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영화관 - 광주 (3)
완연한 봄이 왔음을 보여주는 아침의 금남로 공원을 걸었다. 이른 아침 시간이어서 그런지 공원은 사람이 없어 한산했다. 벚꽃과 목련이 아침의 새소리와 함께 방문을 반기는 차분한 시간, 나는 혼자 공원을 거닐며 오랜만의 여유를 만끽했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기인지라 그렇게 좋아하던 산책도 하지 못한 지 오래되었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의 산책은 나를 더 기쁘고 들뜨게 했다.
금남로 공원은 내가 가본 근린공원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이었다. 작지만 알차게 잘 꾸며져 있어서 산책을 하기도 좋고, 가만히 앉아 멍 때리기에도 괜찮은 곳이었다. 천천히 공원을 한 바퀴 걷고, 벤치에 앉아 봄의 모습을 구경했다. 예전에는 당연했던 이런 소소한 행복들이 지금은 많은 이들에게 가장 간절하고 그리운 순간이 되어버린 현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렸다. 얼른 코로나가 지나가고, 모두가 마음 편히 바깥으로 나와 산책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비록 잠시지만 이런 시간이 내게 주어졌음에 큰 감사를 하며 나는 금남로 공원 곳곳을 눈에 담고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에 이곳에 다시 올 때는 아무 생각도 없이 오롯이 산책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