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04일
오늘은 엄마가 반차를 내신 날.
신나는 마음에 엄마와 우리의 유일한 외식 장소인 주꾸미 볶음 집을 찾았다.
보리밥과 주꾸미 볶음을 주문하면 각종 반찬과 된장찌개, 그리고 상추 4장과 고추 2개가 곁들여 나온다.
상추 위에 벌겋게 볶아진 매콤한 주꾸미 한 점을 올려 맛있게 드시는 엄마를 보며,
'내 거 한 장은 남겨주시겠지'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 한 장 남은 상추마저 집으시는 엄마의 모습에 '역시나' 싶어 웃으며 말을 건넸다.
"내 거 한 장은 남겨주는 줄 알았구먼."
"미안혀. 상추가 오늘따라 맛있길래 나도 모르게 다 먹게 됐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뒤의 식사라 배가 고프셨는지, 허겁지겁 드시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보기 좋았다. 서빙하시는 아주머니께 상추를 조금 더 달라고 부탁드렸고, 나는 그중 큰 것 반 장을 잘라 맛만 보았다. 사실 지난번에 상추를 많이 먹어서 딱히 먹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엄마가 워낙 맛있게 드시기에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싸 먹어보았다. 쫄깃한 주꾸미와 아삭한 상추가 씹히니 기분이 좋아지는 식감이었다.
추가로 받은 상추를 남길 수 없어 엄마가 마저 다 드셨고, 우리는 부른 배를 부여잡고 집까지 걸어 올라갔다.
아직 아빠 관련 서류 정리가 끝나지 않아 바쁘고 정신없으실 텐데도,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씩씩한 엄마에게 참 감사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