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가을...
사람들은 의사는 갑의 위치에 있고,
돈 걱정도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의사들 90프로 이상이
피고용인 E이거나 자영업자 S이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 자영업자에 비해 평균 단가가 조금 높을 뿐이지
사업가 B나 투자가 I가 되지 않으면
근본적으론 경제적 자유나 독립을 성취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이는 로버트 기요사키. 가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란 책에서 1997년부터 주장하신 개념입니다.
E 월급생활자 (Employee), S 자영업자/전문직 종사자 (Self-employed)
B 사업가 (Big business), I 투자가 (Investor)
40대 중반이지만 단순히 의사라는 이유만으로는 아직 경제적 자유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환자, 보호자에게 갑질하는 의사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부를 제외하면 내부에서 보았을 땐,
오히려 그들에겐 당연히 "을"의 입장일 뿐 아니라
병원원장님, 직원들, 나아가 보건소, 심평원, 공단 등에 갑질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제발 소중한 자식을 의대에 보내서 그들이 의사가 된 다음에 어떻게 말하는지 들어보세요.
병원에서 9월 1일부터 다음 해 8월 31일까지 일하는 계약을 했습니다.
매해 자동적으로 (저나 병원장님이 서로 말 안 하고 있으면) 근무조건 그대로 연장되었기에
당연히 올해도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임금 인상이나 다른 것을 요구했다가 병원장님과 조금 껄끄러운 사이로 지내느니,
오랜 병원 생활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봉급을 올려 받지 않아도 그러려니 하고
서로 암묵적 동의를 한 것이죠.
몇 달에 한번 있는 식사자리마다
매출에서 인건비, 고정비, 이자, 월세 등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들었는데,
(식사 내내 밥도 잘 안 넘어갔지만 ㅠㅠ)
사전에 그런 말씀 자체를 못 꺼내도록 하신 게 아닐까도 싶네요.
이번 연도에 자동연장이 된 다음
새로운 마음으로 잘 지내보자 다짐하며 1년 계약직 마음으로
내년에 휴가는 언제 갈까?
카운터랑 궁리 중이었습니다.
병원에는 의료법상 의사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는데
저와 카운터가 같은 전문의라서
둘 중 하나는 반드시 근무해야 합니다.
제가 휴가를 가면 카운터가 무조건,
반대인 경우는 마찬가지로 제가 근무해야겠죠~
어느 날 원장님이 저희 둘을 부르시더니
그동안 쉬고 있던 지인 의사분이 근무하기로 했는데
저희와 같은 전문의라
"둘 중 한 명은 나가주었으면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나가라'라고 쓰면 뉘앙스가 좀 달라지나요?)
두 달 정도 후부터 그분이 근무하기로 '결정'되었다면서요.
(조금 길어져서 다음 글로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