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착같이 살아도 괜찮아요.
목차
1. 악착같이 사는 게 잘못 됐나요?
2. 함께라면 힘들어도 즐겁다.
"악착같이 사는 것 같아서 안쓰러워 보여" 얼마 전, 엄마가 나에게 한 말이다. 아들이 취업이 아닌, 창업을 선택하고 매일 악착같이 사는 모습을 보니, 어머님의 입장에서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부모님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지금까지 사업을 해왔고,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다.
일, 그 자체에서 나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낀다. 한없이 빠져드는 몰입감이 즐겁고, 새로운 정보를 기반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때 성취감을 느끼며, 스스로 성장했다는 생각에 짜릿함을 느낀다. 다만, 다른 사람의 눈에는 여가 시간 없이 주말에도 집에 틀어박혀 일만 하는 모습이 마치 악착 같이 사는 것처럼 느껴지는 듯하다.
누군가의 걱정 어린 말일지라도 "왜 그렇게 악착같이 살아? 좀 쉬엄쉬엄 해"라는 말을 듣는 순간에 몸에 기운이 빠진다. 마치 지금 내 삶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착각이 든다. 인생을 너무 즐기지 않고 살고 있는 걸까?, 몇 년 후에는 과거에 즐기지 않았던 걸 후회하는 건 아닐까? 이와 동시에, 악착 같이 사는데 왜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나오지 않는지 회의감이 들기도 하다.
걱정하는 엄마에게 오히려 나는 응원이 필요하다고 말을 한다. 지금 내 삶은 비예측적인 미래를 바라보며, 불안한 감정을 갖고 한 발씩 나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타인의 걱정은 자신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오히려 창업가들에겐 걱정보다 응원의 한 마디가 더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팀 내 야근 및 새벽 근무가 많아졌다. 서비스를 런칭한 후 유저 데이터를 매일 뜯어보고, 부족한 점을 찾아서 개선하는 과정이 많다 보니 일주일에 1~2번은 사무실에서 팀원들이 함께 낮부터 새벽까지 일한다. 새벽까지 일하는 건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사무실에서 12시간 이상을 앉아 있어야 하며, 논쟁도 끊임없이 일어난다. 새벽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든 상황에서 집으로 가는 일도 고되다.
다만, 힘들지라도 오히려 일이 즐겁다. 나도 집에서 새벽까지 일을 자주 하지만, 팀원이 다 같이 한 자리에 모여서 새벽까지 함께 일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곁에 있는 팀원은 힘든 시간을 함께 해준다는 점에서 든든한 심리적 버팀목이 된다. 나는 일, 자체를 좋아하기에 자주 새벽까지 일한다. 다만, 내 가치관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딱히 팀원들에게 말을 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팀원이 먼저 나에게 늦게까지 일을 하자고 말하면 고마운 감정이 샘솟는다.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님들의 영상을 보면, 팀원들을 모으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심지어, 팀 빌딩을 여러 차례 실패해서 몇 년을 날린 대표님의 이야기를 건너 건너 들은 적도 있다. 그렇기에 지금 팀을 만난 건 나에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 행운이 '과거에 스쳐 지나간 행운'으로 끝나는 게 아닌, '미래까지 이어진 행운'으로 정의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