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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팸타임스 Dec 05. 2017

서로에게 '베이비시터'가 되어주는 새들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흔히 동물의 진화는 먹느냐 먹히느냐의 대결인 생존의 싸움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특히 새들에게 있어서는 협력이 더욱 중요할 때가 있다. 


협력적 번식

많은 새들은 다른 새들의 어린 새끼들을 보호하고 돌보기 위해 번식을 포기할 때가 있다. 이를 협동 양육(Cooperative breeding)이라고 일컫는데, 이는 다른 새들의 번식을 헌신적으로 돕는 행동이다. 

자연세계에서 흔히 보여지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생존이 이루어지기에 진화의 역설로 받아들여진다.

이들처럼 서로 협력해 번식하는 새 종들은 지리적으로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환경의 기본적인 특성들이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추측해왔다. 


그러나 이런 추측을 사실로 밝혀내기란 쉽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환경적인 다양성이 이런 협력적 번식을 

촉진시킨다고 여기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런 방식이 주로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 생물학자인 카를로스 보테로(Carlos Botero)는 이런 견해 차이는 

조화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매우 유사한 환경 변화를 바탕에 두면서 결론은 서로 다르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보테로 박사를 비롯한 마이클 그리서(Michael Griesser) 스위스 취리히대 교수, 그리고 국제 과학자들은 3,005여 새 종들에 대한 계통 발생 연구를 통해 여러 견해들의 접합점을 찾는데 주력했다.


이들은 분석을 통해 새들이 둥지에서 서로 돕는 행동을 하기 전 가족 그룹을 형성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가족으로 살고있는 일부 종들은 기후가 점점 더 예측불가능해지면서 협동 양육으로 완전히 형태를 전환하며 멸종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러 가정들

새들의 이러한 협력적 번식 형태는 이미 널리 퍼져있고 연구도 진행돼왔다. 그러나 진화론적 결과로 이끌 수 

있는 일관성있는 분석은 나오지 않았다. 일부 과학자들은 많은 새들이 강우량 및 생산성과 같은 환경 조건이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지역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새들의 서식지가 포화상태에 이를때까지 개체수가 늘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더 어린 새들의 경우 자신들의 영토를 가질 능력이 되지않아 협동 양육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론을 뒷받침하는 전형적인 예는 코뿔새(hornbills)다. 이들의 약 40% 가량은 협력적 번식에 참여하는데, 이들의 서식지가 더 안정적일수록 협동 양육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확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은 협동 양육을 하는 많은 새 종들이 실제로는 기후 변동이 심하거나 가혹하고 예측불가능한 지역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다른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가령 이런 조건하에서 새들이 협동 양육을 할 경우 기후가 나쁠 땐 개체수가 감소하거나 그대로 유지되는 수준에 머물지만 반면 기후가 좋을 때는 번식이 급증할 수 있어, 이 역시 새들의 번식에는 이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론에는 찌르레기가 적당한 모델이 된다. 협력적 번식 형태가 아주 잘 구성된 아프리카 찌르레기(Superb starling)들과 반대로 비협력적 번식 형태를 이루는 큰푸른귀찌르레기(Great blue-eared starling)들을 비교해 볼 때 협력적인 새들이 기후가 나쁠 때도 번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결론

보테로 박사와 연구진들은 이같은 불일치한 견해들이 조류 계통의 실험을 통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먼저 고대 새들의 조상이 쌍으로 번식하며 살았던 점에 착안해 이들이 처음에는 가족 그룹을 유지할 능력이 없었다가 이후 둥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태로 진화했는지를 연구했다. 박사는 이 연구의 전제가 새들이 가족을 구성하고 협동 양육을 채택하는 이 두가지 단계만을 고려하고 이 사이의 다른 단계가 있는지는 배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사회성의 진화에 유리한 환경 변수에 대해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고 박사는 지적했다.

이들은 연구를 통해 비가족 생활에서 협동 양육으로 직접 전환된 케이스는 실제로 매우 드물고, 또한 대부분의 경우 가족 생활의 진화가 협력적 번식의 진화의 전제조건이 될 수 있음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또 환경 조건을 

분석한 후 현재 협력적 번식으로 전환하는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여겨지는 많은 조건들이 아마도 가족 생활로의 초기 전환을 유도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끌어냈다.

아프리카 남부나 호주 그리고 남아메리카 북부 지역은 극적인 기후 변화를 겪은 곳으로 협력적 번식이 이루어지는 핫스팟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가족 생활에 유리한 조건에 노출됐지만 점차 기후가 변하면서 협동 양육을 

선택하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보테로 박사는 생산적인 환경, 즉 좋은 조건을 지닌 환경이 가족 생활의 진화에 종종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새들이 그룹을 이뤄 살면서 환경의 다양성에 노출되면 둥지에서 협력 양육을 하는 진화 형태가 촉진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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