듣고, 

뉴스도 보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거리를 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뒤에 보이는 작품은 무슨 이야기가 들어있나요?]
이 작품은 거인의 구두라는 제목인데요.  
어느 날 뉴스에서 

재벌 회장님이 갑질을 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래서 재벌 회장은 여기에 커다란 존재이고 

거기서 근무하는 구두는 개개인이라고 봤어요. 

이렇게 다양한 색깔을 가진 존재가 

사회 안에서 어우러져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됐어요

[뒤에 보이는 그림 중에 어떤 그림을 선택?]
저 요즘에 빤짝이 구두가 좋아요. ㅎㅎㅎ




[작가님의 작업 순서는요? ]
요즘은 작업을 하기 정말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
당연히 여러 단계가 있겠지만

 예전에는 이런 작업을 하려면 
잡지 같은 데서 오려 붙여서

에스키스를 따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sns가 너무 잘 되어있어서

 검색을 해서 좋아하는 구두가

나오면 저장을 하고 컴퓨터를 이용해서

 아름답게 배열을 하고 

아크릴로 작업을 하기도 하고 

정말 편한 것 같아요. 




[내가 작업을 하면서 이것만은 꼭 유의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제대로 잘 쓰려고 

많이 노력을 하거든요. 


따로 계획표도 세워서 오늘의 할 일을 써놓고 

체크하고 매일매일 작업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어째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이런 질문을 유도할 수 있는 것.
이런 질문을 통해서

 내가 바람직한 방향의 삶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런 것들을
같이 생각할 수 있는 문제 제기를 통해서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계획?]


좀 더 큰 작업을 하고 싶어요. 

스케일에서 오는 느낌이 어떨까.

저로서도 궁금하고요


또 하나는 설치쪽도 해보고 싶어요. 


그림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주 잘 팔리면 좋겠지만 

너무 지나치게 의식하면 

자유롭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꾸준히 작업하는 거, 

그래서 내 모습을 보고 좋아해 주는 관객들이 있으면 

더욱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아요. 




[예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거창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사람을 풍요롭게 해주는 게 

예술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당장 예술을 함으로써 생활이 나아지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예술을 접하면 기분이 전환이 되는 거죠. 


긍정적인 방향으로, 좋은 방향으로 전환이 되는 것 같아요.



 우리 인간 세상을 좀 더 넓게 해주고 나아가게 해주는

 진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영역이라고 생각을 해요



https://www.instagram.com/dongsoshin/


여성들의 대부분은 화가의 꿈을 키우고 발걸음을 내딛을때 즈음
결혼과 육아등으로 인하여 경력이 단절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가족들의 응원으로 제2의 직업으로 시작한 분들이 계시기에
예빠도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예빠는 여성화가님들을 응원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falling_in_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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