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술에빠지다 Feb 12. 2020

나는 결국 위대한 화가가 된다

정보경작가

https://youtu.be/i5n7--t42ho




저는 얼마전에 강원도 춘천에 김유정역에 위치한 정보경 작가님의 작업실을 다녀왔습니다!ㅎㅎ


안녕하세요. 정보경 작가입니다



[질문]작가님 김서형 닮았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어요?ㅎㅎ

ㅎㅎ그런이야기 좀 들었어요. 제가 말을 안하면 되게 쎄보인대요.



[작가님의 왼손글씨란?]

ㅋㅋㅋ 굉장히 부끄러운데요. 왼손으로 그린게 사실은 2005년부터에요. 

오른손은 무엇을 그려도 똑같이 그려내는 것밖에 못하는거에요. 감정이 없는거에요. 

그래서 왼손으로 그렸어요. 왼손은 바보같이 못 그리는데 좀더 감정적인 거에요. 

진실한거에요. 


왼손은 진실하고 청정하다~ 하면서 왼손으로 그려야겠다. 오른손은 오염됐고.


그러면서 십 몇년이 지났잖아요.
그리고 나니까 또 생각이 바꼈어요.(웃음)


그래서 뭐든지 쌔게 말하면 안되겠더라고요


왼손이 또 뭔데..  

그럼 아이가 그리는 그리는 그림아나 아이가 그리는게 가장 진실한건가?  

이건 또 아니잖아요 

그 진정성이라는 것을 작가가 의도하에 가져가야되지  

그 우연한 효과에 맡기게 되면 그건 아닌거에요 


그래서 지금은 왼손 오른손 큰 의미는 없고요.  


예전에 그것이 너무 중요했기때문에 도록에 가장 앞에 대문짝하게  

왼손으로 그리는 이유를 장황하게 써서 놨었는데  

지금은 또 그게 많이 바뀌어서 그래서 뭐든지 쎄게 말하면 안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나한테 별로 의미는 없죠.  


[쌔게 말하면 안되겠다고요?ㅎㅎ] 

작품을 하면서 인터뷰를 계속 해왔잖아. 그런데 이 인터뷰가 남는거니까  

"아 인터뷰는 이제 정말 조심히 해야겠다" 남는거니깐.. 조심해야겠다. (웃음) 

[ㅋㅋㅋㅋㅋ] 



점차 예술에 대한 시각이 바뀌어 가고 있어요

[질문]그렇다면 예전에 내가 했던 인터뷰 답변중에 바꾸고 싶다 하는 인터뷰가 있는지? 

가장 큰 게... 예술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싶어요(하하) 


예전에는 누가 물어보면 그림 그리는게 작가님 되게 좋으시겠어요. 

하면 너무 좋다고.. 
'그림을 그리면 오르가즘을 느끼고 작가로서 내안에 표출하는게 너무 좋다 '

이런 대답을 했어요.  그런데 예술이라는게.. 그렇게 기쁜 것만 아니라는걸 알았죠. 


예전에는 "그림을 그려서 너무 행복하고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고 내 그림을 통해서 사람들이 행복을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을 했는데 그 말이 가장.. (후회돼요) 

내 인생에 가치있는 일이고 행복을 위해서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닌건 같아요.  

예술관이 가장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지금은 정말 너무 괴롭고 너무 고통스럽다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림은 행복이 아닌것 같아.  

다만 그걸 그려냈을때 성취감은 있는거죠.  




[질문] 정보경의 작품들에 대해서. 


요즘에 아는 사람들은 실내풍경으로 저를 알고 있어요. 그렇게도 많이 팔아왔고... 

저는 여태 내가 힘들거나 아픈 것에 대해서 겉으로 표현한 적이 없어요.  

지금 작품에 대해서 돌아가 돌이켜 생각 해보자면, 

나의 유년시절은 굉장히 우리집은 회색의 기억이더라고요.  


나의 유년시절의 상처를 먼저 치유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내 회색의 집에다가 알록달록 

색을 칠하게되면서 채색된 실내라는 시리즈가 나오 게 된거거든요.  


북유럽잡지가 저한테는 판타지 만화책같은 거였어요. 

왜냐면 나는그런 잡지를 보면서 너무 이상적이잖아요.  

그러면서도 약간 섬뜩한 느낌이 들었어요. 

너무 예쁨에도 불구하고 그걸 보면서, 아 이런집에 살면  

항상 예쁜 이야기만 하고 그럴것 같은 환상이 있었거든요.  




  정보경 작가님의 예전 작품들을 한번 보실까요~




2019년 올해 4월에 했던게 안락의 그늘이라고 그 위에다가거기까지가 내 판타지었어요.  

그 전시가 끝나고 여러가지 힘든일도 있고 그 전시에대한 고민도 계속 이어졌고.  

지금도 그 상처를 보고싶지는 않지만 봐야하는게 진실이구나, 그게 현실이고 그게 우리의 삶이구나...


이제는 돌리지말고 이번에는 좀 정면으로 인물을 그려보자. 이런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화상을 150점정도 그렸던 것 같아요.[자화상을 벌써 150점씩이나?] 

사자화상을 150점을 그리면서 항상 '나는 누구일까?', 
'나는 뭘까?' 이런 정체성에 대해 무수히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도
뭔가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그건 답을 내릴수 없구나 ...했는데  


얼마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그때 친척들이 다 모였던 자리에서 친척들을 보면서
거기에 내가 있더라고요. 멀리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내가 제일 부정하고 싶었던, 하찮고 감추고 싶었던 것들도 그들한테 있더라고요. 

그리고나서 그들을 그려야봐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그때는 이걸 뿌리를 찾는다는거는 굉장히 자기를 벌거벗는것이고.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나의 알몸을 본것같아요. 비로소.  

맨날 내가 꽁꽁 숨겨놓은 알몸을 본것같아서..  

그런거를 그려보는거는 나에게 굉장히 의미가 있고.  


아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잘 인물화가 잘 안팔린다고 하더라고요?ㅎㅎ 

아 내가 하는게 이제 상업과는 점점 멀어지는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떡하겠어. 거기에 내가 적응해야하지... [그렇죠.] 

돈을 못벌면 못버는거고없으면 없는대로 그리고.. 그래야지 좋은 작업을 계속 할수 있겠죠. 


저 드로잉도 너무 좋아해요

[질문]나는 예전에 무슨 화가가 되고 싶었는지? 

내가 "나 라는 사람"을 "밖에서 바라보는 나"로 착각했던 것 같아.  

밖에서 바라보는 나 있잖아요.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밝고, 경쾌하고,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라고 박수를 쳐주니까 

'아 나는 그런 사람인가보다'  

그럼 내가 여기서 더 그렇게 그들이 원하는데로 앞장서서 내 밝음을 전파하고 

더 에너지틱하게 더 에너지를 끌어올려서 그런 것들을 나눠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내 생활도 마찬가지로 운동도 열심히하고 좋은 음식 먹고 제 시간에 자고  

그렇게 어떤 건강한 삶? 건강한 걸 유지하고 싶었던 것 같아 


그런데 지나서 보니까 그 건강함만이.. 예술이 아닌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알지 못했던 것, 보고싶지 않았던 것, 내가 봐야하는것,  

건강하지는 않지만 내가 관심을 가져야하는것, 부조리나 사회음지 

그런것들이 어느순간부터 이렇게 눈에 들어오고보이더라고요.  

이를테면 예전에는 높은 빌딩을 보면 어... 나도 거기에 뭔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항상 넓은 창문에 햇빛이 들어오고 좋은 사무실에 이런 것들이 먼저 보였더라면 ,

지금은 그 높은 빌딩에 드리워진 그림자라던지 그 빌딩 뒤에서 콩나물을 이를테면 그런 할머니라던지.  

왜 누구는 이런데서 살고, 왜 누구는 이래야만할까  ?

예전에 그들이 게으르거나 개개인의 노력의 부족으로 인해서 삶의 편차가 생겼다라는 편견을 가졌더라면 

지금은 구조적인 모순이 있을수 있겠구나. 부당하게 힘든일을 겪는 사람이 있구나.  


그런것들이 시작했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질문]그렇게 생각이 바뀌신건 언제부터? 

그게 그러니까 한... 일년 반? 일년에서 일년 반 전인 것 같아요.  


개인적인 여러가지일도 있었고, 멘토도 만났고, 

그리고 아이를 낳으면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진 것도 있어요 

나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 내 밑에 아이가 사는 세상이라고 하니까 

내가 내 부모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의 불합리 속에서 살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아이가 살아가야하는 세상이라고 생각하니까 

좀 더 거기에 깊게  빠져들고 그것에 대해서 사유하고 생각하고  


그러면서 내가 예술가로서 해야할게 뭔가 이런거에 대해서 더 고민을 하게 됐고. 

계속 고민하는 시간인것 같아요.  



아, 이제 내가 비로소 할 게 많아졌구나




[아 보는 시각이 넓어지셨네요. ] 

두 가지를 알게 되었어요. 

왜 이때까지 이런걸 모르고 살았지? 란 절망적인 것, 또 하나는 

비로소 내가 이제 할수 있는 일이 많아졌구나. 


왜냐하면 항상 미술이라는 범주안에서 새로운 표현기법 

독특한소재... 나의 이야기... 아 이제 그다음은 뭐해야되지? 이런 것들에대해서. 항상 조바심이 났어.  

그런데 이제 내 인생이 가치 있어지게 하는 일들과 나의 역할이 굉장히 늘어난거에요.  

할일이 많아졌어요. 생각할것도 많아졌고.. 생각할수 있는 것도 많아졌고  

울림을 주는것도 되게 커졌고.. 어떤 사회 이슈 하나도 거슬러 지나가지 않고





[그림을 그릴 때 무엇이 중요한 것 같아요?] 


분노 


[오~그럼 내가 그 분노를 그림으로 풀지 않았다면?] 


글을 썼을 것 같아요.  


유독히 예술가를 존경하는 이유가 뭘까를 생각해보면 빗겨간 시각에 대한 것들을 

탐구하는 것이 예술가고, 그런것들을 탐구했을때 일반사람들이 예술가들을 존경하는 거 아닐까요.



[나는 한마디로 OOOOO다] 

나는 열정적이다[왜?]대구에 계시는 컬렉터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예전에 저를 봤을때는 밝음이 극단으로 치솟았대요 

그런데 지금은 저 사람 저렇게 힘들어 하지 않아도 되는데 내 스스로가 내 뼈를 빼서 하나씩 

분지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거에요. 이 사람은 자기가 어둠이나 아픔이나 상처에 치닫겠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불구덩이로 전진한다는 느낌이 들었대.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러니까 아 이 사람은 어디로든 가든 너무너무 열정적이어서, 누가 말릴수가 없구나  

저는 그런 열정이 있는 것 같아요. 



[좀 쉬어야 하는거 아니에요? ]

그런 생각도 하는데... 예전에는 모든 것은 내가 노력하면 다 할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굉장히 오만한 생각이죠. 

여기 산에 오면서 아이를 낳아보니 내가 생각치도 않은 일들이 너무 벌어져. 내가 의도하지 않게.. 

그러다보니 자연도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들고...  

열정도 어떻게 보면 욕심이잖아요.  


그런 것들을 좀 거둬내야 내가 더 좋은 작업을 할 수 있는 길인 것 같아요. 



계속 궁금해지는 작가


[앞으로 어떤 정보경작가가?] 

저사람 뭐! 이렇게 갑옷을 입고 가는 것보다는 

그 다음이 궁금한 작가. 

지난 전시에서 다음에 뭐 그리실지 너무 궁금해요 

나는 그게 되게 힘이 됬어. 작가님 이번 작품 너무 좋아요. 이것보다 

 나를 궁금해 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러면서 다음은 더더더더 궁금증을 유발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완벽한 그림보다. 



https://www.instagram.com/falling_in_art/

모든 사진과 인터뷰는 창작자 예술에 빠지다에 있습니다. 
무단으로 도용/재 편집/재배포 시 법에 의거하여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열기구 타고 놀러오세용~ 이찬주작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