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03일
오래간만에 운동을 했던 날.
체력이 다시 떨어졌을까 봐 걱정했지만, 의외로 너무 빨리 걸어버렸다.
마트에 25분 일찍 도착한 김에, 하천 길을 따라 도서관까지 걸어갔다 오기로 했다.
정말 오랜만에 가보는 길이었다. 중학생 때 도서관에서 공부하겠다고 정말 자주 다녔었는데...
오랜만에 보는 다른 아파트들의 풍경,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하천에 둥둥 떠다니는 오리 가족들까지.
모든 것이 다 새롭고, 반가웠으며, 추억이 가득했다.
집에서 고양이만 보다가 산책하는 다양한 개들을 보니 은근 신선했다.
나에게서 고양이 냄새가 났는지, 덩치 큰 개들이 걷다가 다가와서 조금 무섭기는 했지만...
다시 마트로 되돌아갔다. 지난번에 받은 쿠폰으로 커피를 마시고 장을 보는데,
오늘이 3.3 데이라 삼겹살을 파격 세일하고 있었다.
예상외로 돼지고기 매대 앞에 줄이 정말 길게 늘어서 있어서 놀랐다.
그런데 엄마가 그 줄을 못 보시고 돼지고기 매대 앞으로 불쑥 가버리셨다.
순간 줄 서 있던 사람들과 안내 요원분에게 따끔한 지적이 쏟아졌다.
"나와주세요! 줄 서셔야 합니다!"
"여기 줄 안 보여요?"
나는 엄마에게 줄이 길다고 미리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엄마가 나보다 훨씬 앞서 가신 데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말을 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엄마의 당황스러운 행동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엄마는 얼굴이 벌게져서 줄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씀하셨다. 알고 보니 애초에 돼지고기를 살 생각이 아니었고, 닭고기를 보러 가신 것이라고 하셨다.
길게 나란히 서 있는 줄을 무시하고 당당하게 매대 앞으로 걸어 나간 엄마의 모습이 얼마나 웃기던지.
그 모습과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나도 모르게 다시 한번 웃음이 터졌다.
이 이야기를 곱씹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정말 재미있었고, 계속 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