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원이 사랑한 도시 - 대구 (3)
대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관광지는 수성못이었다. 산책을 하기도 좋아서 수성못을 대구에 오면 가장 많이 갔었다. 그러나 이번엔 수성못이 아닌 색다른 곳을 가고 싶었다. 그래서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대구에도 근대골목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근대 건축물을 좋아하는지라 다른 관광지를 갈 때 보다 훨씬 더 내 발걸음은 유쾌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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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근대골목에 도착하자 나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청라언덕이라 불리는 근대골목의 입구는 너무 아담해서 둘러보는데 별다른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근데, 내 예상을 뒤엎은 반전이 펼쳐졌다. 아담하고 좁은 입구와 달리 안으로 들어서자 근대 골목투어라는 이름처럼 꽤나 넓은 공간이 있었던 것이다. 선교사들의 집과 교회, 묘비가 있는 공간까지. 나는 아까의 실망감을 금세 잊어버리고, 건물들에 자동으로 시선을 빼앗겼다. 한 곳에 여러 근대식 건물이 모여있는 모습은 나를 두근거리게 했다. 마치 그 시대에 들어선 듯 나는 추위도 잊고 한참 동안 그곳을 서성였다. 근대골목과 이어진 3.1 운동 만세길이라 불리는 계단도 매력적이었고. 대구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이제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수성못을 갔다면, 나는 이곳을 알지 못한 채 지나쳤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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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같던 그 시절, 그들은 이곳에 모여 이 나라의 독립을 피 끓는 심장으로 되뇌고 또 되뇌었겠지. 아름다운 청춘을 다 바쳐가며. 왠지 모르게 뭉클 해지는 느낌에 마음 한 구석에서부터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다. 역사는 과거가 아닌 현재다. 나는 뭉클해진 마음을 안고 3.1 운동 계단을 내려오며 마음속으로 조용히 그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고맙다고. 당신들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 이렇게 청춘의 시간을 걸으며 편히 이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