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듬해 봄에서 산 책

서점원이 사랑한 도시 - 제주 (4)

by 석류


IMG_13331.jpg 후지와라 신야의 <아메리카 기행>.



이듬해 봄에서 <아메리카 기행>을 구입했다. 이 책은 <인도 방랑>, <티베트 방랑>으로 유명한 후지와라 신야의 미국 여행의 모습들이 담긴 책이다. 그가 여행한 80년대의 미국은 지금과 큰 차이는 없다. 여전히 코카콜라와 맥도날드는 미국을 상징하며, 글로벌적으로 사랑받고 있으니. 물론 건강에 유해하다는 말도 따라붙고는 하지만.


<아메리카 기행>은 일반적인 여행기와 달리 읽는 내내 몽롱한 느낌을 주었다. 현실인지, 아니면 상상인지 모를 모호한 경계에 서 있는 문장들이 꽤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신야는 모터홈이라 불리는 장거리 캠핑카를 이용해 200일가량 미국 전역을 누볐다. 그 시간 동안 그는 자신의 뿌리에 대한 고민을 비롯해 많은 생각들을 글 외의 사진으로도 담아냈다. 비록 책에는 사진이 많이 실리진 않았지만, 그의 글을 통해서 나는 내가 보지 못한 신야의 뷰파인더 속 세상을 상상해본다.


그가 바라본 80년대의 미국은 어느새 21세기의 한국에도 있고, 일본에도 있다. 어쩌면 전지구에 녹아있을지도 모르겠다. 후기에 나오는 문장처럼 미국이라는 나라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처럼 세계의 거리를 한데 모아놓은 거대한 영화 세트와도 같으니까. 언젠가 나도 신야처럼 캠핑카를 몰고, 미국을 누비고 싶은 꿈을 품으며 기분 좋게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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