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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팸타임스 Jan 03. 2018

고양이 똥이 분노조절장애를 유발한다?

▲ 출처=셔터스톡


반려묘를 키울 때 꼭 해야 하는 화장실 청소. 그러나 청소 후 손을 깨끗이 씻지 않는다면 무시무시한 병에 걸릴 수 있다. 바로 분노조절 장애다.

화장실 청소와 분노조절 장애는 언뜻 보면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일 것이다. 이 때문에 그 관계에 대해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생충 감염이 분노조절장애로

손을 씻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혀 관련성이 없을 것 같은 분노조절 장애에 걸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먼저 고양이 대변에 있는 기생충 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i)이 인간에게 전염되면서 톡소플라스마증(toxoplasmosis)을 일으키는 것.

이 병에 걸리면 바로 간헐적 폭발 장애(IED, 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라는 분노조절 장애로 이어지게 된다. 즉, 기생충이 뇌에 머물며 정신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뇌의 화학적 변화로 인해 폭발적인 분노를 일으키고 장기간 행동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최근 IED 환자들을 조사한 연구는 이런 논리에 신빙성을 더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고양이 대변에서 발견된 기생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2배가량 높았다고 한다.


미국 임상정신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에 실린 이 연구에서는 “반려묘 보호자들의 3분의 1가량이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 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또한 “기생충은 보통 가벼운 감염을 일으키거나 독감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심각할 경우 발작이나 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톡소플라스마증과 관련된 병으로는 조현병과 양극성 장애, 충동적 행동, 자살 행동 등이 있다.            

▲ 출처=셔터스톡

기생충 감염의 위험성 연구

2011년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서는 기생충이 감염된 뇌세포에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고농도로 방출하게 만든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도파민이 증가한다면 특정한 기분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충동적 행동이나 자신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시도를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산부의 경우 이런 기생충 감염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태아에 영향을 미쳐 조현병이나 기타 정신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더 높기 때문.


이번 새로운 연구는 총 35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 중 22%가 IED 검사에서 톡소플라스마 감염에 양성 반응을 보였고 9%만이 IED를 앓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시카고대의 에밀 코카로(Emil Coccaro) 박사는 “양성반응을 보인 모든 환자가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된 문제를 보인 것은 아니지만 기생충에 노출됐다면 공격 행동 위험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IED는 말 그대로 간헐적으로 크게 분노하고 화를 내는 감정 장애를 보이면서 인간관계나 학교, 직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또,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고 떨리거나 따끔하고 두근거릴 수 있다. 게다가 과민해지고 에너지 소모 역시 크다. 공격적인 행동이 해당 상황과 전혀 관련이 없을 경우엔 분노발작과 더불어 격렬한 논쟁이나 육체적 싸움으로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더해 아무 이유 없이 동물이나 사람들을 위협하거나 때리거나 밀치는 등의 행동도 할 수 있다. 


간헐적 폭발장애의 원인

고양이 대변에 의한 기생충 감염 외에도 IED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가령 환경이나 유전적 영향, 뇌의 화학작용 등인데, 만일 IED를 가진 사람들이 어린 시절부터 공격적인 행동을 자주 목격했던 가정에서 자랐다면 커서도 이런 기질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유전적인 영향일 경우 세로토닌과 연관된다. 세로토닌은 뇌에서 중요한 화학적 전달자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 물질이 작용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것.

또한, 신체적 학대에 노출됐거나 다른 정신 건강 장애를 갖고 있다면 역시 IED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어려서부터 이런 환경에 노출됐거나 젊은 나이에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었다면 발병 가능성은 더 높다. 마찬가지로 반사회적 인격 장애나 경계성 성격장애를 갖고 있다면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행동 장애와 같은 파괴적인 행동을 보이며 IED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 출처=셔터스톡

인간 면역

어린시절의 정신적 상처부터 간헐적 폭발장애 환자의 문제까지 간헐적 폭발장애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면역체계는 감염과 싸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며,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감염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코카로 박사 역시 “일단 감염이 되더라도 이후에는 그에 대한 면역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IED의 발병 요인인 톡소포자충 감염과는 무관하다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5000명가량의 어린이들의 자료를 분석해 반려묘가 있는 가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13~18세 사이에 정신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려묘 가정은 감염에 주의하면서 안정적인 가정환경을 만들어 가족 구성원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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