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서점에서 산 책

서점원이 사랑한 도시 - 인천 (4)

by 석류



IMG_13771.jpg 김호영의 <아무튼, 로드무비>.



북극서점에서 <아무튼, 로드무비>를 구입했다. 이 책은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모여 만든 아무튼 시리즈의 하나다. 아무튼 시리즈는 한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글을 써낸다. <아무튼, 로드무비>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영화가 주제다. 그것도 길 위의 이야기가 담긴 로드무비가.


빔 벤더스, 짐 자무시, 장 뤽 고다르, 아키 카우리스마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등의 거장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로 담겨 있는데 그중 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파트가 가장 인상 깊었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니까. 국내에는 마니아층 외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낯선 이름이지만, 나에게는 결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언젠가 핀란드 헬싱키로 떠나게 되면 그가 운영한다는 바에 가고 싶어 미리 구글맵에 위치를 설정해놓고 수 없이 많이 들여다봤을 정도니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더없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내가 애정 하는 누군가를 남도 애정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기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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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키 카우리스마키 파트였지만, 내 뇌리에 제일 깊게 박힌 문장은 따로 있다.


「가끔 삶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때마다, 나는 내 생의 모든 순간들이 필름 위에 새겨지고 있는 건 아닌지 혹은 내가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 모든 것이 어떤 이름 모를 로드무비의 일부인 건 아닌지, 의혹에 빠져들곤 한다.」


그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의 삶은 보이지 않는 필름 위에 아로새겨놓아 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삶이란 이름의 로드무비를 찍으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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