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도 북동부에서 어른 코끼리 2마리와 새끼 코끼리 2마리가 열차에 치여 즉사했다.
열차가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철로를 건너던 코끼리 무리가 변을 당한 것이다.
심하게 다친 코끼리 한 마리가 사망하면서 사망한 코끼리 수는 5마리로 늘었다.
코끼리 열차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해 12월 아쌈에서는 열차에 치인 어른 코끼리 5마리가 사망했다. 그 중 한 마리는 임신 중이었다. 서부 벵골에서는 1974년부터 2002년 사이에 27마리의 코끼리가 열차 사고로 사망했는데, 2004년에서 2015년 사이에는 65마리로 급증했다. 인도 정부는 점점 늘어나는 코끼리 열차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끼리가 철로 근처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도의 동북 프론티어 철도(Northeast Frontier Railway)에서는 철도 근처에 꿀벌의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는 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 장치는 우선 아쌈의 랑기야 지역에서 시범 운영을 거친 후 서부 벵골의 알리푸르두아르 지역에 설치된다.
관계자들은 인터넷에서 꿀벌 소리를 다운로드한 뒤 증폭기로 재생했다. 이 소리는 600m 떨어진 곳에 있는 코끼리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정도로 크다.
당국은 2017년 중반에 랑기야 지방에 이 장치를 설치했다. 그러자 단 한 마리의 코끼리도 열차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 NFR 알리푸르두아르 지방 홍보 담당자인 프라나브 샤르마는 지역 주민들이 코끼리 무리를 발견했다고 신고하면 철도 관계자들이 꿀벌 소리를 재생하는 방식으로 장치를 운영한다고 말했다.
커다란 소리
꿀벌은 날아다니며 날개로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무리를 이뤘을 때 서로 몸을 부딪쳐 큰 소리를 내기도 한다.
연구진의 관찰 결과에 따르면 꿀벌은 상황마다 다른 소리를 낸다. 예를 들어 특정 장소에서 먹이를 찾으면 동료 꿀벌들에게 멈추라는 신호로 소리를 낸다. 이 소리를 낸 후 먹이를 찾은 꿀벌이 그렇지 못한 꿀벌에게 먹이를 나눠줬다.
꿀벌은 태양의 위치를 기준으로 동료 꿀벌에게 먹이의 방향과 위치를 알려줄 때 소리를 낸다.
그리고 먹이 근처에 다른 포식자가 있으면 소리를 내서 동료들에게 경고한다.
꿀벌은 외부 자극으로 인해 벌집이 흔들리면 서로 몸을 부딪치는 소리를 낸다. 연구진은 꿀벌이 위기에 처했거나 벌집에 교란이 발생했을 때 몸을 부딪치는 소리를 낸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에 사는 예술가이자 양봉업자인 바이오니 샘프는 꿀벌의 소리와 디지털 악기의 소리를 혼합해 일렉트로닉 음악을 만들었다. 그는 BBC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벌꿀의 저항(The Resistance of Honey)'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 음악은 마치 벌집 깊은 곳에서 온 것처럼 본능적이다. 샘프는 자신의 음악으로 꿀벌 서식지가 붕괴되고 있다는 현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삼림 벌채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 방법이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기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인정했다.
그 이후 샘프는 음악과 컴퓨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생태계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일렉트로닉 비스모커(Electronic Beesmoker), 비벌브(BeeVerb), BFX, 바이너럴 비프레임(Binaural Beeframe) 이라는 맞춤형 오실레이터를 만들었다.
그는 일벌 소리와 여왕벌 소리를 이용해 음악을 만들었다. 여왕벌의 소리는 벌집 내에서 다른 벌들을 치유하고 진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꿀에는 17%의 수분이 함량돼있기 때문에 샘프는 벌꿀을 레지스터로 사용했다. 그는 신디사이저 안에 넣은 벌꿀에 전극을 연결했다. 그는 각각의 벌집에서 나온 벌꿀에 따라 소리가 다르게 들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런던의 큐가든에서는 더 하이브(The Hive)라는 작품이 설치됐다. 이것은 볼프강 부트레스라는 예술가가 만든 작품으로, 가까이에 있는 벌집에 무선으로 연결돼 4만 마리의 꿀벌이 내는 소리가 연주되며 그에 따라 불빛이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더 하이브는 지구의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들이 연주하는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