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에 맞는 슬로우 에이징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다르다.
요즘은 모두가 젊어 보이기 위해
각종 성형 시술과 수술을 망설이지 않는다.
길을 걷다 보면 나이와 상관없이
비슷한 얼굴들이 보이기도 한다.
나도 대학생 때, 엄마가 콧대를 좀 더 높여보자고 권한 적이 있으나
자연스러운 게 좋다고, 안 하겠다고 했다.
내 외모가 특별히 출중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성형을 하지 않은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기엔 아직 어린 30대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의 내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사랑하려고 한다.
나는 음악을 전공했기에
자연스럽게 주변에 성형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과도한 성형시술, 수술로 인해 부작용이 생긴 사람도 꽤 많이 봤다.
코 수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같은 부위를 8번이나 고친 사람,
보톡스와 필러 부작용으로 인해 계속해서 시술을 반복하는 사람...
한 선생님은, 얼굴 본판이 원래 정말 예쁘신 분이었다.
그런데 시술을 반복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걸 고치기 위해 또 다른 시술을 이어갔다.
결국, 처음 그 자연스럽던 얼굴은 어느 순간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처음엔 단지 더 예뻐지고 싶었을 뿐일 텐데,
결국엔 자기 얼굴을 잃어버리고,
끊임없이 고치고 덧대며
자신을 부정하게 되는 악순환에 갇히신 것이다.
주변에서 바라보는 나는 안타까웠는데,
정작 본인은 얼마나 괴로우셨을까.
시술이나 수술로 만든 얼굴은
시간이 지나면 어딘가 세 보이고,
사나워 보이며, 결국엔 '마녀상' 같은 인상이 되어버린다.
반면, 손대지 않은 얼굴은
처음엔 덜 예뻐 보일 수 있어도
세월이 갈수록 매력이 드러난다.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얼굴엔
오히려 더 깊고 단단한 아름다움이 깃든다.
'나이 앞에는 장사 없다.'는 말처럼
노화는 결국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하지만, 어떻게 나이 드느냐는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주름지고, 탄력이 떨어졌다고 해서
그 얼굴이 안 예쁘거나 부끄러운 건 아니다.
늙음을 감추고, 밀어내려 하기보다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나는 그것이 진짜 멋이고, 단단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만 보지 말자.
앞으로 살아갈 날이 훨씬 많지 않은가!
나는 나의 얼굴에,
내가 걸어온 시간과 감정과 경험들이
쌓여가는 걸 기꺼이 받아들이고 싶다.
주름 속에 담긴 시간과 경험들이
오히려 더 깊은 아름다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동네 이웃 할머니도 그렇다.
주름이 깊게 자리한 얼굴인데도,
그 안에는 할머니의 온화함과 내면적 아름다움이 보인다.
그 주름은 단순한 세월의 흔적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새긴 시간의 문장들이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새긴 주름살.
외적인 아름다움도 분명 가치 있지만,
진짜 아름다움은 결국 내면에서부터 시작된다.
겉모습을 가꾸는 데에만 집중하는 요즘,
정작 마음을 가꾸는 일은 점점 잊혀 가는 것 같다.
현대인들에게 더 필요한 건
빛나는 외모보다 단단한 내면.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
그 내면이 시간 위에 남긴
고운 주름살 아닐까.
나는 그런 과정을 보며
나 자신에게 묻게 된다.
나는 어떻게 늙고 싶은가.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좋은 생각을 많이 하며,
남을 미워하지 않고
많이 웃으면서 사는.
그런 사람이 더 오래, 더 예쁘게 늙는 것 같다.
나는 아직 젊고,
어쩌면 늙음을 논하기엔 이르지만,
그래도 이 마음만은 분명하다.
나를 바꾸지 않고, 나를 부정하지 않으며
지금 이 얼굴, 이 마음 그대로
천천히 나이 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