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받고 싶습니다!
카운터와 저 모두
병원이 100%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수년째 근무했고, 익숙해졌기 때문에
'당장' 나갈 마음은 없었습니다.
물론 가슴속에서 오랫동안 묵혀있던 빛바랜 사직서를
'멋지게' 던지고 나가는 모습은 저 같은 직장인의 로망이지만요.
그래도 아이를 매일 유치원에 등교시키고
가끔 늦게 출근하시는 카운터 선생님은
비교적 출퇴근 시간이 여유롭기 때문에
'적어도' 올해는 계속 근무하고 싶어 하는 눈치라
남자인 제가 나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회사 측 사유로 퇴직을 권유받았으니
실업수당이나 받으며 한 달 쉬어볼까 했는데요.
(아내가 2~3달은 쉬어도 된다며 윤허해 주셨거든요)
의사들 카페에도 올려보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이라는 게
자발적 실업에 해당하므로 받기 힘들다는 겁니다.
어떤 의사분은 수입이 없어서 신청했다가 반려당했다는 겁니다.
'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구직을 못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2002년부터 월급의사로 일하는 동안 내라는 고용보험료를 다 냈는데도
의사란 이유만으로 못 받는다는 건지...
(더 알아보지 않은 저만의 생각이니 실제 받으신 분이 계시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주시기 바랍니다.)
시간도 많은데 고용노동청(근로복지공단?)에 방문해서 물어봐야 하나?
주위에 타고난 파이터나
본인의 불이익에 참지 못하고 끝까지 다투는 분들도 있는데요.
확실히 저는 아닙니다.
'조용한 게 좋은 거다.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자!'가 제 모토인 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서
새 운동이나 배워볼까? 하면서
연말까지 주 3회 킥복싱을 덜컥 등록한 게
다였으니까요.
훗날
직원들이 노동부에 신고한다는 문제로 맘고생 많이 하셨던
개원 선배가 '우리나라에 부당하지 않은 해고는 없다!'
계속 근무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면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겠느냐며
술자리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당연히 원장님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만...)
지금 새로운 병원에 같이 근무하시는 봉직의 선배님은
'퇴직금 미리 받은 거 (원장을 법으로) 걸면 다 걸려~'라며 소송해서 돈이라도 받으라고
위로 아닌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병원장님이 저희에게 나가라고 한 순간부터
왠지 저와 카운터에게 잘해주신 느낌을 둘 다 받았는데
느낌이 아니라 이유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다음 주에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