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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팸타임스 Dec 04. 2017

반려견에게 위협적인 기름의 정체는?!

▲ 사진 출처: 픽사베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기름 '팜 오일(Palm Oil)'. 영양학적 측면보다는 생태계 파괴로 더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이 야자 기름이 당신의 반려견을 위협하는 독이 된다면?

팜 오일이 강아지들에게 독이 된다고 입증된 정확한 자료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4년전 영국의 한 해변에서 발생한 사건은 전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며 반려견의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로 떠올랐다.


2013년 10월 잉글랜드 콘월(Conwall)의 롱록(Long Rock)해변. 루시 가레트-필(Lucy Garrett-Peel)은 

자신의 반려견인 미니 슈나우저 '잔지(Zanzi)'와 여유로이 근처를 산책하고 있었다. 잔지는 주위를 어슬렁거리다 어떤 물질을 먹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로 잔지는 더이상 살지 못했다.

필에 따르면 잔지가 먹은 것으로 추정된 물질은 흰색의 왁스 같은 것이었는데 당시 해변 곳곳에 깔려 있었다. 냄새도 디젤 같은 화학물질의 냄새가 났다고 한다. 정체불명의 물질을 삼킨 잔지는 곧 괴로워했고 근처 동물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즉각적인 응급처치에도 불구, 그날 세상을 떠났다. 필은 당시 실험 분석 결과 잔지가 삼킨 것은 산패된 팜 오일로, 나쁜 박테리아가 함유됐었다고 말했다.

잔지의 죽음은 빠르게 확산되며 이슈가 됐다. 뉴스에서는 열대 우림을 파괴하며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비난을 받던 팜 오일이 이제는 반려견까지 죽일 수 있는 살상무기가 된 것처럼 기사를 써댔다. 이후엔 독성 팜 오일을 먹고 죽었다거나 혹은 응급처치로 가까스로 살아난 강아지들의 사례들이 쏟아져나오면서 반려견들의 보호자들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했다.

급기야 콘웰의회와 다른 도시의 지방단체들은 해안 주변 청소 작업에 돌입했고 모래위에는 "팜 오일 주의"라는 표지판까지 세웠다. 같은 해 햄스테드 해변에서 약 0.25톤의 팜 방울이 발견됐을때는 제거를 위해 손수레가 동원되기도 했다.

다시 2013년의 롱록 해변으로 돌아가 보자. 롱록은 도버 해협이 자리한 곳으로, 수천 마일이나 떨어진 동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아프리카의 농장에서 자란 작물이 왜 영국의 그곳에서 발견됐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당시 한 화학제품 운반선이 팜오일을 영국까지 이송한 뒤 후처리 작업으로 인해 화물에서 씻겨져 나온 잔해였을 가능성이 높다.

선박들은 일반적으로 다음 선적물을 적재하기 전에 화학제품을 이용해 탱크를 청소하는데 이는 물론 합법적인 절차다. 단지 해안에서 12마일(약 19km) 이상만 떨어져 있으면 된다.  

잔지가 먹은 것은 아마도 이처럼 영국에 팜 오일을 가지고 온 한 선박에서 씻겨져 나온 팜 오일의 잔여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럽선박통항신호소에 따르면 12마일 이내에서 화학제품을 사용해 씻겨진 선박들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잔지가 먹은 덩어리가 불법적인 배출로 인한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았다.             

▲ 사진 출처: 픽사베이


팜 오일은 아프리카 야자수의 과육에서 얻는 것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물성 기름이다. 현대인들이 마켓에서 종종 살 수 있는 화장품이나 스낵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바이오 연료로도 사용되며 반려동물들의 사료에도 물론 들어간다. 팜 오일은 오늘날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인 것. 

아직까지 잔지의 죽음이 팜 오일의 연관성은 공식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당시 잔지의 죽음을 최초로 알렸던 콘웰의 지역매체 '코니시맨'(Cornishman)'은 치명적인 팜 오일이 영국공중보건국(Public Health England)에 의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동물전문매체 E-sv 타임스의 디온 왓킨스 기자가 추적한 결과 공중보건국은 잔지의 사건이 자신들이 아닌 해사연안경비청 담당이라고 밝혔고, 연안경비청 역시 잔지가 삼켰던 물질을 분석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결국 잔지의 죽음은 팜 오일로 인한 것이라는 보고와는 달리 팜 오일 자체가 잔지의 죽음에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근거는 입증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잔지의 죽음을 야기시킨 정확한 메커니즘이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은 제기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영국수의학독물정보국(British Veterinary Poisons Information Service)은 팜 오일은 선박의 화물탱크에서 씻겨진 후 온도와 기층의 기울기가 발생하고 이후 짜고 오염된 바다에서 해변까지 이동하면서 유독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더운 날씨의 경우 개에게 해로운 박테리아가 자라기에 최적의 서식지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해안에 널려있는 파편들과 모래 안에서 굳어진 끈끈한 액체같은 덩어리를 개가 삼킬 경우 당연히 질식해 죽을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화학제품과 혼합되고 해안 박테리아와 섞이며 선착장에서 나오는 디젤 등의 오염으로 인해 개들에게는 완전히 해로운 결과물이 탄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실제로 정보국에서 팜 오일을 먹고 생존한 30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증상을 조사한 결과, 한 마리는 3일간 약한 기침을 했으며 다른 한 마리는 흡인성 폐렴을 겪다 7일만에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부작용인 구토를 겪은 개들은 11마리 정도였고 다른 개들은 설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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