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영화관 - 진주 (3)
인디씨네에서 <우행록 : 어리석은 자의 기록>을 관람했다. 주연으로 츠마부키 사토시가 나오는 작품이라 어떨지 궁금한 마음을 안고 상영관에 들어섰다. 이 작품의 주된 줄거리는 일본 열도를 뒤흔든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후, 범인이 잡히지 않아 미궁에 빠진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기자 다나카(츠마부키 사토시)가 취재를 해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취재를 진행하면서 다나카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데 그 과정에서 무언의 서늘함이 느껴져 기분이 찜찜했다. 그 서늘함이 무엇인지 엔딩 부분에서 제대로 깨달았는데, 막상 서늘함의 실체를 알고 나자 나는 약간 슬픈 기분이 들었다.
영화 속 다나카의 대사 중에 “사람이 살면서 희망은 가질 수 있잖아요. 그렇지만 그 희망마저도 박살 내는 악마들이 있어요.”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 말이 머릿속에 강하게 달려와 꽂혔다. 맞다. 세상살이는 녹록지 않고, 때로는 마지막 지푸라기와도 같은 희망도 부서지는 순간들이 있으니까. 그것은 비단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악마를 길러내는 부조리한 사회구조도 큰 문제다. 잘못된 시스템은 보이지 않는 악마를 낳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총체적인 시스템의 이면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또 다른 ‘악마’를 탄생시키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