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대한 무언가의 추억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 편지나 사진, 혹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추억의 카세트테이프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무생물이 아닌 생물을 수집한다면? 비좁은 집안을 뛰어다니며 짖거나 침대와 소파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는 생물을 수집하는 그들. 바로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들이다.
애니멀 호더에 관해 일부 전문가들은 '강박 장애와 밀접한 정신상태'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또한 미국 동물보호단체인 ASPCA는 '정신 건강, 동물 복지 및 공공 안전문제를 아우르며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이고 복잡한 문제'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런 정의들을 갖고 있는 애니멀 호더들은 단순히 개나 고양이를 수집하는 것 외에도 설치류나 파충류, 새 등 그 범위가 매우 다양하다.
미국 메사추세츠에 소재한 한 동물 연구소는 애니멀 호더를 기술하는 기준을 만들었다. 이들의 기준에 따르면 애니멀 호더들은 다음과 같다.
* 일반적인 반려동물을 기르는 수보다 더 많은 동물들을 소유한다.
* 기아나 질병 혹은 사망을 초래하는 영양, 위생, 보호나 수의사 치료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제공하지 못한다.
* 최소한의 보살핌을 제공할 능력이 없다는 것과 이런 무능력의 실패가 동물과 가족, 지역 거주자들에 미치는 영향을 부정한다.
카렌 베커(Karen Becker) 박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애니멀 호더들은 좋은 의도로 호더가 된다. 즉 자신을 길거리 동물들의 구세주로 인식한다는 것. 그러나 결국은 생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닌 수집품의 일종이 되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왜 애니멀 호더가 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편집증, 성격장애와 관련된 애착장애 그리고 망상적인 생각과 우울증 및 정신적 문제 등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여겨진다.
동물연구컨소시엄의 설립자인 게리 페트로넥(Gary Patronek) 박사는 애니멀 호더들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한 후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 호더들의 76%는 여성이다.
* 85%는 중년이며, 46%는 60세 이상이다.
* 50%는 혼자 살고 있다.
* 80%의 사람들의 집에서 죽은 동물, 혹은 방치된 동물들이 발견됐다. 일부는 폐쇄되어야 할 만큼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었으며, 대부분 자신들이 호더라는 사실을 부정했다.
33명의 애니멀 호더들의 집을 방문해 조사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발견됐다.
* 한 집에 평균 41마리의 동물들이 있다.
* 개와 고양이가 가장 흔한 호더들의 수집품이다.
* 75%는 저소득층이며 88%는 미혼, 64%는 노인이었으며 73%는 여성이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호더들은 어린 시절의 죽음이나 일자리 상실과 같은 일들을 겪은 후 동물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선교사와 같다고 여기면서 동물의 삶을 구하는 행동을 하는데 자신들이 동물을 돌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연구를 이끈 엘리사 아리엔티 페레이라(Elisa Arrienti Ferreira) 박사는 애니멀 호더링이 언젠가는 정신적 장애로 재분류될 수 있다는 개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애니멀 호더는 정신 장애로 여겨지는 만큼 이런 상황을 느슨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애니멀 호더가 될 조짐이 보이는 다음과 같은 행동이 보이면 호더와 동물은 즉시 관리되어야 한다.
* 집에서 소유하고 있는 동물들을 추적할 능력이 없으며, 집 자체도 허름하고 노후됐다.
* 강한 암모니아 냄새와 배설물, 소변 및 구토물이 집 바닥에 흩어져있다.
* 동물들의 상태가 좋지 않다.(영양 실조나 기면증, 벼룩 등)
* 자기 자신도 돌보지 않으며, 자신의 동물들이 건강하다고 주장하며 호더링을 부인한다.
* 동물들의 공간이 충분치 않아 일부 동물들은 서로 싸운다.
여러 마리의 동물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충분한 공간을 주면서 보호하는 사람들은 애니멀 호더로 간주되지 않는다. 반려동물은 반드시 돌봐주고 관리할 수 있는 책임있는 보호자가 필요하다. 필요한 조치가 없이 무작정 길거리의 동물들을 구하는 행위는 반려동물 보호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