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라는 말보다

내면을 바라보는 연습, 우리 모두에게

by 로벨리아

저는 절대 안 하려고 하는 말이 하나 있어요, 제 아이들에게요.

뭔가 멋진 걸 보여줄 때 딸아이가 와서,


"아빠 아빠 내가 이 그림 그렸어, 봐봐! "


정말 이쁜 그림이에요.

제가 일부러 안 하려고 하는 말은


"좋아! 잘했어!"


대신 뭐라고 말할까요? 맞춰보세요.

이렇게 물어봐요.


"이 그림 그려보니 어땠어?"


이 질문은 아이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게 해 줘요.

내가 만든 그림에 '나는' 어떻게 느끼지?


그리고 아이가 뭐라고 말하든 그걸 지지해 줘요.


그렇지 않고 항상

"잘했어, 최고야"라고만 말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는 항상 외부의 반응만 바라보게 돼요.

결국 다른 사람 눈치만 보는 아이로 자랄 수 있어요.


"나 이거 했는데 어때? 괜찮아?"


누군가 '좋다'라고 말해줘야만 '괜찮은 거구나'라고 느껴요.


대신 스스로 묻는 거예요.


'나는' 어떻게 느끼지?


출처: JulienHimself




예전에 콩쿠르를 나갔을 때 항상 많이 듣고 물어보던 질문 중 하나.


"(무대) 잘했어?"


그리고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같았다.


"응 실수 없이 잘하고 왔어."


뭔가 주저리주저리 얘기하면

실수한 것 같아 보일까 봐,

자신감 없어 보일까 봐,

부모님이 실망하실까 봐,

나도 모르게 눈치를 보며

그 대답으로 끝내는 게 가장 편했다.


생각해 보니 레슨 선생님은 나에게 이렇게 물어보셨었다.


"어땠니?"


"박자가 살짝 빨라진 거 같은데 그다음 악장에서 박자 잘 잡고 갔어요.

아무래도 무대 올라가니까 흥분해서 박자가 빨라진 거 같은데,

다음에 그 점을 신경 써서 해야 할 거 같아요."


나는 무대에 올라가서 했던 연주를 떠올리며 대답을 했다.


실수했는지 안 했는지가 아니라,


스스로 어떻게 느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를

그 짧은 시간동안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자존감은 막 던지는 칭찬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잘했어". "대단해" 같은 말은 순간의 기분은 좋게 만들지만,

오히려 외부의 평가에 민감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에게, 혹은 우리 자신에게도

자기 내면의 감정과 경험을 중심에 두는 법을 배워야 한다.


결과보다 과정에서 느낀 의미와 즐거움을 발견하게 하고,

그 경험을 통해 자기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존감의 밑거름이다.


그러기 위해선,

단순한 칭찬과 함께 과정을 들여다보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예를 들어,

"와 이 부분 정말 잘했다. 이렇게 해본 이유가 있어?", "하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어?"

같은 질문들 말이다.


이런 질문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돕는다.

그리고 그것은 곧,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힘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누구나 외부의 조건과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더더욱 자기 자신에게는 쉽게 소홀해진다.


늘 타인의 기대와 시선을 먼저 살피게 되고,

정작 내 마음이 어떤지, 무엇을 느끼는지는 자주 놓치게 된다.


그래서 필요한 건,

내면의 나를 마주하는 연습이다.


타인의 말이 아닌,

"나는 어떻게 느꼈을까?"

스스로에게 묻고, 그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힘이야말로

진짜 자존감을 키우는 길이다.


이런 자존감 교육의 방식에는 문화적인 차이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미국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리 있게 설명하는 데 익숙하다.


반면, 한국 사람들은 본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문화의 특성에서 비롯된 차이다.

서양은 개인주의 문화가 뿌리 깊어 자존감이 높을 수 있지만,

반대로 이기적이거나 배타적인 면이 드러나기도 한다.


반면, 동양은 가족 중심, 집단 중심의 문화가 강하다.

그래서 개개인의 감정보다 공동체의 안녕을 더 중시하게 되고,

자기감정을 억누르는 문화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제는 서로의 문화에서 좋은 점은 배우고,

부족한 점은 개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더라도,

그 자체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누군가에게는 인정과 칭찬 부분이 결핍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칭찬과 질문을 상황에 맞게, 균형 있게 사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도

내면을 돌아보는 질문,

그리고 감정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연습을 선물하자.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