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에서 본 영화

내가 사랑한 영화관 - 광주 (4)

by 석류

모리의정원.jpg 잔잔하지만 따스한 영화, <모리의 정원>


광주극장에서 <모리의 정원>을 관람했다. <모리의 정원>은 30년 동안 정원을 벗어난 적 없는 화가 모리카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무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집과 정원만 오간 모리의 모습은 마치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이름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딱 걸맞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초반부는 자연과 곤충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담아서 보여주는데, 그 장면들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 모리는 끊임없이 정원을 관찰하고, 또 관찰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더 넓은 세상으로 가자는 얘기에도 모리는 거절하고 자신의 정원을 지키며 그 자리에 남는다. 어쩌면 그에게 다른 세상은 필요치 않을지도 모른다. 모리에게 있어서 정원은 이미 우주와도 같은 신비로운 공간이니까.



감초와도 같은 키키 키린의 연기도 이 영화를 더욱더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중 하나다. 키키 키린의 연기를 이제 더 이상 스크린에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지만, 그녀가 남기고 간 연기는 하나의 생명처럼 영화 속에서 살아 숨 쉬니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모리의 정원>. 힐링이 필요한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 함께 모리의 정원으로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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