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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meLee Nov 07. 2022

22년 10월의 창업 일지

창업의 이유가 "재밌다"로 끝나면 안 된다.

목차
1. Why는 탁상공론이다.
2. 창업가에게 성장은 "나"의 몫
3. 나는 객관적인가?
4. 창업의 이유가 "재밌다"로 끝나면 안 된다.


Why는 탁상공론이다.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 "문제를 어떻게 풀까?"를 답하는데 앞서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를 답해야 한다. 즉, How에 앞서서 Why를 잘 정의하는게 중요하다. 애초에 문제의 본질을 잘못 정의한다면, 이를 해결해도 어떠한 임팩트를 내지 못한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액션하기에 앞서서 많은 리소스를 문제 정의에 쏟아야 한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Why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How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아무리 문제를 잘 정의해도, 이를 액션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How가 없이, Why에만 집중하는 건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는다. 창업을 시작하고 여러 창업 팀을 만났는데, Why에 집중한 나머지 How를 하지 않는 팀을 몇 번 볼 수 있었다. 물론 이건 외부인의 섵부른 판단일 수도 있다.


 Why는 방향, How는 속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지점에서 목표 지점으로 도달하기 위해선 (1) 방향과 (2속력, 모두가 중요하다. 방향을 잘 정의했지만 가만히 있으면 현재는 바뀌지 않고, 방향을 정하지 않고 뛰어가면 목표 지점과 전혀 다른 곳에 도달할 수 있다.


 참고로 인터컴의 제품 수석 부사장인, Paul Adams가 작성한 아티클에 따르면, 프로덕트를 만들 때 Why와 How의 비율은 40:60이 좋다고 한다. 결국, Why와 How 모두 비슷하게 리소스를 투자해야 한다는 소리다.

출처 : <https://www.intercom.com/blog/great-product-managers-dont-spend-time-on-solutions/>

 



창업가에게 성장은 "나"의 몫

 튼튼한 기반이 잡혀 있는 기업에 들어간다면, 사수로부터 많은 걸 배울 수 있고 자연스레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일을 해야할지 명확한 R&R이 정의된 상태이며, 선임으로부터 무엇을 하면 되는지 전달 받아서 일을 처리하면 된다. 즉, 기반 잡힌 기업에서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잘 정의됐고, 이에 맞춰 성장할 수 있는 환경도 존재한다. 이 루트를 따라간다면, 성장하기 싫어서 아무리 떼를 써도, 결과적으로 성장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창업을 한다면, "성장"은 오로지 "나"의 몫이다. 창업은 흡사 야생에 혼자 던져진 느낌이다. 매일 어떤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혼자서 정의하고 행동해야 한다. 옆에서 내가 푸는 문제에 대한 선행 사례를 던져줄 사수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과 환경을 알아서 찾아야 한다.


 그 와중에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도 않는다. 초기 창업 팀이라면 프로덕트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고, 설령 프로덕트를 릴리즈할지라도 많은 유저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프로덕트가 충분히 워킹할 때까지 눈에 보이는 수치 없이 긴 기간을 버텨야 한다. 그렇기에 수치에서 벗어나, 나만의 "성장"을 잘 정의해야한다.

창업씬에서 아니시에이팅은 불가능하다. (출처 : <op.gg>)




나는 객관적인가?

 최근 들어 팀원들과 의논을 마친 후, 매번 방금 의논에서 나는 충분히 객관적이었는지를 되돌아 보는 버릇이 생겼다. 이런 버릇이 생긴 이유는 나의 의견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기 위해서다.


 이전에 팀에서 오랜 논의를 거친 후, 액션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당시 논의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는데, 내 의견에 확신이 있었고 밀어 붙여서 진행을 하게 됐다. 하지만, 결과를 살펴보니 내 의견이 틀렸음을 확인하게 됐다. 내가 밀어 붙인 의견을 좀 더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판단했다면, 더 맞는 액션을 행할 수 있었을텐데... 그 이후부터, 계속 내 말을 되돌아 보는 버릇이 생겼다.


 객관성을 되돌아 보는 버릇은 생각보다 효과가 있다. 의견에 논리를 더 뒷받침 하도록 노력하게 되고, 내 논리가 부족했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주저 없이 양심 고백(?)을 할 수 있게 됐다. 나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건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여야지 더 성장할 수 있다.

부족한 내가... 참... 좋다! (출처 : <무한도전>)




창업의 이유가 "재밌다"로 끝나면 안 된다.

내 커리어는 특이한 편이다. 화공생명공학을 전공으로 하지만, 전공을 때려치고 스타트업씬에 들어왔다. 여러 스타트업에서 일하다가 퇴사를 하고, 지금은 창업을 시작했다. 어찌보면, 공대의 아웃라이어 같은 느낌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있다.

FameLee는 왜 창업하셨어요?


 창업을 하는 이유로 "창업이 재밌어서요"라고 답하는 건, 창업의 이유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재밌다"라는 감정은 결과이며, 이 재미를 일으킨 요소가 질문의 근본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나만의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는 부분에서, 또 다른 누군가는 '나의 노력이 그대로 결과물이 된다'는 부분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질문과 답을 계속 반복해가며, 근본을 쫓아가야 한다. 앞의 답에서 더 깊이 파고든다고 해보자. "나만의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창업을 한다고 하면, 이런 질문도 던져볼 수 있다. "극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한다면, 나만의 프로덕트를 만든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기업에서 새로운 프로덕트를 만든다고 했을 때, 이걸 전담하면 나만의 프로덕트를 만든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재밌다"라는 감정에서 창업의 이유를 끝내면 안 된다. (출처 : <3대천왕>)


  5 Whys 기법처럼, 내가 생각한 답을 반박할 질문들을 계속 던져보면, 더 깊이 있는 답을 쫓을 수 있다. 계속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여정 끝에, 현재 도달한 창업의 이유는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인정 받는 것"이다.

창업의 이유를 계속 정리하며, 만족할 만한 답을 찾고 있다.


 물론 현재의 답이 절대적인 답은 아니며, 시간이 지나고 바뀔 수 있다. 다만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면, 결국 생각은 고이게 된다. 생각이 고이지 않도록 계속해서 창업의 이유를 스스로 정의 내리고, 자문자답하면서 업데이트하고 있다.

매번 이런 식으로 카톡에 떠오른 생각을 정리하며, 창업의 이유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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