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똥의 주인, 웜뱃이 궁금하다!
웜뱃은 기묘한 생김새의 동물이다. 곰이나 돼지, 땅다람쥐와 비슷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호주와 태즈메이니아에서만 볼 수 있는 이 동물은 캥거루와 코알라처럼 새끼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유대목 동물로 간주된다. 웜뱃은 짧은 다리와 넓은 발, 그리고 땅을 파는 데 사용하는 튼튼하고 단단한 발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모래빛이 감도는 갈색부터 회색이 섞인 검은색까지 색깔이 다양하므로 포식자들의 감시를 피할 수 있다.
두 종류의 웜뱃이 있다. 애기웜뱃(Common wombat)은 굵은 털과 짧고 동그란 귀를 가지고 있다. 반면, 털코웜뱃(Hairy-nosed wombat)은 부드러운 털에 큰 귀 그리고 털로 뒤덮인 코가 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따르면, 애기웜뱃은 약 30인치(76cm)로 중형견 크기에 맞먹으며, 평균 체중은 약 55~88파운드(25~40kg)다. 털코웜뱃은 약 42~71파운드(19~32kg)로 애기웜뱃보다 약간 가볍다.
웜뱃은 큰 발과 강력한 발톱으로 굴을 파서 산다. 이 굴은 연속으로 이어진 통로와 잠을 자는 곳으로 구성돼 있으며, 통로의 길이는 최대 650피트(약 200m)에 이른다. 일부 웜뱃은 1년 내내 버틸 수 있는 동굴에서 따로 떨어져 산다. 이 유대목 동물은 하룻밤에 최대 3피트(약 1m) 남짓의 흙을 파헤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기웜뱃은 주로 혼자 살지만, 털코웜뱃은 다른 웜뱃들과 함께 무리지어 산다.
그들은 딱 봐도 귀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질이 급하고 위협감을 느꼈을 경우 공격적인 태세를 보일 수 있다. 오동통한 체구를 가졌지만, 포식자가 주위에 나타났을 때는 시간당 시속 25마일(시속 40km)까지 달릴 수 있다. 웜벳은 지하 굴로 뛰어 들어가 두꺼운 피부와 작은 꼬리로 구성된 단단한 엉덩이로 굴 입구를 막는다. 또한 굴의 벽과 천장에 바싹 기대어 침입자들을 무찌르곤 한다. 이들의 주요 포식자는 야생 들개인 딩고와 주머니고양이과의 포유류인 태즈메이니아 데빌이다.
웜뱃은 초식동물로 간주되며, 이들의 주특기는 설치류과처럼 생긴 이빨과 강력한 턱으로 뿌리, 풀, 관목, 약초, 나무 껍질 등을 씹어 먹는 것이다. 웜벳은 또한 주요 먹이에서 수분을 따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몇 년 동안 물 없이 살 수도 있다. 이들의 소화기 계통에는 억세고 거친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는 특별한 효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함께 웜뱃은 특히 밤에 풀을 뜯어먹으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들이 음식물을 완전히 소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4일이다.
웜뱃의 가장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배설물이 정육면체 형태라는 것이다. 이는 바로 웜벳의 소화 과정이 길기 때문이다. 음식물이 오랫동안 창자 내에 저장되면서 부산물이 직사각형 또는 사각형 모양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웜뱃은 또한 자신의 똥으로 영역을 표시하곤 한다.
웜뱃은 주로 식량이 충분히 있을 때 짝짓기를 한다. 또한 암컷의 임신 기간은 약 21~30일이며 2년마다 일명 '조이(joey. 주머니쥣과 새끼)'라 불리는 새끼를 낳는다. 웜뱃 인포메이션 센터)에 따르면, 조이는 태어날 때 젤리빈의 크기와 같이 몸무게가 겨우 2g 정도밖에 안 나간다. 조이는 약 5개월 동안 어미의 주머니 속에서 산다. 그 후, 몇 달 동안 주머니 안과 바깥세상을 왕복하며 홀로서기에 서서히 적응한다.
모든 유대류 동물과 마찬가지로 암컷 웜뱃의 주머니는 가슴 쪽이 아니라 몸통의 맨 아래 부분에 달려 있다. 암컷 웜뱃의 독특한 특징은 조이가 주머니 안에 있는 동안 먼지와 기타 이물질이 주머니 속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웜벳은 1.5년~3년까지는 체구가 계속 자라며, 야생에서는 15년, 사육 상태에서는 20년 이상 산다.
웜뱃은 단지 귀여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집에 데려갈 만한 동물은 아니다. 웜뱃을 애완동물처럼 갇혀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애완용으로 키우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웜벳은 힘이 세고 갇혀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동물이라, 우리 안에 가둔다면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으니,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말을 안길 수 있다.
웜뱃을 관찰 할 때는 쌍안경이나 카메라를 이용해 먼 거리에서 지켜보는 것이 좋다. 자연에서 웜뱃은 수줍음을 잘 타는 동물이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불안감을 느낄 때는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
1906년 웜뱃이 해로운 동물로 지정되면서, 호주 정부는 웜뱃을 사냥하도록 장려한 바 있다. 그 결과, 1925년에서 1965년 사이에 약 6만3,000마리의 웜뱃이 죽었으며, 그들의 가죽 또한 수집됐다. 다행히도, 이 대량 살상은 현재 멈춘 상태이며 지금은 이들의 멸종을 막기 위해 보호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웜뱃은 가뭄과 포식자와 같은 환경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토지 개간과 같이 인간에 의한 행동으로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현재 호주 퀸즈랜드의 에핑 국립 공원에 남아있는 웜뱃은 약 115마리뿐이며, 두 종류의 웜뱃 중 특히 북쪽털코웜뱃(Northern hairy-nosed wombat)이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