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도 없다
지갑을 열려는 노력들. 우리는 이렇게 탁월합니다, 저를 믿고 돈을 지불하면 당신은 분명히 좋아요. 이번 시즌엔 이걸 가지셔야 해요. 요즘 사람들은 다 이거를 하고 있어요..
수많은 해쉬태그들과 그 태그의 수만큼의 또 다시 게시물들. 차고 넘치는 마케팅들 중에서 어떻게든 자기를 봐달라는 외침들. 본인이 경험해본 바 이게 정답이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메아리들. 보통 막상 열어보니 '속았다' 싶은 빈 통들이다.
마케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다. 아마 그 세상은 조용할 거다. 억지로 관심을 끌지 않아도 되는 세상, 불필요한 것을 필요하다고 최면 걸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 교묘한 척 트릭을 깔아두지 않아도 되는 세상. 해가 뜨고 떨어지는 작은 움직임이 보일 만큼 조용할 것이다.
어릴 적, 신발장과 맞닿은 작은 거실에 누우면 계란 아저씨 트럭에서 나오는 확성기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가까워질 때까지 천정을 바라보면서 벽지의 무늬를 눈으로 따라갔다. 소리가 다가오고, 다시 멀어질 때까지. 째깍거리는 벽시계 소리와 멈췄던 냉장고가 다시 돌아가는 소리가 있었다. 그 오후면 되지 않을까? 너무 멀리 왔나, 비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