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견이 늘어나면서 보호자와 함께 비행기를 탑승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불만과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항공사의 규제 강화와 서비스견의 불만 신고 사례를 알아보자.
델타 정책 미국 델타항공은 다음 달 1일(현지시각) 비행 48시간 전 서비스견에 대한 자료를 미리 제출하는 규칙을 시행할 계획이다. 제출할 자료에는 서비스견이 훈련을 받았으며 건강 문제도 없어 기내에서 행동 문제를 일으킬 염려가 없다는 내용을 확인시켜야 한다. 수의사의 서명도 요구된다. 물론 이 정책이 항공화물 운송법을 위반했다며 반박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사실상 반려견의 배설물 문제나 짖고 무는 등의 공격성으로 인한 사고가 84%나 증가한 상황에서 델타의 새로운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는 힘들다. 미 교통부의 자료 역시 이러한 동물 사고 증가를 뒷받침한다.
현지 머큐리뉴스는 2012~2016년 사이 서비스견과 관련한 장애 관련 불만 신고가 4배나 급증해 2,300건 이상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러한 규제강화는 비단 델타 항공만 시행한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미국의 19개주는 단순 반려견을 서비스견으로 거짓 신고할 경우 이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일부 보호자들이 반려견에게 가짜로 서비스견이 착용하는 조끼를 입혀 마치 서비스견인 것처럼 속인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이러한 사례는 속속 발견된다. 한 예로 최근 자신의 안내견인 스텔라와 함께 비행기를 탑승한 86세의 맹인인 질리언 린트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스텔라의 꼬리가 복도쪽으로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창가쪽을 지정해 자리를 잡아 앉은 사이 옆 복도쪽의 좌석에 앉은 다른 여성이 스텔라와 여성의 작은 반려견과 함께 어울리도록 제안한 것. 당시 여성은 자신의 개가 정서치료견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를 이상히 여긴 린트는 자신의 개는 일을 하는 동안 놀지 않도록 훈련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여성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로 나눈 대화로 볼 때 해당 여성의 개가 정서치료견으로 보이기는 매우 힘들다. 정서치료견은 특성상 특정한 일이나 다른 업무를 하지 않도록 훈련받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국맹인연맹(NFB)은 위의 사례를 들어 델타 정책에 즉각 항의했다. 연맹은 성명을 통해 많은 맹인들이 안내견의 48시간 사전 통지 제도로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새로운 정책이 맹인들을 더 힘들고 어렵게 만들어 더이상 비상사태나 의료를 위해 델타 항공을 탑승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인 관련 조직인 오픈도어의 에릭 립 이사 역시 이번 정책이 제대로 훈련된 서비스견을 처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항공기에 정당하게 탑승할 수 있는 서비스견을 모두 똑같이 처우해 장애인 승객을 차별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맹인 컨설턴트인 패트 파운드는 그러나 점점 많은 사람이 속임수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델타의 정책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이 자신처럼 정당한 장애인 승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공사들은 델타와 비슷한 정책을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장 유나이티드에어라인 2016~2017년 동안 정서치료견을 동반한 승객들의 수가 15%나 증가했다며, 현재의 정책을 다시 검토할 뜻을 밝혔다. 미 교통부 역시 지난해 중순 서비스견과 관련한 새로운 규정 초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련 가이드라인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교통부는 2016년 서비스견과 관려한 새 규정을 위해 장애인 관련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을 소집했지만, 그이후로도 7개월 동안 위원회는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